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7일 (목)
(녹)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반석 위에 지은 집과 모래 위에 지은 집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사랑해요 아버님!!! 오래 사셔야해요 ...♡

스크랩 인쇄

김성보 [matiasb] 쪽지 캡슐

2008-10-29 ㅣ No.39625

 
 
 
 
 
* 사랑해요 아버님... 오래 사셔야해요... 


 안녕하세요?  33살 주부입니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분가해서 살고 있는데
올 초 남편은 혼자 사시는 아버님을 모시자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어느 누가 첫마디에 좋다고 할 수 있겠어요?


그 후로 우리 부부사이에 다툼이 많아졌어요.
형님도 계신데 왜 우리가 모시냐는 말에 남편은 어느 날 술을 먹고 들어와
눈물을 흘리며 얘기하더군요.

아버님은 개구쟁이였던 남편의 뒷수습 전담이셨대요
한번은 골목에서 놀고 있는데 트럭에 받힐 것을
아버님이 대신 부딪히셨는데 지금도 오른쪽 어깨를 잘 못쓰신데요.

그 몸으로 60이 넘도록 막노동 일로 가족을 부양하셨다고...
오랜 막노동 생활로 시멘트 독이 손에 남아 겨울만 되면 손이 갈라져 많이 아파하신다고요.

<어떡합니까! 저렇게 까지 남편이 말하는데...>


한 달 150만원 월급으로 살림을 하는데
아버님 오시면 아무래도 반찬도 신경을 써야하고
당시 임신 3개월로 걱정도 됐지만 가봐야 짐만 된다는 아버님을 설득해 모셔왔습니다.

집에 온 아버님은 늘 미안해하셨어요.
가끔씩 고기반찬이나 맛있는 거 해드리면 일부러 안 드시고
임신한 저나 늦게 퇴근하는 남편이 먹도록 남기십니다.

하루는 장을 보고 왔는데 걸레질을 하고 계셨습니다.
놀라서 뺏으려고 하니 괜찮다 하시면서 끝까지 청소하시더라고요.

하지 말라고 몇 번 말씀드리고 뺏어도 보지만 그게 편하다는 아버님 마음 제가 왜 모르겠어요.
이 못난 며느리 눈치 보시는 것 같아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제는 정말 슬퍼서 펑펑 울었어요.

한 달 전쯤부터 아침에 나가시면 저녁때쯤 들어오셨어요.
놀러 가시는 것 같아서 용돈을 드려도 받지 않으시고 웃으면서 다녀올게 하시면서 매일 나가셨습니다.

어제 아래층 주인집 아주머니께서
"이 집 할아버지 유모차에 박스 실어서 가던데~"
이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며칠 전부터 저 먹으라고 사 오신 과일과 과자들이 아버님께서 어떻게 가져오신 것인지...

아들집에 살면서 돈 한 푼 못 버는 게 마음에 걸리셨는지
불편한 몸 이끌고 박스를 주우시면서 돈을 버셨더라고요.

저는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이리저리 찾으러 돌아다녀도 안 보이시고 너무 죄송해서 엉엉 울었습니다.

우리 아빠도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신 아빠 생각도 나고 해서 한참을 펑펑 울었습니다.

남편한테 전화해서 상황을 말하니
아무 말도 못 하더군요.

평소보다 일찍 들어온 남편이 찾으러 나간 지 한 시간쯤 남편과 아버님이 함께 들어왔습니다.

오시면서도 제 눈치를 보시고 뒤에 끌고 오던 유모차를 숨기십니다.

오히려 죄송해야 할 건 저인데요.
달려가서 아버님께 죄송하다며 손을 꼭 잡고 또 펑펑 울었습니다...

그때 아버님 손을 처음 만져봤습니다.
심하게 갈라지신 손등과 굳은살 배인 손에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밥 먹는데도 아버님 손이 자꾸 보이고 자꾸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남편한테 말했습니다..
"평생 정말 친아버지처럼 모십시다.
비록 지금은 아버님께서 불편해 하시지만
언젠가는 친딸처럼 생각하시면서 대해주실 때까지 정말 잘 하자"
고요.

아버님~ 제 눈치 안 보셔도 되요!
아버님의 힘드신 희생이 없으셨다면 지금의 남편도 없잖아요.
그랬다면 지금의 저와 뱃속의 사랑스러운 손자도 없을 거예요.

저 아버님 안 싫어하고 정말 사랑해요
그러니 항상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셔야 해요~
아버님~!!! 사랑해요!!!


- 사랑해요 (새벽편지 가족) -
........................................................................

* <새벽편지>에서 모셔온 글 입니다.
(matia) 

 
 
 
 
 
* 안녕하세요?
오늘 하루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오늘밤엔 안구에 습기가 차게 만드는 가슴 찡한 감동의 글을 올립니다.
'사랑해요 아버님!!! 오래 사셔야해요' 라는 글을 올리면서 읽어 보니
저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오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는군요.

예전 같으면 시아버님을 모시는 건 맏아들의 몫이었고
또 당연한 일이없지만 요즘은 부모 모시기를
모두 꺼려하는 그런 세상이 되어버렸잖아요.

여기에 나오는 며느리도 자신의 남편이 큰 아들이 아닌데다
살아가는 살림이 빠듯해 시아버님을 모시지 않을려고 하다
남편의 설득에 의해 모시게 되는데
어른을 모신다는 건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잖아요.

모시는 사람도 힘들지만 작은 아들의 집에 와서 눈치를 보며 사시는
아버지의 그 마음을 어느 누가 헤아리겠는지요??
자식집에서 조차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는 요즘 세태가 아닌가 싶어요.

그렇지만 여기에 나오는 며느리는 마음이 착한 사람이라
이렇게라도 정성으로 모시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제가 아는 분 중에도 여섯 자식이 모두 잘 되어 있는데도
자신의 어머님을 양로원에 보내 놓은 사람도 있거든요.

우리 세대에는 자식에게 얹혀서 산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하지 말아야 하지만
자식들도 언젠가는 자신도 늙어서 같은 상황이 된다는 걸 깨닫고
부모님 모시기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것이 효도고 자식에게 가르치는 산교육이 아닐런지요.
 
사랑하는 교형, 자매님~!!!
0시가 가까워옵니다.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어야겠네요
이밤도 좋은꿈 꾸시는 복된밤 되시길 빕니다.
(matia) 
 

 * 부모 - 이미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때
겨울의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둘이 앉아

옛 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묻지도 말아라 내일날을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리라

* 詩/김소월

 



2,493 13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