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7일 (일)
(녹) 연중 제26주일(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맏아들은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성경자료

[신약] 성경: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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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09:55 ㅣ No.10086

[성경]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베드로의 고백과 두 차례 수난 예고를 한 다음에는 교회 설교(마태 18장)가 넷째 설교 모음집으로 나옵니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작은 이들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마태 18,1–14 참조)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추구해야 할 형제애(마태 18,15–35 참조)에 대해서 다룹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말씀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비유를 하나씩 덧붙이십니다. 비유를 곱씹으면서 그 안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라는 거죠.

 

교회 설교는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마태 18,1) 하고 물었던 데에서 시작합니다. 하늘 나라에서 차지할 위상과 명예에 제자들의 관심이 쏠렸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고 약속하셔서 제자들 사이에 순위 경쟁이 싹을 틔웠는지도 모릅니다.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예수님을 찾아와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마태 20,21) 하고 청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은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셨는지도 모릅니다.(마태 18,4 참조) 당대에 어린이는 천진무구하다기보다는 손이 많이 가고 책임감도 없어 늘 어른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하찮은 존재로 여겼습니다. 그런 어린이처럼 하느님께 의지하고 그분의 말씀에 따르는 겸손한 태도를 지녀야 한다는 말씀인 것입니다. 되찾은 양의 비유에서 목자가 길 잃은 양을 애타게 찾아 나서듯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챙길 때 갈등과 분열이 생겨나지 않는 법이니까요.(마태 18,12–14 참조)

 

그런데 현실은 장밋빛 꿈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서로를 챙기며 겸손하게 처신한다고 해도 불상사가 벌어지곤 합니다. 그 예로 교회 안의 형제가 죄를 지었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수님께서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품고 다른 이들과 함께 거듭 타일러도 해결되지 않을 때는 교회에 알리고, 교회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으면 이방인으로 여기라고 말씀하십니다.(마태 18,15–18 참조)

 

그러고는 베드로에게 했던 약속을 되풀이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마태 18,18) 베드로에게 율법 해석의 권한을 주었다면,(마태 16,19 참조) 여기서는 제자들에게 교회 공동체 성원으로 수용하거나 추방할 수 있는 권한을 주신 셈입니다. 이 두 곳에서만 ‘교회’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이어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하라는 말씀으로 무한한 ‘용서’를 강조하십니다.(마태 18,21–22 참조) 저도 그럴 수 있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주님의 기도를 바칩니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마태 6,12)

 

[2026년 9월 27일(가해) 연중 제26주일(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서울주보 5면, 이우식 베드로(성서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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