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일 (토)
(홍)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독한 놈"소리를 듣는 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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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기 [asp78] 쪽지 캡슐

2000-06-26 ㅣ No.1323

떠 오르는 아침 햇 살에도 가슴 설레임을 느끼는 여린 감성을 지닌? 내가

친구들에게 "아주 독한, 지독한 놈" 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하루 하루를 기쁨으로 살아가는 사연을 글로 올리는 것은

생색내기 위함도, 교만스럽게 자랑하는 것도 결코 아닙니다

혹시 다른 뜻으로 오해 없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글을 올리는  참 뜻은 오로지,

나 아닌 타인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며 살아 가고자

더욱 노력하는 우리들이 된다면

참으로 아름다운 신앙인이 되리라는 바램으로

길고 긴 망설임 끝에 담담하게 적습니다

 

저는 1997년 3월 사순시기 부터 점심을 굶습니다.

금식 초기에는 참으로 배가 고프고,

정말 먹고 싶은 충동이 한없이 밀려와도 그저 참았습니다

혹자는 "다이어트 하느냐?" 다이어트 할려면 아침을 안먹으면 간단한데

왜 점심을 안 먹느냐? 고 도 합니다

또한 내심은 보이지 않지만

 "저놈 밥값 아낄려고 점심을 굶는 지독한 짠돌이 같은놈" 이라고

생각 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 입니다

 

때 때로 사무실에 빵이나 떡을 각 단체 회의 후 갖고올때

바라보면 먹고 싶기에 안보이는 곳에 치워 놓습니다 (성당 사무실)

1997년 내내 교우들이 점심을 같이하자 할때 사양하는 것이 제일 어려웠습니다

( 저는 모본당 사목회 총무로 봉사 하다,

1996년 가을 사제 인사 이동때 사무장 공석인 본당이라서

주임신부님 따라왔기에 다소의 거부감과 이질감을 줄 수도 있었음)

 

요즈음은 점심을 같이 하자는 교우들은 별로 없으나

특별한 날은 권유를 하고 때로는 작난스럽게 유혹하는 분도 계십니다

그럴때는 웃으며 "나 점심 먹이면 형제님 돈쓰고 죄 짓습니다" 라고 하면

무슨 소리인지 그분들은 그 뜻을 모르지만 ,오늘도 그럼 그렇지 하고

동행을 체념하곤 합니다 (어..서론이 만리장성 되었군요)

 

제가 근무하고 있는 성당은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기에

많은 행려자와 실직자가 찾아옵니다

도로변 성당이기에  별의 별 손님이 다 스쳐 지납니다

내가 먹을 것 다 먹고 남아서 이웃과 나누는 것은

정성이 없는 적선에 불과 하다는 생각과 극기하는 희생을

(다이어트성 금식이라면 저녘, 쉬운 금식은 아침 그러나 점심을 택하여)

오롯이 주님께 봉헌 하겠다는 마음에서,

보람과 기쁨으로 점심을 굶다 보니 본의 아니게 독한 놈이 되었습니다

 

 금식한 금액을 행려자와 실직자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조금씩 전하는데

평일에는 뜨내기 손님들이 간혹 오는 정도지만

토요일은 오전 9시 - 11시사이에 무려 40 여명이 줄을 이어 온답니다

사회 현실의 아픈 단면과 제 자신의 보람이 교차 되는 토요일 입니다

(그 분들은 요일별로 코스가 있고 저희 위치는 토요일임)

점심을 금식한 금액으로 조금씩 나누어도 남는 금액은

서울역 건너 후암동 길 좌측 한마음 나눔의 공동체(실직자 무료 진료및

급식소: 권혁노 프란치스코운영)등등과 불우 이웃에게 전달 합니다

찾아오시는 분들을 위하여 제 개인이 아닌 본당비용으로(애긍비)

지출해도 되지만 교우들이 정성껏 헌금하신 돈은 어떻게든 절약하여

더욱 뜻 있게 쓰여져야 하기에 (미사예물 봉투도 열번 이상 재활용함)

최대한 지출을 억제 한다는 이유아닌 이유와,

어려운 분들과 나눔을 실천하는 작은 정성이 기쁘기 때문입니다

 

제가 성당 사무장으로 오기전 키 162센치의 단신에

몸 무게 72킬로 였으니 비대한 모습 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이웃과 나눔을 행하기 위하여 3년 넘게

점심을 금식한 현재는 64킬로 입니다

하루 종일 거의 의자에 앉아있으며 만일 점심 금식을 하지않고

생활 했다면, 지금쯤 80킬로 정도는 족히 되었겠지요

그쯤 되었다면 아마 당뇨가 생겼을 가능성이 컸을 것 인데 ....

건강을 유지 시켜준 그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답니다

 

찾아오는 손님들 모두가 저에게는 소중하신 분들이기에

오히려 감사한 마음과 참 사랑으로 맞이합니다

이제는 단골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며 맞이하고, 또 인사하며 돌아가는,

그 분들과 저는 주고 받는 그런 사이가 아닌 나눔을 이어가는 사이랍니다

그렇기에 젊은 분이 어느날 갑자기 안오면

일 자리를 잡았나 보다 하고 진심으로 반가운 생각이듭니다

그러나 허약하고 병색 짙은 분이 안오면 혹시 병이라도 ..하는

걱정 되는 마음이 앞섭니다

적선이 아닌 나눔의 정신으로

단 한마디 일지라도 대등한 입장으로 인간적인 대화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이웃을 위하는 마음으로 따뜻한 관심을 나누면

사랑과 평화는 우리 곁을 결코 떠나지 않을 것 입니다

저의 고백을 교만과 자랑스러움 처럼 느끼신 분이 계시면

겸손치 못한 글을 관대하게 용서 해주시기를 청합니다

 

여러분 가정에 사랑과 평화 그리고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2지구 소속  최양기 바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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