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5일 (일)
(녹) 연중 제30주일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성경자료

[신약] 다시 만난 신약 성경: 쓰레기(필리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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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15:24 ㅣ No.10182

[다시 만난 신약 성경] “쓰레기”(필리 3,8)

 

 

어려움에 처했을 때, 더 정확히 말하면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했을 때 바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친구나 친척이 있으십니까? 그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바오로 사도는 여러 곳에 교회를 세웠지만, 신자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으려고 했기에 선교 활동을 하면서도 그들에게서 경제적 도움을 받지 않았습니다. 오해를 받을 염려 없이 도움을 청할 수 있었던 공동체는 한 곳, 필리피 공동체였습니다. 그 공동체에 대해 알아봅시다.

 

바오로 사도는 필리피서 3장에서 자신의 회심에 대해 말하면서, 육적인 점에서 말한다면 자신이 여드레 만에 할례를 받은 충실한 유다인이었고 흠 없이 율법을 지켰으며, 교회를 박해할 정도로 열심한 사람이었다고 말합니다. 유다교 신자로서 이러한 점들을 자랑한다면 바오로보다 뛰어난 사람이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이 모두를 해로운 것으로, 쓰레기로 여깁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 훨씬 더 큰 가치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나는 죽음을 겪으시는 그분을 닮아, 그분과 그분 부활의 힘을 알고 그분 고난에 동참하는 법을 알고 싶습니다”(필리 3,10). 그저 고난에만 동참하고, 모든 것을 쓰레기처럼 버리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버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 죽음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부활에 동참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인간적으로 말해서 가치 있고 소중했던 모든 것을 버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필리피서 2장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보기로 제시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으로, 사람들과 같이 나타나시고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여기에서도, 낮아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필리 2,6-11의 찬가 참조). 바오로 사도가 필리피 신자들에게 권고하는 것은 이를 본받는 것, 곧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이 마음을 그들 안에 간직하는 것입니다. 바오로 자신이 죽음을 겪고 부활하시는 주님을 본받듯이, 필리피 신자들도 당신 자신을 비우시고 낮아지셨으며 이제는 부활에 이르신 그분을 본받으라고 말합니다.

 

사실 필리피에서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거기에도 분열은 있었고(필리 4,2-3 참조), 이기심과 허영심, 겸손하지 못한 태도가 있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로마인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관습을 퍼뜨린다고 그를 모욕하는 이들도 있었고, 그가 어떤 사람의 하녀에게서 점 귀신을 쫓아내자 돈벌이를 못 하게 된 그 하녀의 주인이 바오로를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필리피 공동체의 신자들은 바오로가 물질적인 욕심 때문에 복음을 전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교회의 신자들이 바오로 사도의 설교를 듣고도 나중에 다른 이들이 와서 그릇된 가르침을 퍼뜨리면 쉽게 넘어갔던 것에 비하여, 필리피 신자들에게서는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사도의 진심을 믿었고, 그래서 사도는 두려움 없이 도움을 청할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바오로 사도의 “기쁨이며 화관”(필리 4,1)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갖는 것, 인간적인 자랑거리를 쓰레기처럼 여기는 것, 이것이 필리피 신자들을 신뢰할 수 있는 이들이 되게 합니다.

 

* 안소근 실비아 수녀 :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저서 「이사야서」 「이사야서 쉽게 읽기」 「예레미야서 쉽게 읽기」 「구약의 역사설화」 등.

 

[2026년 10월 25일(가해) 연중 제30주일 의정부주보 2면, 안소근 실비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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