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유게시판

현상 너머의 의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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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식 [goodactor] 쪽지 캡슐

2024-05-14 ㅣ No.231441

얼마나 좋을까

하느님께서 싫어하시는 것을 만드셨을 리는 없다(지혜서), 그리고, 하느님이 우리 사람들에게도 우리가 싫어하는 것을 우리에게 만들어 놓으셨을 리도 없다(나의 생각)
내 나이 환갑을 앞두고 내 인생의 큰 변곡점들을 험하고 아프게 지나면서 아직도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바램이 있다면 그것은 참한 여성을 결혼과 함께 내 아내로 두고 사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아직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삶이다)
길거리를 지나다가도 행복해 보이는 한 쌍의 커플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세상 다 가진 듯한 행복함이 모든 것과 어우러지는 듯한, 어울리는 듯한 그것은 또한 진리의 실현이기도 하다(남자와 여자가 만나 한 몸을 이룰 것이다)
요즈음 세대들은 삼포니, 사포니 하며 그런 인간된 행복들을 자의로,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산다고들 하는데 그것은 단지 출산율 저하나 인구가 쭐어들 걱정만 하는(국민들이 감소하면 세금도, 인력도 거의 바닥이 날 판이므로) 쌍스런 정치인들이나 가질 법한 속된 걱정거리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사람된 행복한 삶에 대한 전망도, 희망도 가질 수 없는, 그렇게 그 젊은이들, 청년들을 안타까운 삶의 지경으로 몰아가는 것이 무엇인가가 그렇게 여린 감성과 순진한 의식으로 포기 밖에 모르게 만드는 것들이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때 그 가련함에 마음 아파지는 것이어야 뭔가를 제대로 고뇌하고 이해하는 것일 것이다
정말 이 시대에는 수 많은 문제들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대책들은 가뭄에 콩 나듯도 안 나오고 있다
그러한 세상의 불균형과 불합리는 세상 전반을 휩쓸고 있고 이 시대를 사는 거의 모든 이도 거기에 휩쓸리고 있는 것이다
다들 사느라고 바빠서, 그리고 정신 차릴 겨를도 없이 그렇게 말이다
얼마 전에 나는 조선소에서 배관일을 좀 한 적이 있다
배관일이란 현시대의 문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작업이다
해양플랜트(바다 한 가운데 띄어 놓고 석유를 시추하는 구조물)는 그 역할이 석유시추라 그 구조뮬 전체가 거의 다 배관들이다
지름이 10cm에서 1m, 2m하는 크고 작은, 거대한(눈으로 실제로 보면 그 배관구멍들이 어마어마하다) 배관들이 그렇게 연결연결 되어(거의 모두 철제들이다) 하나의 시스템 같은 구조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제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는 구조물이 말이다
그 배관들을 연결하는 방식은 용접과 볼팅(볼트, 너트 작업)이다
그리고 그 배관일은 참으로 험한 일이다(보통 험한 일이 아니라 진짜 험한 일이다)
그리고 그런 만큼 일당도 쎄다(많이 받는다)
사람들이 필요에 따라 만드는 그런 구조물들은 많은 작업들로 완성된다
그리고 그 쓰임새대로 제가 있을 곳에서 쓰이는 것이다
그렇게 내가 사는 이 세상은 그 문명에 따른 많은 사물들과 구조물들이 삶에 함께 자리하고 있다
그러면 사람이라고 그런 맥락에서 크게 다를까
사람은 돈 한 푼 안들이고, 누가 손수 작업을 하지 않아도 거의 저절로 자라나고 커서 하나의 개체로 완성되는 생명체이다
그러나 사람도 E=mc2라는 자연의 법칙 속에서 그 성장이라는 것을 해야 하는 것이다
끼니마다 밥을 먹어 그 성장 에너지를 공급해 줘야 그렇게 자라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람에게 굶주림이란 보다 근본적인 원인에서 그렇게 우리에게 심각한 상태인 것이다
그렇개 날마다 먹는 밥은 우리 체내에서 에너지화하는 과정을 거치는 데 먼저는 그 밥이 우리의 체내로 흡수되도록 하는 일을 우리 몸의 각 기관들이 하는 것이다
그것을 소화기라고 하는데 위나 창자들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위나 창자들은 쉽게 말하면 다 배관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피는 혈관들을 통해 체내 각 부위로 그 에너지원(연료)들을 공급하는 것이다
하느님은 우리 사람의 육체를 그렇게 만들어 놓으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도 싫어할 수 없는 좋은 것이다
그리고 그런 우리의 몸을 가지고 사는 삶과 일, 모든 활동들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좋은 것이다
우리 앞에 불거진, 우리가 겪는 많은 문제들에 결코 가릴 수 없이 그 모든 것에 있어서 좋은 것이란 말이다
그러나 요즈음 젊은 세대들처럼 여리고 약한 이들은 무엇보다 그런 좋음을 모른다
기성세대의 큰 악들은 그런 근본에 가까운 본질적인 문제들에 대해 단지 교육이니 사업이니의 문제들로 보아서만은 안되는 인간 삶의 본질을 하느님의 뜻과 진리에서 참으로 멀어지게 만든 본인들의 삶에 있다는 것이다
