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자유게시판

조승연님의 글에 가슴을 조리며..

스크랩 인쇄

구본중 [amor11] 쪽지 캡슐

2002-06-11 ㅣ No.34891

안녕하세요?

구본중(세례자요한)입니다.

 

님의 글을 읽으며 눈에 눈물이 글썽 거렸습니다.

갑자기 제가 살아온 한토막의 삶이 고통 가운데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고통도 이겨내지 못할 고통은 하느님께서

주시지 않는 다고 하더군요..하지만

제 생각에 고통자체는 동시에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이웃을 사랑하지 못하는 죄도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더 이상 큰고통이 저와 저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다가 오지 않도록 예수님의 구속의 피로써 막아 주시길

예수성심께 기도 바치면서 글을 씁니다.

 

사회에 첫발을 딪기 전에 어머님은 취장암에 걸리셨지요..

군 제대하고 공부 좀 한답시고 어영부영 서울에서 세월만 보내고

있는데 시골에 계신 어머님이 취장암에 걸렸답니다.

 

병원에서 수술을 안하면 3개월을 사시고 수술을 하면 6개월을

사신다고 하더군요...

저와 둘째 형님은 수술을 안하시길 바랬습니다.

어머님의 그때까지의 삶이 엄청난 가난의 어려움을 살아온 삶이기에

당연히 예수님께서 데려 가시면 천당에 가셔서 편안히 쉬실 것으로

확신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많은 형제분들이 수술를 하기로 결정했고요.

 

그러는 바람에 집을 비우게 되어 놀고 있는 제가 집을 지키기로 했지요.

어머님이 암에 걸리셨다는 소식은 삽시간에 모든 친척과

동네에 알려지고 많은 분들이 기도를 하고 했습니다.

어느 대고모님은 어머님이 불쌍하다고 본인이 나이가 많으시니

제발 당신을 데려 가고 대신 어머님를 살려 달라고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 했다더군요..

또한 성당에서도 너무나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셨습니다.

 

어머님이 수술을 받기 위해 서울성모 병원에 계시니..

쓸쓸한 집에는 먹을 것 조차 없더군요..

그때까지도 아버님은 술에 쩔으셔서 집에는 신경도 안 쓰시고

집에는 먹을것 이라고는 쌀과 고추장밖에 없었습니다.

하루는 너무 배고파 하늘을 쳐다 보며 언제쯤 맛있는 먹을 것이

생길까? 를 생각했습니다.

물론 집에는 밥에 물 말아서 고추장에 밥을 먹을 수도 있지만

그것도 한두번이지요..라면을 끓여 먹고 싶어도 돈이 없었습니다.

그날 저녁 아버님이 집에 들어 오시더니 울며서

"나는 네어미 죽으면 나도 따라 죽을련다"

"네어미 고생 엄청하셨다."

그 다음날 일찍 아버님은  어머니를 곁에서 간호한다며

서울로 떠나셨지요.

 

어머님은 수술이 잘되고 해서 6개월이 아니라 지금도 저와 함께

살고 계십니다.(그후 고모님도 오래 사셨습니다.)

저는 무슨 일이든 해서 돈을 벌어야 하겠는데 일자리가 없더군요..

어떤분 한테 제가 일자리가 없어 일을 못하고 있다고 했더니

웃으며 일자리는 많은데 사람들이 쉬운 일을 찾기 때문에

없다고 하더군요. 저는 솔직히 일자리가 없었습니다.

밥만 먹여 준다고 해도 일을 하겠는데..

인문고 졸업에 자격증도 없는 저를 아무도 일을 안 시켜 주더군요.

그 어떤 분이 그럼~ 이런 일도 할 수 있느냐며

김포의 메라민공장을 소개 시켜줘서 일년간 1000만원을 모았습니다.

월급 40만원에 어떻게 1000만원을 모았냐구요^^

 

저는 제가 살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돈이 없으면 여자도 만나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돈이라는 것이 벌기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요..

콩을 코속에 집어 넣고 익을때 까지 기달려야

돈이 되어 나온 다더군요..

 

처음 그 공장에 들어갈 때 결심하기를

"집을 살때까지.. 혼인할때 까지..결코 이회사를 안나간다"

라고 결심을 하고 일년에 500만원 모으기로 들어 갔습니다.

일단 모든 사람들에게 광고를 했습니다.

내가 일년에 500만원을 모으겠다.라고 큰소리를 치고 다녔는데.

모두 제이야기에는 관심 조차 없더군요..

