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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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는 보잘 것 없는 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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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열 [kangsyl] 쪽지 캡슐

2009-07-03 ㅣ No.137212

연중 제 32주 화요일
 
 
저희는 보잘 것 없는 종입니다

오늘 복음[루가 17:7-10]에서 예수님은 "주인과 종"사이의 관계에서 종이 주인의 명령대로 했다해서 주인이 고마워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  하시면서, 너희도 주님의 말씀대로 모든 일을 다하고 나서는 "저희는 보잘 것 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하고 말하라고 가르쳐 주고 계신다.  한 마디로 우리가 무엇을 하고 나서 으례히 겸손할 줄 아는 자세를 가지라는 것이다.

우리는 때때로 웃어른의 정당한 지시에 대하여 머리 숙여 그 말씀을 따르는 것을 싫어하는가 하면, 심하게는 낳으시고 기르셨으며 평생을 그 자녀들만을 위해서 염려하시며, 애태우시는 부모님들의 간곡한 권고까지도 겸손되이 받아들이기를 외면하는 것도 가끔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그가 더 더욱이 어느 조그마한 권력이나 지위에 앉게되면 수하 사람이나 타인이 마치 자기 생각, 자기 원의, 자기 성미만을 채워 주기 위해 있어주어야 하는 양 뒤흔드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루가 14:11에서 예수님은 "무릇 스스로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스스로 낮추는 자는 높아진다",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 하시면서 우리에게 좋은 모범을 주신 것이다.

그러면, 그러한 겸손이란 무엇인가?  "겸손"하면 무턱대고 자기를 낮추거나 남 앞에 이유 없이 굽실거리거나, 자기 자신을 멸시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진실한 의미의 겸손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겸손이란 그 근본에 있어서 그 무엇보다도 자신이 창조주 하느님께 전적으로 속해 있다는 것과, 우리를 내신 하느님에 비해서 자신은 극히 미소한 존재라는 숨김없는 진리를 솔직하게 인정하며, 승복하는 데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겸손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존중할 줄도 알고, 자기 직분과 위치가 주는 권위를 드러내야만 할 때에도 분에 넘치는 충동도 꺾을 줄도 안다고 하겠다.  그리고 자기가 노력하여 얻은 영광이나 명예와 권세도 자기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 자매인 다른 이들의 도움이 되기 위해서 주어진 것이고, 그것을 위해서 사용할 줄도 아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 가르쳐 주신 바와 같이 주님 앞에 자신을 낮출 수 있는 자세도 가질 줄 아는 태도이다.  자기 재산, 지위, 명예를 이용하여 주님께 봉사하고 그저 해야할 일을 다 했다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김웅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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