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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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6129]조규성님께,설마설마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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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starkid67] 쪽지 캡슐

2000-12-24 ㅣ No.16142

조규성님의 글을 읽었습니다.

많은 부분은 수긍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곰곰히 생각해봐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아래 내용입니다.

 

- 문제는 타결되는 날이었습니다. 새벽 5시30분 경 타결소식이 알려지고 해산결의를

  하고 철수하는데, 15,000여명을 덮어주고, 깔아주던 그 많은 스트로플과 겹겹의

  비니루, 기나긴 뽈대 및 막대기 등은 조합원이 휴대해서 가져나갈 수 없는부피

  였다는 점입니다.(트럭으로도 몇차 분량이었을 것입니다.)  당연히 집행부에서는 청소

  용역회사를 부르려 했겠지만, 성탄절을 앞둔 성당사무실에서는 당장 있는 직원들로

  청소에 나섰으리라고 추측합니다. 물론 모신문사에는 그 사이 사진을 찍었구요.

 

저는 그날 타결되던 그날, 그 전날밤부터(전날 대학생들 나와서 격려한다고 단상위에

올라왔었죠. 그후 마이크 잡은 집행부의 어느 분이 ’대학생은 말을 참 잘하는데

자신은 말주변이 별로 없다’고 하셨죠? 그리고 새벽에 영화 보셨죠?)부터

오후 2시15분까지 그리고 오후 6시부터 저녁 11시50분까지

건너편 사무실에서 여러분의 움직임을 고스란히 본 사람입니다.   

 

"조합원들이 갈 수 없는 부피였다."  맞습니다.

 

그런데 갖고 갈 수 있는 쓰레기도 하나도 안갖고 가셨습니다.

아침에 보니 집에 가는 분들, 손에 손잡고 자기짐만 갖고

일사분란하게 해산하더군요.

 

제가 위에 언급한 시간중

한국통신 노조 쓰레기 처리를 위해 노조측에서

성당에 남아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굿뉴스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서, 그래도...

수시로 창밖을 바라보며 15,000명중에 누가 남아있겠지했지만,

설마 설마...하면서

2시경 외출하는 길에 일부러 성당 정문 앞까지 올라가봤습니다.

 

쓰레기 앞에서 망연자실한 사람은

성당사무실 분들, 가톨릭회관 분들, 그리고 신부님들뿐이었습니다.

 

도시락차가 오면 일사분란하게 밥박스를 들고

일렬로 줄서서 올라가시던 분들,

로얄호텔 가로등 밑에서 담배 피우던 분들,

농성중 잠시 빠져나온 것인지 이탈자인지

성당 옆 신선설렁탕집에서 설렁탕 드시던 분들.

 

다들 어디가셨나요?

4박5일 동안의 농성으로 몸과 마음 모두 피폐해졌으리라는 점 압니다.

 

그러나 ’한국 굴지의 기업 한국통신 노동조합 집행부’라면

뒷처리요원 10여명 남겨놓고 청소용역회사의 마지막 트럭이 갈때까지

그 자리에 있어야하지 않았나요?

 

성능 좋은 스피커와 복면아저씨들은 지휘 잘 하시는데,

왜 쓰레기 뒷처리요원 남기지 않아

평생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기는지 ’한국통신 노조 집행부’의

수준을 의심케합니다.

 

오후 2시경, 강남쪽에 외출하기 위해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가슴에 표찰을 달고 청소차를 관리하는 분들,

설마설마..그 표찰에 ’한국통신’이라고 씌여있겠지했지만

성당분들이었습니다.  

 

그때 성당 입구 계단 가운데에서 한 청년이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소리치는 것이 아니라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치워도 치워도 없어지지 않는 쓰레기들을 보다가,

울음 터지기 직전의 목소리로 하늘에 대고 외치더군요.

 

"너희들, 죽을 때까지 저주할거야~~~~~!!!"  

 

외출후 6시경 어둑어둑해진 성당을 지나는데

낮에 울부짖던 청년은 그 시간까지도 쓰레기더미와 씨름을 하고 있었습니다.

 

조규성님 글 올리신거 감사한 마음으로 잘 읽었습니다.

다른 부분은 몰라도 쓰레기에 대한 부분은

안생길 수 있었음에도 일부러 남기고 간듯한 인상의

한국통신 노조(특히 집행부)의 큰 실책입니다.

 

한국통신 집행부 전화번호를 알려주십시오.

여러분들이 승리의 기쁨을 누리며 축배를 드는 동안

하늘을 향해 울부짖던 청년의 얼굴을 본 사람으로 혼내주렵니다.

제 글을 그대로 한국통신 노조 집행부에 전달해주십시오.

 

그리고, 은행노조가 29일날 명동성당 앞에서 집결한다는 설이 있던데,

이번에는 제가 성당앞에서 돗자리 깔고 누울 생각입니다.

여기서 집회를 하려면 나를 밟고 가라고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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