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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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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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02-08-16 ㅣ No.37347

 

 예전에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노래를 많이 부른 적이 있습니다.

노래의 곡조도 좋았고, 가사의 내용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나의 사랑아 이제 네 눈을 떠봐요, 삶의 참된 의미를 찾아보아요.

네가 올라있는 그들은 너의 사랑 이젠 내려와 모두 함께 노래불러.

네가 추구하던 세상의 허황된 것 허공에 쌓아진 시기와 질투의 탑 일뿐

오욕과 싸우면서 세상의 아름다운 사랑 이루어요.

너 비록 추한 몰골에 자그마한 애벌레이나 너 죽어 사라질 때

그 위에서 떠 나르는 한 마리 나비 되어 들판에서 피어있는 이 꽃들에게 희망을..."

 

 요즘은 꽃들에게서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우리 성당 화단에는 꽃들이 많이 있습니다. 장미, 해바라기, 접시꽃, 코스모스, 채송화, 국화, 봉숭아 그리고 제가 아직 그 이름을 모르는 꽃들도 많이 있습니다. 성당 화단의 그 꽃들은 저마다 나름대로의 향기와 색이 있고 그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장미가 미용실에 가서 해바라기 스타일의 모습으로 바꿔달라고 하지도 않고, 채송화가 봉숭의 모양의 색깔로 염색을 하지도 않고, 국화가 접시꽃처럼 키가 크길 바라지도 않습니다. 모두가 제 모습으로 우리 성당을 그렇게 예쁘게, 곱게 꾸미고 있습니다. 모두가 장미가 아닌 것이, 모두가 코스모스가 아닌 것이 흠이 되지 않고 그것이 가슴 아픈 일도 아닙니다.

 

 며칠 전 텔레비젼 뉴스에 이런 이야기가 보도되었습니다. '성형 수술 중독증'이란 이야기입니다. 아름답게 보이고 싶어서, 자신의 허물을 덮고 싶어서 자신의 얼굴에 '칼'을 대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이야깁니다. 아무리 성형 수술을 해도 만족스럽지 못하자 결국은 정신병원으로 가는 사람도 있다는 그런 씁쓸한 보도였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아니 남성까지 포함해서 외모가 인생의 성공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래서 외모를 가꾸고 고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다고 합니다.

우리 성당의 꽃들이 들으면 자다가도 웃을 일이지만 바로 그런 현실이 저녁 9시 뉴스에 보도되고 있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저도 저의 외모에 대해서 생각한 적이 더러 있습니다.

조금만 키가 컸으면 하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나이를 조금씩 먹으면서 나오는 아랫배가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체가 조금만 더 길어서 그래서 양복을 입었을 때 폼이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그리곤 거울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 얼굴에 이 외모에 나만의 특성과 개성은 없을까! 잠시 웃어도 보고 찡그려도 보고 그리곤 씩 웃으며 거울 앞에 비추인 저의 모습을 보며 이야기합니다. "이 정도면 되었다."

 

 

 가끔씩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그 동안 삶의 긴 여정이, 희노애락 세상사가 그 얼굴에 그대로 드리워져 있지 않겠습니까! 이제 거울을 보시면 한번 씩 웃으시고 그 거울 앞에 보여진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너희는 바른 길을 걷고 옳게 살아라'고 하시지, 성형수술을 하고 너의 외모를 고치라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외국인이라도 나를 섬기고, 나의 계약을 지키고 나를 사랑한다면 나는 그들을 나의 거룩한 산에 불러다가 나의 기도 처에서 기쁜 나날을 보내게 하리라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구원하시고자 하는 사람은 특정한 외모나, 얼굴의 모습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께 순종하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의 가르침에 얼마나 충실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능력을 보여 주실 때, 훤칠한 키와 근육질의 몸매를 보시고 능력을 보여 주신 것은 아닙니다. 늘씬한 몸매와 오똑한 콧날, 쌍커플을 보시고 능력을 보여 주신 것도 아닙니다. 얼마나 깊이 주님을 신뢰하고, 주님을 따르는가를 보시고 당신의 능력을 보여 주셨습니다.

 

 저마다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고유한 색과 향기를 내는 저 꽃들이 저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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