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유게시판

게으름의 경지에 오른 나의 기발한 통달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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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진신부 [yjinp] 쪽지 캡슐

2001-11-29 ㅣ No.26898

 ( 연중 제34주간 목요일, 11. 29)

 

 

"그 때가 되면

해와 달과 별에 징조가 나타날 것이다.

지상에서는 사납게 날뛰는 바다 물결에 놀라

모든 민족이 불안에 떨 것이며

사람들은 세상에 닥쳐올 무서운 일을 내다 보며

공포에 떨다가 기절하고 말 것이다.

모든 천체가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때에 사람들은

사람의 아들이 구름을 타고 권능을 떨치며

영광에 싸여 오는 것을 볼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몸을 일으켜 머리를 들어라.

너희가 구원받을 때가 가까이 온 것이다."

 

            오늘 복음(루가 21,25-28)에서

 

 

 

=  게으름의 경지에 오른 나의 기발한 통달함이여  =

 

 

 

 

 

 

  제목이 말이 좀 안되는듯 싶지만

 

  다시 치기 싫어 그냥 둡니다.

 

 

  제가 좀(사실 좀이 아닌데) 게으르거든요.

 

  지난 송년미사때 멀티미디어 중계한답시고

 

  제 방 TV선을 빼고 연결했었는데

 

  안테나선 돌려끼우기 귀찮아

 

  덕분에 새해에는 텔레비젼 못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밤이 심심하네요.

 

  "커피 한 잔 마시고싶다" 생각하면서

 

  커피타러 부엌 갈까?말까? 수십번 고민하다

 

  결국 부엌에 갔습니다.

 

  마시고는 싶고 타기는 귀찮고~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냉장고에 우유를 꺼내서

 

  거기에 커피를 조금 붓고

 

  오븐에 넣고 돌렸죠.

 

  (커피우유! 대단하지 않습니까? 어떻게 이런 생각을~!)

 

  우유 위에 둥둥 뜬 커피를 섞어야하는데

 

  티스푼 찾자니 귀찮고

 

  아무도 안보는데 손가락으로 그냥 저어? 하는순간

 

  다시 떠오른 기발한 생각,

 

  오븐에 넣을때 제일 가장자리에 넣으면

 

  컵이 빙빙 돌면서 저절로 섞여질거야!

 

  (이런 기발한 생각에 또다시 스스로에게 감탄하면서)

 

  오븐기에 넣고 돌렸죠.

 

  헌데 별로 섞이지가 않는군요.

 

  한번 더 돌릴까?하다가 기다리기 귀찮아

 

  그냥 방으로 가져왔습니다.

 

  가능한 입안 가득 커피우유를 넣고

 

  입안에서 적당히 돌려 섞으며

 

  이 글을 씁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잠시후 좀 창피하단 생각들면 지워버려야지 하면서도

 

  귀찮아 그냥 두겠죠. 뭐~~~  

 

 

        2000.  1.  4 밤에

 

 

 

대충 2년 전쯤 잘나가던(?) 본당신부 때에

본당 홈페이지에 가끔 올리던 글 중 하나를 다시 올려봅니다.

부끄러움도 모르고 다소 뻔뻔하게~~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게으른 것에 술 담배만큼이나 길들여져 있으면서

애써 그것을 여유라 하며 즐기려하는...

 

그런 제가 매일 전례의 묵상을 가능한 자주 올리려 하다보니

누가 강제로 시킨 것도 아닌 데

난 참 내가 보아도 이해하기 힘든

스스로 스트레스를 창조하며 살아가는

피곤한 인간이란 생각에

정말 피곤해 질 때가 있습니다.

 

아니, 정직해야죠.

사실은 그것보다는

묵상의 글을 쓴다는 것이

마음을 여는 것을 정말 피곤해하는 저에게 필요한

저를 위한 치료 프로그램쯤 될 수 있지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나름대로 이런 짓(?)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저를 들여다 보며

정직한 묵상을 위해 부끄러움도 더러 드러내고

다소 감상적인 감정도 드러내다 보니

때론 과음의 후유증보다

더 속이 허해질 때도 있습니다.

어차피 내 삶의 뭔가를 더 채우기 위해서가 아닌

뭔가 비워내야 할 것이 많기에

시작한 작업이긴 합니다마는

그래도 늦가을의 찬 바람처럼

아니 거의 벌거벗다시피한 거리의

낙엽 떨궈버린 나목처럼

횡한 공허와 부끄러움이

별 볼일 있는 듯 보이며 살아 온

별 볼일 없는 제 자신을 버겁게 하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교회력(전례력)의 마지막 주간을 지내고 있군요.

교회의 한 해와 또 올해는 우연히 위령성월도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계속되는 전례의 말씀들이

종말에 대한 말씀으로

마지막에 대한 삶의 준비를 촉구하고 있네요.

 

종말의 징조들을 볼 수 있는 눈을 지니되

그럴수록

혼란과 거짓 예언자들과

세상의 것에 현혹되지 말라는 말씀들입니다.

때가 되면 낙엽처럼 떨어지고 말아

한줌 흙으로 돌아갈 것에 대해

집착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떨구어 낼 것은

떨구어 내야할 때가 있음을 받아들이라는 거죠.

 

그러기에

게으르더라도

자신을 감추며 살고 싶더라도

더러 내 삶이 목마르고 횡한 공허가 느껴질 때

종말의 징조를 맛보며

눈과 마음과 영혼이

좀더 주님께 기울 수 있도록

쑥스럽거나 더 부끄러워지거나 혹 귀찮더라도

몸을 일으키고 머리를 들라는 말씀 때문에

저도 저를 위한 이 피곤한 일(?)을 계속 해 나가야겠다는

어줍잖은 변명하나 올려봅니다.

 

 

 

 

  

○ 이슬과 소나기야, 주님을 찬미하여라.

◎ 영원히 주님을 찬송하고 찬미들 하여라.

○ 추위와 냉기야, 주님을 찬미하여라.

◎ 영원히 주님을 찬송하고 찬미들 하여라.

○ 얼음과 눈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영원히 주님을 찬송하고 찬미들 하여라.

ㅇ 밤과 낮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영원히 주님을 찬송하고 찬미들 하여라.

○빛과 어둠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영원히 주님을 찬송하고 찬미들 하여라.

○ 번개와 구름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영원히 주님을 찬송하고 찬미들 하여라.

○ 땅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영원히 주님을 찬송하고 찬미들 하여라.

 

            - 오늘 화답송에서

 

 

 

  

 

몸을 일으켜 머리를 들어라.

너희가 구원받을 때가 가까이 왔도다.

 

 

 

 

삽입곡 '비가 오네'   

 

          Christine 곡, 김범영 편곡,  신상옥 유승훈 노래

 

 

1. 창문 두드리며 비가 오네 눈물의 빗줄기

  자녀를 위하여 오래 흐느껴 온 이 세상 이 세상

  

(후렴)

  우리 위하여 죽으신 아기 예수께 우리는 무얼 배웠나

  왜 아직 서로 헐뜯고 평화 모를까 왜 우리 눈은 이리 어둘까

 

2. 예로부터 들려오는 외침 내 귀에 들리네

  전쟁과 굶주림 못견디어 우는 저 음성 저 음성

 

3. 창문 두드리며 비가 오네 눈물의 빗줄기

  내 온갖 두려움 벗어 버리고서 빗속을 들리네   

 

 

 

 

첨부파일: 04-비가 오네.ram(459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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