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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성당은 개(犬)판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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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peterpan65] 쪽지 캡슐

2001-05-14 ㅣ No.20321

 우리 주임신부님은 개를 무척이나 사랑하신다.

 

 

주위에 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많이 보았지만 아마도 둘째가라면 서러울만큼 퍽이나 개를 사랑하신다.

 

옛날 양어장의 임시건물을 성전으로 사용할때만해도 마당엔 개들이 뛰어다녔고 우리 신자들은 누구나 그 X개들을 이뻐했고 또 개들도 잘따랐다.

 

미사중엔 강아지들이 난입,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돌아다니기에 잠시 미사를 중지, 여기저기서 난동(?)을 피우는 강아지들을 잡으려고 신자들이 같이 뛰어다닌적도 있다.

 

어찌나 잽싸게 의자밑으로해서 도망다니는지 여기저기서 의자밑을 기웃거리며 강아지를 잡으러 한바탕 난리도 피워서 신부님왈, 우리 성당은 개들도 미사를 드리러 다니는데 하물며 성당에 잘 안나오는 신자분들은 어찌 된거냐? 라는 조크로 한바탕 웃은적이 있었다.

 

또, 한참 성가대석에서 성가를 부르는데 이눔의 개새X가 성가를 부를때마다 바로 옆 창문에 와서는 "와우우~~♬!!!"하고 같이 울어 재끼다가 성가가 끝나면 거짓말같이 멈춘다.

 

그래서 우리가 창문을 열고 손짓을 하며 내쫓을려하면 이번엔 아주 시끄럽게 "멍!멍!"대며 오히려 더 소란을 피운다.

 

그래서 할수없이 우리 성가대는 개와 함께 성가를 부른적도 있다.(사상초유의 일이다.)

 

지금 새성전에도 변함없이 개판(?)이다.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외국의 유명한 개인데 영화 [돌아온 래쉬]에서 나오는 그 얼굴 길고 몸집 큰 개 두마리가 사제관 옥상에서 항상 짖기에 바쁘다.

 

성당 축구회에서 신부님 모시고 볼을 차는날에도 개는 함께 동행하여 묶어놔도 공을 달라고 지랄(?)을 떤다.

 

어찌나 공을 좋아하는지 공만 갖다주면 발광을 할 정도다.

 

하여간 우리 성당에는 인간과 개가 함께 주님을 찬양한다.(??)

 

한번은 이 개땜에 웃지못할 에피소드가 한가지 있었다.

 

우리 신부님은 개를 이뻐하는 정도가 아니라 복날에도 무척이나 이 개를 사랑하신다.

 

그래서 복날엔 거의 항상 눈이 벌개지시고 이쑤시개로 무언가를 쑤시신다.-.-

 

아마도 성당에서 어느날 갑자기 황구인 개가 없어지면 난 그 개가 누구의 뱃속에 들어 있는지 잠시 상상해본다.

 

그래서 그런지 개도 참 많이 바뀐것같다.

 

작년 여름 뛰어놀던 그 황구들은 다 어디 갔을까?(아니 누구의 뱃속에??)

 

그래서 신부님은 이젠 잡아먹기엔 아까운 외국의 비싼개들을 키우시나보다.

 

한번은 신부님께서 외국의 비싼개중 에스키모인들이 썰매 끄는데 사용했던 그 늑대 비스무레하게 생긴 개를 키우신적이 있었고 워낙에 애지중지 하셨다.

 

그런데 그만 한여름날 이 개를 잃어버리신것이다.

 

신부님은 만사 제껴두시고 이 개를 찾아 온동네를 땀을 뻘뻘 흘리시며 이잡듯이 뒤진적이 있었다.

 

이렇게 개를 찾아 힘들게 돌아다니신 신부님의 모습을 보며 우리의 추측은 두가지였다.

 

한가지는 정말 그 개를 사랑한 나머지 어떻게하든 찾기 위해서 이고 또, 한가지는 나도 아직 맛을 못본 개를 어느놈이???

 

둘중에 어느걸까?

 

아마도 그건 신부님만이 아는 진실이리라.

 

어쨌든 이 개를 찾아 헤매이시다가 누군가에게 연락을 받으셨다.

 

그것은 다름아니라 늑대같은놈이 돌아다니는것을 보고 성당 근처에 있는 어느 영양탕집에서 이 개를 잡아 놓은것이다.

 

물을 끓이고 된장을 준비하고 온갖 들깨와 깻잎을 다듬던중, 이 개가 옆에 있는 성당의 신부님이 키우는 개라는 정보를 듣고는 물속에 넣기전에 성당으로 연락을 한것이다.

 

구사일생으로 이 개는 한국이란 땅에 들어왔다가 처참히 갈뻔한 운명 앞에서 주님이 구해주신 셈이다.

 

그런데 그 이후의 신부님의 행동은 정말 두고두고 우리가 웃을만 했다.

 

보신탕집에서 개를 찾아주었으니 얼마나 고마운가...해서 답례겸 그 집을 일부러 찾아가 한여름날 무언가를 배를 두들겨 가면서 드시고 오신적이 있다.

 

그러니까 이 상황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개를 잃어버려서...개를 찾아준 사람은 다름아니 개의 저승사자인 보신탕집 주인...그게 고마워 개를 사랑하시는 분이...개를 먹어준걸로 감사를 대신했다????

 

@.@;; 오잉??

 

아무튼 날씨가 점점 또, 더워져가고 있다.

 

갑자기 성당에 있는 그 비싼개를 쳐다본다.

 

무사하길...

 

우리 주임신부님은 개를 무척이나 사랑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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