대체로 전통적 가정의 구조 속에서 아이들과 보다 많은 시간 속에서 인간성의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는(그래야 인간삶의 핵심과 전부가 어디에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다) 현실보다 항상 사회 구조적인 측면에서 다른 손들을(대체로 엄마손만큼의 약손도 없고, 아빠손만큼의 든든함도 턱없이 부족하고 모자란) 빌리고 필요로 하는 삶의 지경이 일반화되어 모유 같은 자생력면에서도 아이들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 것이다
곧 인간을 통한 성장(일정 정도 그래야 하는 것은 언제나 그 사랑 때문이고 그 사랑의 질과 양, 그 크기와 깊이 때문이기도 하다, 이 세상에서 같은 사람으로서 부모만한 사랑이 또 있을까)이 배제되고 사회를 통한 성장만을 강조한 꼴은 결국 그 파국으로 서서히 옮아 가고 있는 것이다
사랑은 그.무엇도 아닌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사랑의 결핍으로 인한 문제는, 곧 진리로 구조화되었다는 시스템도 어떻게 손을 쓸 수 없는 진리의 문제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다 보니 사랑이 아니면 안 될 문제도 오로지 잔대가리와 그런 꼴통에서 나오는 궁리로만 대처를 할려고 하다 보니(카톨릭(천주교)의 머리들도 대체로 그렇게 접근하고 다가가 그런 셈법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듯이 하는 경향이 다분히 강하다) 할 수 있는 사랑을 가슴으로 다하려고, 또 찾고 구하기보다 오로지 머리로만 굴리대려는 것이다
머리 사이에 '저'를 끼워 넣으면 머저리이다
쓸데없이 생각만 많으면 머리도 머저리가 되는 것이다
때론 묵묵히 실천을 해야만 하는 때가 사람이라면 다들 있는 것이고 누구도 그 예외란 없다
부모들이 대제로 그 사랑을 입으로 보여주든가
한 번 아기와 함께 지내는 엄마를 보자
아기의 거의 모든 경우에 엄마손이 있다
엄마손으로 아기가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여리고 연약한 한 생명이 엄마손에 의해 살아있는 것이다
그리고 엄마품에서 잠들고 깨어나고 엄마의 눈은 늘 아기를 향해 있다(요즈음에는 엄마들도 워킹맘이라 두 눈과 손이 휴대폰에 (찰싹) 붙어 있는 엄마들도 가끔씩 아주 많다)
그리고 엄마들은 아기에 대한 그 사랑 때문에 힘든 줄도 모르고 행복하단다
귀엽고 이뻐서 죽는 것이다
어찌 아니겠는가
한 생명이 오는 것은 한 세상이 오는 거라 어느 혹자는 말했지만 그런 시각은 쓸데없는 거창함, 만용에 가까운 밑도 끝도 없는 술이나 잔뜩 퍼 마시고 내뱉는 소리에 불과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실제로 말이다
한 생명이 오는 것은 우리가 서로 사랑으로 완전해질 모든 것이 오는 것이다
모든 것이란 말이다
그런 생명들이 가치없이, 의미없이 그런 무의미와 무가치로 전락하고 얼마나 많이 노예마냥 부려지기만 하다 사라지는지, 역사는 그저 어떤 것들은 귀하고 어떤 것들은 천하다 그래서 계급도, 차별도 인간삶과 세상에 마땅하다는 논리로 얼마나 많이 점철되어 왔는지 모른다(그렇다하는 종교들부터 해서 사상 따위와 나부랭이들은 내가 학을 띠고 안좋게 보는 것들이다)
그런가
시스템에는 필요하다
위계도, 서열도, 효율성을 위해 분별이 필요한 것이고 역할이 분담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람 몸처럼 말이다
그러나 사람 몸은 모두 똑같은 피로 각 부위가 살아있다
카톨릭 신자들이 똑같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살아있듯이(커다란 단팥빵같이 큰 밀떡을 쪼개먹든, 옹심이처럼 작은 밀떡을 한입에 받아먹든, 성체는 다 똑같다(피처럼 그 질이 다르지 않다)) 모두가 카톨릭 교회내에서 각급과 역할이 달라도 그리스도인이라는 신원과 정체성이 그리스도 안에서 그 누구도 차별되지 않고 차이가 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차이가 있는 것마냥, 그런 차별이 있어야 하는 것마냥 구는 것들이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어떤 인간이 이럴 수 있을까
간이 아파서, 더 이상 간을 살릴 수 없을 때, 간만 떼어 버리고 그 간이 붙어 있었던 몸의 머리와 손발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심장이 아파 죽겠어서 그 심장을 고치지 않으면 도저히 살 수가 없는데 그런 심장을 내버려 두거나 아예 떼어 버리고 나면 그 심장이 붙어있었던 몸의 머리나 손발이 과연 살아 남을 수 있을까
나에게 너에게 우리 모두에게 사랑하는 사람이란 마땅히 그 심장과 간 같은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다
하느님은 함께 사는 사람들을 형제자매와 같이 사랑하라고 했다
우리 모두에게 참으로 어려운 명령이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게 생존가능한 힘은 있어도 그렇게 사랑할 힘이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힘의 논리에서 세상에 늘 밀릴 수 밖에 없는 우리 자신들을 늘 보고 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 많은 이들이 쓸데없이 많은 소리들을 지껄이고 사는 이 세상,
사랑을 안다면 스스로부터 그렇게 사랑하라
남들에게 사랑하라고 말하기 전에
소크라테스와 이영애가 한 말을 생각해 보자
'너 저신을 알라'
'너나 잘하세요'
얼마나 좋을까
진심으로 사랑하고 산다면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산다면
오늘, 난 행복한 바램을 한 아름 안고 즐거운 마음으로 희망에 차 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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