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성경자료

[구약]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이사악의 결혼과 야곱과 에사우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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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5-10 ㅣ No.5173

[구약성경 순례 -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이사악의 결혼과 야곱과 에사우의 탄생

 

 

아브라함이 모리야 산에서 돌아온 후 곧 사라가 세상을 떠납니다(창세 23,1). 아브라함은 막펠라에 있는 에프론의 밭과 그 안에 있는 동굴을 매입하여 그곳에 사라를 안장하였습니다. 나중에 아브라함과 이사악, 레베카, 야곱, 레아가 이곳에 매장될 것입니다. 지금도 이들의 무덤은 헤브론에 있습니다.

 

우리의 열일곱 번째 순례 여정은 이곳 헤브론에서 출발하여 하란까지 가는 총 693Km에 해당되는 긴 여정입니다. 하루에 20Km씩 걷는다면 한 달이 넘게 걸리는 여정이기는 하지만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기분 좋은 여행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길을 떠나게 될 이는 아브라함의 늙은 종과 온갖 선물을 가득 실은 낙타 열 마리입니다. 이 여행의 목적은 이사악의 신붓감을 구하는 것입니다.

 

이사악의 혼인을 언급하는 창세기 24장은 창세기에서 가장 긴 장에 해당됩니다. 연로한 아브라함은 이사악의 신부를 동족 가운데서 얻고 싶었기 때문에 가장 믿을 만한 종을 자신의 아우 나호르의 성읍으로 보냅니다. 그곳은 아브라함이 떠나왔던 하란이라는 곳으로 아람 나하라임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그곳까지 이르는 여정은 비교적 순탄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저녁 무렵에 나호르의 성읍에 도착하여 성 밖 우물 곁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우물 곁에서 쉰 이유는 그곳이야말로 여자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녁 무렵은 여자들이 물을 길으러 나오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자신이 물을 청할 때 자신뿐만 아니라 낙타에게도 정성껏 물을 챙겨주는 처녀가 이사악의 신부로 정해진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 바로 그때 나호르의 손녀 레베카가 물을 길으러 왔고, 그 종과 낙타들에게 물을 마시게 해주었습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그 처녀가 나호르의 손녀라는 사실을 알고 이 여정을 인도해 주신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그리고 그는 서둘러 이사악과 레베카의 혼인을 주선합니다. 당시에 레베카의 아버지 브투엘은 세상을 떠났기에 레베카의 보호자가 된 오빠 라반이 이 혼인을 허락하였고, 레베카는 다음 날 유모와 함께 아브라함의 종의 일행을 따라나섰습니다.

 

네겝 땅에 정착하고 있던 이사악은 종과 함께 오는 레베카를 보고 그를 아내로 맞이하였습니다. 이사악은 레베카를 사랑하였고, 이로써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 위안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사악은 40세에 혼인을 하였고, 그때 아브라함의 나이는 139세였습니다. 그가 36년을 더 살고 175세에 세상을 떠나자 아들 이사악과 이스마엘이 그를 막펠라 동굴에 안장하였습니다(25,9).

 

그런데 이사악에게는 20년간 자녀가 없었습니다. 레베카가 임신하지 못하는 몸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사악은 레베카를 위해 기도하였고, 마침내 그가 60세가 되었을 때 레베카는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임신중독증이 매우 심하였던 레베카는 너무 괴로운 나머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하느님께 문의합니다. 그러자 하느님께서는 그의 배 속에 두 민족이 들어 있기 때문이며, 형이 동생을 섬기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25,23).

 

하느님의 이 말씀은 하느님의 선택이 인간적인 기준을 따르는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성경에는 형 대신에 동생이 하느님의 선택을 받게 되는 이야기가 종종 등장합니다. 곧 인간적으로는 열등한 조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오히려 그런 이들을 당신의 도구로 선택하시곤 합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선택이 인간의 장점에 바탕을 두지 않는다면 그 선택은 선택받은 자에게 어떤 우월감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선택하신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의탁만이 합당한 자세라 할 것입니다.

 

과연 레베카가 낳은 쌍둥이 형제 야곱과 에사우는 어떤 조건을 타고났을까요? 왜 하느님께서는 에사우가 아니라 야곱을 선택하신 것일까요?

 

[2021년 5월 9일 부활 제6주일 가톨릭마산 8면, 김영선 루시아 수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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