가톨릭 성인/축일
-
- 성 가비노 (Gabinus)
같은이름 가비누스 축일 5월 30일 신분 군인 , 순교자 활동지역 포르토 토레스(Porto Torres) 활동연도 +4세기경
옛 “로마 순교록”은 5월 30일 목록에서 성 가비누스(Gabinus/Gavinus, 또는 가비노)와 성 크리스풀로(Crispulus)가 이탈리아 사르데냐섬(Sardegna Is.) 북서부의 포르토 토레스에서 순교했다고 전해주었다. 그리고 10월 25일 목록에서는 성 프로토(Protus) 신부와 성 야누아리오(Januarius) 부제가 교황 성 카이오(Caius, 4월 22일)에 의해 사르데냐섬으로 파견되었다가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284~305년 재위)의 통치 기간에 바르바루스(Barbarus) 총독에 의해 포르토 토레스에서 처형당했다고 기록하였다. 지금도 사르데냐의 포르토 토레스와 인근의 사사리(Sassari)에서 그들은 ‘토레스의 순교자들’로 불리며 교구의 수호성인으로서 큰 공경을 받고 있다. 그런데 사르데냐에서 토레스의 순교자로 기념하는 순교자는 성 가비노와 성 프로토와 성 야누아리오 셋뿐이다. 성 크리스풀로는 일부 전승에서 포르토 토레스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하드리아누스 황제(117~138년 재위) 때 순교했다고 하는데, 성 가비노와 함께 사르데냐에서 순교했다는 옛 “로마 순교록”의 언급은 시대적으로 맞지 않고 역사적으로도 신뢰할 만한 근거가 없다.
오늘날 사르데냐의 포르토 포레스와 사사리에서는 그들의 수호성인인 성 가비노를 10월 25일에 기념하며 성 프로토와 성 야누아리오도 그날 함께 기억하고 있다. “로마 순교록”이 5월 30일에 성 가비노의 축일을 기념한 것은 “예로니모 순교록”(Martyrologium Hieronymianum)에서 유래한 것이다. 12세기에 클레르보(Clairvaux)의 시토회 수도원에서 익명의 저자가 쓴 그들의 순교록이 발견되었는데, 그 저자는 6세기 “예로니모 순교록”의 제한된 내용과 다른 고대 자료 등을 토대로 그들의 순교록을 작성하였다. 그에 따르면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박해 때 코르시카(Corsica)와 사르데냐로 파견된 바르바루스 총독은 그리스도인에 대한 황제의 칙령을 공표하였다. 그 후에 성 프로토와 성 야누아리오가 그리스도인으로 고발당해 총독에게 재판을 받으며 모진 고문을 받았다. 성 가비노는 그들을 감옥으로 이송하던 군인이었다. 그는 그들의 용기에 감명받아 그들을 풀어주며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다음 날 성 가비노는 죄인들을 데려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되었고, 당당히 그리스도인임을 선언한 후 해안에서 참수당해 순교하였다. 그의 순교 소식을 들은 성 프로토와 성 야누아리오도 도시로 돌아왔고, 이틀 뒤인 10월 27일 참수형으로 순교하였다.
오늘날의 포르토 토레스는 고대 사르데냐에서 투리스 리비소니스(Turris Libyssonis)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가장 중요한 도시 중 하나였다. 11세기 이후 해안가에서 내륙으로 15km 정도 들어간 사사리로 인구 대부분이 이주하면서 1441년 이후 프로토 토레스의 주교좌도 그곳으로 변경되었다. 포르토 토레스의 성 가비노 대성당(Basilica di San Gavino, San Proto e San Gianuario)에는 토레스 순교자들의 유해를 모신 지하 묘지가 있고, 포르토 순교자들의 목각 조각상과 17세기 화가가 그들의 순교 장면 등을 그린 그림이 있다. 화가는 한 명은 로마 군복을 입은 군인(성 가비노)으로, 다른 두 명은 수염을 기르고 제의를 입은 노인(성 프로토)과 부제복을 입은 젊은이(성 야누아리오)로 묘사했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5월 30일 목록에서 사르데냐의 포르토 토레스에서 성 가비노가 순교했다며 그의 이름만 기록하였다. 나머지 토레스의 순교자인 성 프로토와 성 야누아리오 그리고 전승이 불확실한 성 크리스풀로의 이름을 더는 언급하지 않았다.♣
- 성 가비노 (Gabin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