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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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가슴아픈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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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8-09 ㅣ No.5262

8월 9일 연중 제18주간 토요일-마태오 17장 14-20절

 

"주님, 제 아들이 간질병으로 몹시 시달리고 있으니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세상에서 가장 가슴아픈 일>

 

세상에서 가장 가슴아픈 일이 있다면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일일 것입니다. 그도 아니면 시시각각 죽음의 길을 걸어가는 자식, 회생 불가능한 불치병에 걸린 자식 앞에서 그저 속수무책으로 지켜만 보고있어야 하는 일이겠지요.

 

"단장(斷腸)"이런 말이 있습니다. 장이 토막토막 난다는 말입니다. 사냥꾼들에게 생포되어 끌려가는 자신의 새끼를 눈앞에서 뻔히 보고만 있어야 했던 어미원숭이의 마음은 찢어질 것만 같았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안절부절 하던 어미원숭이는 사흘밤낮을 울부짖고 펄쩍펄쩍 뛰다가 죽게 되었는데, 너무도 애간장이 탔던 나머지 장이 다 토막토막 났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아이, 오랜 세월 간질병으로 고생하는 아이 아버지의 마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효약도 없던 시대 간질병으로 인해 하루하루 죽어 가는 아들을 그저 바라만 보고있어야 했던 아버지의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 갔습니다.

 

불 속에 뛰어들기도 하고 물 속에 빠지기도 하는 증상을 봐서 아이의 상황은 상당히 심각했습니다. 이미 중증이었습니다. 수시로 넘어져 온 몸은 성한 데가 한군데도 없었습니다. 수시로 뒤로 넘어가면서 입에 거품을 무는 아이, 간질병으로 인해 하루에도 수만 개씩의 뇌세포가 죽어가던 아이의 모습에 아버지의 가슴은 철저하게도 내려앉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아무런 대책 없이 쳐다만 보고 있다는 것은 차마 못할 짓이었습니다.

 

물론 아버지로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을 것입니다. 가산을 다 탕진하면서까지 좋다는 데는 다 다녀봤을 것입니다. 급하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고 아버지는 아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써봤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노력이 다 허사였습니다. 아이의 증세는 점점 심각해져만 갔습니다.

 

당시 아버지의 마음은 오직 한가지였겠지요. "차라리 내가 아이 대신 아팠으면"하는 마음 말입니다.

 

자식이 앓고 있는 심각한 병고로 인한 아버지의 슬픔, 안타까운 마음, 갈기갈기 찢어지는 마음은 마침내 하늘에까지 닿습니다.

 

아버지의 자식을 위한 간절한 마음은 자신도 모르게 발길을 예수님 앞으로 이끕니다. 이제 더 이상 체면도 부끄러움도 없이 만듭니다. 예수님 앞에 털썩 무릎을 꿇게 만듭니다. 그저 간절히 외칩니다.

 

"주님,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결국 아버지의 간절한 기도는 예수님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치유의 원동력이 됩니다. 결국 치유의 원천은 사랑이며 자비입니다. 열정입니다.

 

병의 회복을 위해서 약물치료도 좋습니다. 물리치료도 좋습니다. 심리치료도 좋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치료 가운데서 가장 좋은 치료는 사랑이란 약에 의한 치료입니다.

 

고통 중에 있는 한 인간을 향한 측은한 마음이 결국 기적을 불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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