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8일 (목)
(녹) 연중 제8주간 목요일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성경자료

[신약] 다시 만난 신약 성경: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6-05-27 ㅣ No.9637

[다시 만난 신약 성경]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신약 성경은 왜 썼을까?”라는 질문으로 연재를 시작했었지요. 요한 복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질문을 던져 봅니다.

 

2026년에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라는 표현이 너무 익숙하고, 예수님은 당연히 삼위일체의 한 위격으로서 하느님이십니다. 그런데 예수님과 같은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예수님은 먼저 한 인간이셨습니다. 그분이 땅에서 걸어 다니시는 것을 눈으로 보았으니까요.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몇십 년이 지났을 때도, 인간 나자렛 예수님에 대한 기억은 루카 복음 첫머리에 언급된 것과 같은 증인들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예수님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그분을 따르는 무리에 관심을 갖게 된 이들은 그분에 대한 기록을 찾아보고 그분의 가르침과 행적을 찾아보았을 것입니다. 요한 복음이 작성된 때는 이미 바오로 사도의 서간들이 있었고 다른 복음서들도 있었습니다. 그 복음서들에서는 예수님의 행적에 놀라면서 “저분이 누구시기에?”라고 묻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한 복음은 그 첫 장에서부터, “저분이 누구시기에?”라고 묻지 않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14)라고 선포합니다. 소문을 들었던 그분, 놀라운 일들을 일으켰다고 하고 많은 무리가 따랐던 그분, 십자가에 달려서 돌아가셨고, 또 부활하셨다고 하는 그분이 하느님이시고, 한처음에 이미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이신 바로 그 말씀이 사람이 (원문 그대로는 “육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머무셨다는 것입니다.

 

요한 복음이 작성되던 때에, 그리고 그 이후에도 있었던 이단들을 생각하면 이 말들은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나자렛 예수님을 그저 한 인간으로만 여기고 신성을 부인하면서 그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실 때 ‘그리스도’가 그 위에 내려와서 얼마 동안 머물고 그 ‘그리스도’는 나중에 다시 떠나갔다거나, 아니면 그분이 정말로 인간이 아니었고 하느님이 다만 인간의 겉모습으로 나타나셨다는, 다시 말하면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신성을 부인하거나 인성을 부인하는 여러 주장들에 맞서, 요한 복음 1장은 우리가 믿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내용을 밝혀 줍니다. 그분이 참으로 하느님이시고 (그래서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신 때가 아니라 한처음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또한 참으로 사람이시라는 (그래서 겉모습만이 아니라 정말로 육이 되셨다는) 내용을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말을 하려고 이 복음서 전체를 쓴 것이기도 하지요.

 

그리스도론이라는 말만 들어도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온갖 신학 논쟁이 떠오르지만, 이것은 내가 정말 그리스도교 신자인지 아니면 마음대로 만들어 놓은 종교를 따르고 있는지 분별하는 기준이기도 합니다. 잘못하면 스스로도 모르고 겉으로 티도 나지 않으면서 사실은 잘못된 신앙에 빠져있을 수도 있습니다. 요한 복음 1장을 한 구절씩 읽으면서 거기에서 말하는 내용을 모두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이것은 우리의 신앙을 확인하는 지표가 될 것입니다.

 

* 안소근 실비아 수녀 :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저서 「이사야서」 「이사야서 쉽게 읽기」 「예레미야서 쉽게 읽기」 「구약의 역사설화」 등.

 

[2026년 5월 24일(가해) 성령 강림 대축일 의정부주보 2면, 안소근 실비아 수녀]  



17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