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가톨릭 교리

사회교리 해설: 사회교리의 바탕이자 목적인 인간 존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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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5-19 ㅣ No.2775

[이주형 신부의 사회교리 해설] “사회교리의 바탕이자 목적인 인간 존엄”

 

 

안젤라 : 단장님, 얼마 전부터 명동성당에서 노숙인들에게 밥을 제공하는 데 이에 필요한 봉사자를 모집한다고 하더라고요. 코로나로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고, 저도 봉사가 부족한 터였는데 저도 한 번 지원을 해보려고요.

마리아 : 참 좋은 생각이에요!

 

 

알아보기 – 인간 존엄

 

오랜 역사 속에서 인류 가족은 여러 잘못된 생각, 관념, 제도에 맞서 싸워왔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신분제도와 차별입니다. 다행히 현대 사회에서는 자유, 평등, 박애를 중심으로 모든 인간이 존엄한 존재라는 통념이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도 천주교가 전래될 당시 반상제도라는 신분제가 있었고 많은 사람이 차별과 불평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천주교에서 가르치는 형제적 사랑, 평등에 감화되어 사람들이 신앙을 선택했고 심지어 순교를 받아들였다고 전해집니다.

 

가톨릭교회도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가르치며(창세기 1,27), “모든 사람은 침해될 수 없는 존엄성을 갖고 있으며 인격적으로 취급받아야 마땅하므로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고 이야기합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356~361항) 또한 이를 근거로 모든 사람이 개인적 존엄성과 거기에서 비롯하는 권리에 근거를 두고 평등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같은 곳 1935항).

 

 

심화하기 – 인간 존엄, 가톨릭교회의 핵심 가르침

 

물론 오늘날에도 인간 존엄이 완전히 실현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세계 곳곳에는 신분제가 남아있고, 제도로서의 신분제는 사라졌다 하더라도, 재산과 권력, 학연과 지연 등을 중심으로 한 담합과 집단 이기주의라는 새로운 형태의 신분제도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결국 우리의 욕심과 탐욕, 교만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신앙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자기 성찰과 영적생활, 절제와 노력이 아니면 해결되지 못합니다.

 

‘무너져가는 내 집을 고쳐라’라는 하느님의 음성을 들은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께서 아무도 다가가지 않는 나병 환우들을 찾아간 일화는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성인께서 그들의 상처를 치료하는 가운데 그들의 아름다움과 영혼을 알아보고 그 속에서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았다는 이야기는 천국의 삶을 드러내며 그리스도인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묘사합니다. 사회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을 전하는 간추린 사회교리에서도 인간 존엄은 가장 핵심적인 가르침이며, 모든 것의 바탕이고 모든 활동의 목적이자 대상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웃을 사랑하고 그리스도인의 소명을 실천할 것을 권고합니다.(간추린사회교리 105-159항)

 

천한 사람들과 멸시받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또한 가난한 사람들과 힘없는 사람들, 병자들과 나병 환자들, 그리고 길가에서 구걸하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살 때 기뻐해야 합니다.”(1221년 「수도 규칙」 9,2)

 

성 김대건 신부님의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는 2021년, 진정한 복음 선포란 어려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고, 누군가를 용서하는 일이 아닐까요?

 

 

레지오의 가르침 – 사회와 이웃에게 밀알이 되십시오!

 

레지오 교본에서도 단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여러 의무를 언급하는데 내적인 의무로써 성모님께 대한 신심의 묵상과 실천, 성모님의 겸손을 본받음, 회합 참석과 봉사, 사도직 정신의 실천 등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외적인 의무인 ‘더 멀고 큰 목표인 지역 사회의 누룩이 되는 일’을 제시하며(레지오의 외적 목표) 세상과 이웃을 위해 이바지하고 기여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를 통해 모든 이를 하느님께로 인도하고 일치하게 하며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기 위한 사도직을 수행하라고 합니다.

 

또한 이것이 몇 사람의 훌륭한 가톨릭 신자가 보여주는 일시적인 선행 정도로 받아들이게 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그 선행이 진정한 가톨릭교회의 특성이라고 인정할 수 있게 될 만큼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합니다. (교본 12장 4. 하느님을 위한 고귀한 사업) 인간 존엄은 우리가 그런 실천을 하게 하는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이며 행복하고 성숙한 사회를 위한 주춧돌과 같습니다.

 

죄악과 슬픔이 가득 찬 곳으로 단원들을 파견하여 좋은 일을 하게하며

이렇게 활동하는 동안 사도직 열정에 불이 붙어 더욱더 큰일을 하도록 만든다.

<교본 12장 레지오의 외적 목표, 2 더 멀고 큰 목표- 지역 사회의 누룩이 되는 일>

 

 

실천하기 – 이웃을 나보다 낫게 여기십시오!(필리피 2,3)

 

인간존엄은 이웃과 세상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핵심적 가르침이며 그 실천인 이웃사랑을 요청합니다. 물론 나의 욕심을 내려놓는 것, 심지어 이웃 중에서도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교본에서도 그런 일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장애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서로 평등하고 이웃이 귀하다고 여기기보다 은연중에 내가 낫고 우월하다고 생각하며, 교만함에 빠져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를 불행하게 할 것이고, 우리를 신앙적으로 성장하게도 못하며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우리 모두 용기를 내어 이웃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삶을 살아갑시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교리를 강요하는 설전을 벌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였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교황 프란치스코 회칙. 모든 형제들 4항>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1년 5월호, 이주형 세례자 요한 신부(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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