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3일 (화)
(자) 12월 23일 세례자 요한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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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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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5-12-22 ㅣ No.186987

이제 곧 주님의 성탄을 맞이합니다. 성서는 성탄이 우연히 이루어진 사건이 아니라, 오랜 시간 준비된 구원의 역사임을 보여줍니다. 그 준비의 중심에는 이사야 예언자가 있었습니다. 이사야는 예수님 탄생 500년 전에 이미 임마누엘의 오심을 예언했습니다. “보라, 내가 나의 사자를 보내리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닦으리라.” 그 사자는 바로 세례자 요한입니다. 요한은 그분은 점점 커지셔야 하고, 나는 점점 작아져야 한다.”라고 고백하며 자신의 사명을 분명히 했습니다. 겸손과 순명의 길을 걸어 성탄의 길을 닦은 것입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또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분이 오시면 사막에 샘이 넘쳐 흐르고, 사자와 어린양이 함께 거닐 것이다.” 이는 자연 현상의 예언이 아니라 참된 평화와 참된 자유, 참된 평등의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는 상징적 메시지였습니다. 골짜기는 메워지고, 언덕은 낮아지고, 굽은 길은 곧게 펴질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오시는 세상에는 차별이 사라지고, 약한 이들이 높아지는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릴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성탄의 길을 이어 준비하셨습니다. 가브리엘은 즈카리야에게 나타나 늙은 엘리사벳이 아들을 잉태할 것이라고 알려주었고, 그 아이는 주님의 길을 닦는 세례자 요한이 되었습니다. 가브리엘은 마리아에게도 나타나 성령으로 아이를 잉태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고백하며 완전한 순명의 삶을 받아들였습니다. 요셉은 남모르게 파혼하려다가 가브리엘의 말을 듣고 하느님의 뜻을 선택했습니다. 예언이 있었고, 천사의 메시지가 있었으며, 마리아와 요셉의 순명이 있었습니다. 그 순명의 구유 위에 예수님께서 사랑으로 오셨습니다.

 

우리는 오늘 그 성탄을 다시 준비하는 사람들입니다. 성탄을 앞둔 신앙인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첫째, 초대 교회가 보여준 이상적인 공동체를 본받아야 합니다. 사도행전은 초대 교회를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고, 친교를 이루며, 빵을 떼고, 기도하는 공동체로 소개합니다. ‘말씀, 친교, 성찬, 기도이 네 가지는 오늘 우리의 공동체를 지탱하는 기둥이며, 성탄을 준비하는 가장 분명한 길입니다. 둘째, 모든 차별을 넘어서는 그리스도인의 시야를 가져야 합니다. 백인대장 코르넬리우스의 가족이 세례를 받기도 전에 성령을 받는 사건은 성령이 모든 장벽을 넘어 일하시는 분임을 보여줍니다. 유다인과 이방인의 경계를 넘어 모든 이에게 구원이 열려 있다는 구원의 보편성을 증언하는 사건입니다. 성탄은 차별을 지우는 사건이며,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하느님의 잔치입니다.

 

셋째, 복음의 올바른 토착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아레오파고스에서 아테네 시민들의 종교심을 존중하며 복음을 전한 것처럼, 우리의 문화를 복음의 빛으로 새롭게 해석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복음은 문화를 파괴하지 않고, 그 안에서 새 생명을 틔웁니다. 넷째, 모범적인 선교자와 목자의 모습을 닮아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신자들에게 경제적 짐을 지우지 않았고, 약한 이들을 먼저 돌보았으며, 받기보다 주는 것을 더 큰 기쁨으로 삼았습니다. 눈물로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했고, 낮에도 밤에도 형제자매를 걱정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오늘 우리 모든 신앙인이 본받아야 할 성탄 준비의 마음가짐입니다.

다섯째, 복음이 평화의 길임을 삶 안에서 보여주어야 합니다. 사도행전은 박해 속에서도 그리스도교가 로마 제국과 불필요한 대립을 피하고, 평화를 이루는 종교임을 밝히고자 노력합니다. 힘없는 이들만의 종교가 아니라, 모든 민족이 함께 살길을 찾는 평화의 복음이라는 것을 증언합니다. 그러므로 이 모든 내용을 관통하는 핵심은 바로 구원의 보편성’, 즉 하느님께서 모든 이에게 문을 여시는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성탄을 준비하는 사람은 자신을 돌아보고, 깨어서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이웃의 고통과 절망, 아픔과 외로움을 함께 나누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깨달을 것입니다. “형제에게 한 일이 곧 하느님께 한 일이다.” 성탄을 앞두고 우리는 엘리사벳의 축복을 들었고, 마리아의 찬미가를 들었습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성탄입니다. 엘리사벳처럼 축복하는 사람이 되고, 마리아처럼 찬미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되며, 감사의 마음으로 아기 예수님을 맞이합시다. “임마누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이 고백이 우리 가정과 공동체에,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참된 기쁨과 평화를 가져다주기를 기도합니다.

 

자비로우신 주님, 성탄을 기다리는 우리 마음을 깨끗하게 하시고, 이사야의 믿음과 마리아와 요셉의 순명, 세례자 요한의 겸손을 본받게 하소서. 우리 공동체가 말씀과 친교와 성찬과 기도 안에서 주님을 기쁘게 맞이할 준비를 하게 하시며, “임마누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은총을 삶 속에서 깊이 체험하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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