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7일 (목)
(녹)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반석 위에 지은 집과 모래 위에 지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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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서울역에서 만난 아저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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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태 [christmaria] 쪽지 캡슐

2003-05-09 ㅣ No.51994

+ 하느님의 사랑

 

  서울에 볼일이 있어 다녀왔습니다. 서울역 앞에서 목발을 한 한 젊은 청년

 

이 다가오시더니 인사를 꾸벅하시고는 음료수를 사드리고 싶다고 하시더군

 

요. 자세히 보니 오른쪽 다리가 없으셨습니다. 입에선 술냄새가 진동을 하

 

고.... 그래서 음료수를 사 달라고 하는가보다 생각하고는 음료수를 사 드릴

 

려고  하니 잠깐 이야기를 좀 했으면 한다고 하시길래 잠시 앉아서 이야기

 

를 했습니다. 은평의마을에 계셨으며 저를 안다고 하시더군요.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너무 반갑다고 하시구요.

 

다리는 자살을 하려고 달리는 기차에 뛰어들었다고 하더군요.

 

생의 의미가 없다하면서.....

 

기어이 제게 음료수를 대접하시겠다기에.... 거절하는 것이 예의가 아닌것

 

같아 받아 마셨습니다. 젊고 멋지고 잘생긴 그 청년에게 뭐라 할 말이 없었

 

습니다. 다시는 죽으려고 하지 말고 열심히 잘 사시라고.... 의족을 하면

 

다시 걸을수 있고 예전처럼 살 수 있다고.....  알았다고 하시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셨지만 발걸음이 잘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서울역 광장 한 켠에 다다르자 아저씨 세분이서 오붓하게 술잔을 기울이시

 

다가 저를 보고는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악수한 손을 놓지 않으며 신세 타령을 하시는 아저씨들....

 

"또 이렇게 망가졌네요. 죄송해요. ! "

 

"술을 마시지 않을 수가 없어요 ! "

 

"죄를 너무 많이 지어서 그런가봐요 !"

 

그분들은 은평의마을에서 하나같이 누워계시는 환자분들 씻기고 입히고 먹이시고...

 

그렇게 열심히 착하게 잘 사신분들이었는데......

 

이젠 더 이상 방황하지 말고 더이상 망가지지 말고 녹색농원에 오셔서

 

사람다운 삶을 사셨으면 하는 바램 간절합니다.

 

녹색농원이 서울역의 우리 아저씨들에게 희망의 집이 되었으면 합니다.

 

방송에서는 "광주행 열차가....  부산행 열차가....." 들려오고 모두들 어디

 

론가 떠나기 위해 그리고 어딘가에서 바삐 오시고 계셨건만 우리 아저씨들

 

은 갈곳도 오라는 곳도 없이 그곳에서 이미 도착된 그곳에서 술잔을 기울

 

이고 계셨습니다. 이제는 우리 아저씨들이 녹색농원이라는 기차를 타고

 

자립이라는 부푼꿈을 안고 희망찬 내일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힘차게 힘차

 

게 달려가셨으면 합니다. 다시 일어나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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