저랑 좀 친한 아는 형이(같은 천주교신자라고 해서 친해짐)

자기형이 여기서 일했는데 일년에 300만원 모았다고

엄청 짠돌이 라고 술담배도 안하고 저축만 했다고

사장님한테 칭찬 받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1년에 천만원을 모았습니다.

 

< 1년에 1000만원 모으기...>

월급: 아침8시~오후5시30분-40만원*12개월=480만원.

보너스:400%               40만원*3개월 =120만원

잔업수당:가끔오후6시부터~ 밤12시까지

             오전6시부터~아침8시까지

                          약15만원*12개월=180만원

은행이자+국민연금+퇴직금=나머지액수=1000만원

 

어떻게 생활했느냐고요..

기숙사에서 주는 밥만 먹었고요. 기숙사에서 자고 밤참으로 주는 라면만

먹었습니다. 라면이 떨어지면 다른 사람들이 라면을 사서 끓여 먹고

있으면 와서 함께 먹자고해도 안 먹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걸 먹으면 저도 사서 끓여 줘야 하니까요..

한번은 회사직원 모두가 회식이라고 나이트클럽에 간다는 걸

저는 안갔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한명이라도 빠지면 아시지요..

저는 이렇게 살았습니다.   

1년 365일을 회사에서 살았습니다.

추석날도 회사를 지켰지요..잔업수당을 주더군요.^^

머리는 안 깎고 뒤로 묶었습니다.

신발은 누가 버리고 가는 것을 신었습니다.

양말도 너무 많았습니다. 일주일도 안 신은 것을 쓰레기장에 가보면

너무나 많이 있었습니다. 구멍도 안났고요. 그걸 주어다가 빨아서

신었습니다.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네요..

세면장에도 모르는 잠바가 몇일씩 걸려 있어 직원들에게 물어보면

몇일밖에 일도 별로 안한 사람이 놓고 그냥 퇴사했답니다.

그런 사람들은 두번 다시 회사에 안 나타난다 더군요.

사장님이나 기타 누가 그걸 버리려고 하면 제가 그걸 입었습니다.

메리야스도 마찬가지였지요..

신발은 떨어지고 머리는 길어서 말 이라고 놀리더군요..

 

공장 일은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하루 버티기는 일년을 평범하게 보내는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는 병들어 병원에서 편안하게 죽기 보다는 일하다가 쓰러져 죽는 것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힘들어 죽을것 같으면  쓰러져서 병원에 가는것 보다

속으로 빨리 죽기를 간절히 바랬었지요. 지금까지 벌어논 돈도 아깝지만

가난 때문에 짓는 죄가 얼마나 큰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었지요..

이러다가 의지가 약해  여자라도 생겨서 혼인하여 가난하게 출발했다가

가난도 대물림 하기보다 차라리 저 혼자 죽기를 바랬습니다.

가난하게 자라온 저는 가난하여 저지른 죄들을 수도 없이 보아 왔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겠지요..저처럼 이렇게 살면 왕따 ..

1년에 2백원 썼습니다.2백원은 왜?썼냐구요..

아마 한여름 8월쯤 이었을 겁니다.

엄청 더웠는데 몇몇이서 자기들만 아이스크림을 사서

자기들끼리 먹더군요..차리리 먹지 말던가 먹을려면 모두 사서

함께 먹던가? 그래서 저는 모두 먹을 수 있는게 뭘까?를

생각해 보니 껌이더군요..껌 두통을 사서 한개씩 거기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습니다.^^  

 

그랬습니다.

단 한번도 월급을 제손으로 쓴적이 없었습니다.

월급날 저는 여직원이 오라고 하면 "은행 아시지요"

라고 했고 여직원은 "통장은 확인하셔야죠."라고만 했죠..

 

그때도 TV에서는 월급 올려달라고  데모하는 모습이 매일매일

비추어졌지요..저는 이해 할 수가 없더라구요..

그렇게 많은 돈들을 벌면서 더 올려 달라고 생 난리들을 치니..

 

저처럼 이렇게 살면요..사장한테는 엄청 구박받게되여..

전무님한테는요..본인도 나처럼 살았다고

처음으로 누구를 자기집에 초대한다면서 중동에 집샀다고

저를 집에 초대해서 식구들을 소개시켜 주더군요..

 

반응이 좋으면 (계속)..반응이 안 좋으면 이것으로(끝)...

 

 

 

 

 

 

 

 

 

 

 

 

 

 

 

 

 

 

 

 

 



611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