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일 (토)
(홍)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비내리는 날의 시

스크랩 인쇄

김영식 [mic2885] 쪽지 캡슐

2013-07-09 ㅣ No.78391


비내리는 날의 시




그래, 산다는 것은

바람이 잠자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바람이 약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바람속을 헤쳐가는 것이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것,
바람이 드셀수록 왜 연은 높이 나는지.


 - 이정하, 바람속을 걷는 법 -

 
 

//

 

어려우면 어렵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할 때
해결방법과 처방전이 나온다.


어려우면서도 안 어려운 척,
아프면서도 안 아픈 척하면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어설픈 자존심과 내성적인 생각은,
자신만 더욱 어렵게 만들 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 한창희, 생각바꾸기 -

 


 

 

우산이 되어  - 이해인

 

우산도 받지 않은 쓸쓸한 사랑이
문밖에 울고 있다
누구의 설움이 비 되어 오나
피해도 젖어 오는 무수한 빗방울

땅 위에 떨어지는
구름의 선물로 죄를 씻고 싶은
비 오는 날은 젖은 사랑

수 많은 나의 너와
젖은 손 악수하며
이 세상 큰 거리를 한없이 쏘다니리
우산을 펴 주고 싶어

누구에게나
우산이 되리
모두를 위해-



 

 

우산속의 두사람   - 용혜원

 

비가 아무리 줄기차게
쏟아진다 하여도
우산 속에서 나란히 걸을 수 있다면
사랑은 시작된 것입니다.

발목과 어깨를 축축이 적셔온다 하여도
비를 의식하기보다
서로의 호흡을 느끼며
주고받는 이야기가 무르익어 간다면
사랑은 시작된 것입니다.

빗소리보다 때로는 적게
빗소리보다 때로는 크게
서로의 목소리를 조절하며
웃을 수 있다면
사랑은 시작된 것입니다.

우산 속에서 서로 어색함이 없이
어깨와 어깨 사이가 좁혀지고
두 사람의 손이 우산을
함께 잡아도 좋다면
사랑은 시작된 것입니다.

우산 속의 두 사람은
사랑 여행을 시작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 내리는 날이면    - 원태연

 

비 내리는 날이면
그 비가 촉촉히 가슴을 적시는 날이면
이 곳에 내가 있습니다
보고 싶다기보다는
혼자인 것에 익숙해지려고

비 내리는 날이면
그 비가
촉촉히 가슴을 적시는 날이면
이곳에서
눈물 없이 울고 있습니다

 


 

비가   - 유하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비 오듯 그립습니다
한 방울의 비가 아프게 그대 얼굴입니다
한 방울의 비가 황홀하게 그대 노래입니다
유리창에 방울 방울 비가 흩어집니다.
그대 유리창에 천갈래 만갈래로 흩어집니다.
흩어진 그대 번개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흩어진 그대 천둥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내 눈과 귀, 작달비가 등 떠밀고 간 저 먼 산처럼

멀고 또 멉니다.
그리하여 빗속을 젖은 바람으로 휘몰아쳐가도
그대 너무 멀게 있습니다.
그대 너무 멀어서 이 세상
물밀듯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빗발치게 그립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가을비      - 도종환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읍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

 


 

 

 

 

우산      - 도종환

 

혼자 걷는 길 위에 비가 내린다.
구름이 끼인 만큼 비는 내리리라.
당신을 향해 젖으며 가는 나의 길을 생각한다.
나도 당신을 사랑한 만큼
시를 쓰게 되리라.
당신으로 인해 사랑을 얻었고
당신으로 인해 삶을 잃었으나
영원한 사랑만이
우리들의 영원한 삶을
되찾게 할 것이다.
혼자 가는 길 위에 비가 내리나
나는 외롭지 않고
다만 젖어 있을 뿐이다.
이렇게 먼 거리에 서 있어도
나는 당신을 가리는 우산이고 싶다.
언제나 하나의 우산 속에 있고 싶다.







2,680 2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