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와 안경
70년대 초, TV가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았을 시절 라디오 프로에서 들은 두편의 재담(신식 말로 개그)이
아직도 생각 납니다.
재담 1, 시험공부하다가 한 학생이 "춘원 이광수가 무어 썻지?"하고 묻자, 다른 학생이
"응, 똥그란 검정테 안경 썻지 !"
춘원 이광수님, [사랑],[흙] 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기셨지만 안타깝게도 말년에
가야마 미쓰로[香山光郞]라고 창씨개명을 하고 일제의 나팔수가 되었습니다.
재담 2, 구걸하던 거지가 길에서 예쁜 노랑 빵떡모자를 하나 주었습니다. 어느 가게
쇼윈도우에 모자 쓴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비추어 보더니 아무래도
안 어울리는지 한다는 말이 "에이 ! 그지 같애 !"
써서 안될 글을 쓰거나, 써서 안 어울리는 모자(감투)를 쓰면
훗날 쓴 맛을 보게 됩니다.
- 끝-
이강길
귀소 김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