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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통노조의 인권유린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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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 [imfrancis] 쪽지 캡슐

2000-12-19 ㅣ No.15771

한국통신노조의 방망이부대(?)....

 

본인은 이 글을 실명으로 올리며, 많은 분들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여러분, 우리는 현재 한국통신의 구조조정에 대한 노조의 파업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노동을 하여 인간은 자신의 일용할 양식을 얻어야 하고, 과학과 기술의 끊임없는 진보에 이바지해야 합니다.(노동하는 인간 서문)

인간에게 주어진 생계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보편적 방편이 바로 노동이기 때문에 노동과 노동자에게는 존엄성이 있으므로(새로운 사태 6항, 백주년 6항) 노동자들의 의사에 반하는 일방적인 정리해고는 노동과 노동자의 존엄성을 짓밟는 반인권적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정리해고에 대하여 사용자는 반드시 ’공동선’을 따르는 "정리해고 외의 다른 방법"을 찾아야하며, 그러한 노력이 결여된 채 자신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정리해고 대상이 되는 노동자들이 연대하여 항거 하는 것은, 그들 노동의 존엄성과 생계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라고 볼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통신노조의 파업을 바라보면 그들이 처한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 누구의 희생도 없이 이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도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후사정과 그들이 처한 현실을 이유로 또다른 인권유린이 자행된다면 그들의 항거(파업)는 정당성을 잃을 것이며, 정의에 반하는 행동이 되고 말 것입니다.

 

인간의 본질적 사회성에서 집회와 결사의 권리가 나오며, 인간에게는 그들의 목적을 최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조직의 형태를 결성할 권리가 있습니다.  또한 인간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이런 결사를 통하여 ’그들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며 자신의 주도권을 행사할 권리’를 갖습니다. (지상의 평화 23항)

 

그러나 자신의 선택이 아닌 타의에 의해 연대적 행동을 강요당할 때에 그들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하느님께로부터 부여받은 자유의지를 잃게 됩니다.  인간존엄성을 무시한 연대행위는 이미 그 목적을 상실한 것이며, 즉시 중단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어제 오후에 명동의 파업현장에서 있었던 일을 아래와 같이 공개하며, 이에 대한 여러분의 판단과 의견을 기다립니다. 또한 이 글은 각 일간신문의 게시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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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8일, 명동에서 파업을 강행하게 된 한통노조는 아침부터도 지치고 힘들어 보였으며, 특히 명동성당과 가톨릭회관의 정문/후문은 물론 가톨릭회관의 담을 따라서 몽둥이보초를 서는 등의 모습이 눈에 들어올 때에는 공권력에 방어하는 모습으로 비추어 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점심시간에 한 장면을 목격한 본인은 그들의 몽둥이가 공권력에 대한 방어의 의도가 아니라 파업장에 모여 있는 조합원들의 외부통로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점심식사를 위해 가톨릭회관을 나서던 본인은 20대 초반의 젊은 여자를 남자3명이 무지막지하게 이리 저리 끌고 있을 때에 그들에게 달려가서 "이게 뭐하는 짓들이요?" 하며 그들을 저지하였으며, 곧바로 그들로부터 멱살과 욕지거리, 한쪽에서는 주먹과 발길질이 날아들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몽둥이를 높이 치켜들고 마치 몰매라도 줄 듯한 기세였으나, 곧바로 어떤 형제(?)가 "이사람은 노조원이 아니고 여기서 일하는 사람이요" 라고 설명하여 그 현장에서 밀려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노조원이 농성현장을 떠나려 했다는 이유로 그들로부터 그런 일을 당해야 했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분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연대하여 투쟁하는 것에 대하여는 본인이 지지하지는 못할 망정 관여하여 방해 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 안에 대열에서 이탈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몽둥이로 위협하며 억류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전혀 납득할 수가 없었으며, 특히 "사회정의와 민주주의의 상징" 이라는 명동성당 앞마당에서 이러한 반인권적 실태가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며, 오후 1시반경에 단상옆으로 가서 "현재 이 대열에서

나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억류하지 말고 몽둥이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해산해 달라" 고 항의 하였습니다.

그 결과 본인은 발길질과 주먹질 온갖 욕설을 받아내야 했으며, 손이 긁히고 점퍼양쪽이 모두 튿어지는 곤욕을 치러야 했습니다.

 

우리국민은 많은 노동자들이 모여서 그들의 권리를 지키겠다고 항거하는 모습을 쉽게 비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에 그 대열에서 나오고 싶어도 몽둥이가 무서워서 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이 아무리 정당한 목적을 가졌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지지해 주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그들의 인권유린을 지적하는 사람에게 몰매와 욕설로 대응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노동자들이 연대하여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할 수 있다면, 그들과 함께하지 않으려는 사람의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를 지켜줄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요?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 소수의 희생은 필수적이다."라는 공리주의 사고의 결과가 바로 ’정리해고’라고 할 때에, 다수 조합원들의 연대행동을 위해, 현장을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을 방망이로 막고 있는 한통노조의 모습 또한 다르지 않다고 볼 것입니다.

 

대림3주를 지내고 있는 우리교회의 마당에서 몽둥이와 폭력으로 조합원들의 유출을 막고 있는 노조원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의 자유의지를 끝까지 존중하시는 십자가 위의 예수님을 한 번 더 바라보게 됩니다.

 

인간의 구원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의지를 빼앗지도 않으시고, 구원을 강요하지도 않으시며, 단지 우리가 자발적으로 따르도록 십자가 위에서 호소하고 계심을 가슴 저리게 바라보며, 그 크신 사랑에 더욱 감사드리는 성탄을 준비하게 됩니다.

 

본인은 많은 시위와 파업의 현장을 보아왔지만, 이번 사건과 같은 반인권적인 방법의 투쟁을 처음 접하였습니다.

 

한통노조는 하루가 지난 오늘도 그 모습에 변함이 없으며, 무기한 파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민주적인 방법으로 장기적인 투쟁의 성공을 기대하고자 한다면 방망이부대(?)를 철수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조합원들과 함께, 순수한 모습으로 그들의 권리를 위한 연대행동에 임할 것을 촉구하며, 이 글을 읽는 분들은 한통노조의 파업방법에 관하여 기탄 없는 의견을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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