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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전청구와 최문화를 못박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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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senuri] 쪽지 캡슐

2001-10-28 ㅣ No.25844

유감입니다.

이 야심한 시간에 이런 글을 쓰게 되서...

어쩌면 어떤 분 말마따나, 사제들을 비방하는 글을 통해

조회수나 올리고 소영주의나 만족시켜 보려는 사람이 저인가 봅니다.

 

하지만...

해야할 말을 감출 수는 없기에

아픈 마음으로 몇자 적어 봅니다.

 

1. 왜 용기인가 모르시겠습니까?

 

저를 보시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정원경 자매님으로 부터 그토록 욕을 먹으면서도

감히(!) 실명을 대고 있지 못한 저를 보면 아실 수 있지 않습니까?

 

아직 우리 사회는 ’남 다른’ 사람을 관대하게 바라볼 줄 모릅니다.

아니 어찌 우리 사회에만 해당하는 일이겠습니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것’을 더 좋아하고

거기서 편안함을 느끼는 법입니다.

 

그러기에 많은 내부 고발자들이 자기 조직 내부로 부터

커다란 소외와 시련을 경험하게 마련입니다.

 

당장 이 게시판에 많은 분들이 그를 가리켜 교회의 적이요,

하느님이 선택한 사제를 모욕하는,

곧 하느님께 도전하는 자라 손가락질 하고 있지 않습니까?

 

교회 안에서 얻은 알량한 자리나마 내놓기 아까워 하는 저로서는

그를 용기있는 사람이라 평가합니다. 비록 그 안에 치기어린 실수가 있고

다듬어 지지 않은 분노가 있다 할 지라도 그는 용기있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몇분간 자판이나 두드리며 한 사람을 비방하는 이들에게

용기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전청구님의 글은 단순히 추문을 공개한 것이 아닙니다.

그랬다면 싸구려 주간지로 여겨버렸겠지요.

 

제가 읽은 것이 정확하다면 그는 추문 자체가 아니라 그 추문이 처리되는

과정에 항의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2. 정원경님께 올리는 글.

 

정원경님이 25836 글에 달아 놓은 댓글을 보니

아마 제가 나타나기만을 벼르고 계셨나 봅니다..하하

 

도둑이 제발 저린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거기서 은연 중에 묘사한 사람이 저인듯 한데..^^

죄송합니다만, 저는 님과 계속 토론을 하고픈 마음이 없었습니다.

 

님과 제가 갈라서는 부분은 객관적 사실에 관한 것이 아니라 가치관의 문제이고

그런 것은 토론으로 해결할 수가 없으니까 말입니다...게다가 저는 자매님의 상대가

못됩니다...^^ 그래도 논적에 대한 예의상 몇가지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혹여 이 글이 자매님의 노여움을 사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계속 하시겠다면 저에게 메일을 쓰시지요...^^

 

우선 25836 같은 글에 댓글을 달지 않는 까닭은 이미 님 같은 분이 계시기 때문이고..

(제가 할 이야기를 다하셨으니...^^)

 

다음으로 실상 참견하고 가르치는 사람은 자매님이셨음을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자매님께서는 스스로 객관적이라고 하시면서도 전청구 형제의 글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올린 대부분의 글에 댓글을 달아서 그들을 훈계하고 타이르지 않으셨습니까?

제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제 글에도 그러셨지요....?

 

세번째로 님이 법학을 전공했고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아픔을 많이 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공감이겠지요...의사보다 환자의 고통을 많이 아는 사람들이

어디있겠습니까? 그러나 그들은 의료대란 시기에 환자들 겪을 떠나지 않았습니까?

아는 것과 진실로 공감하는 것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네번째로 님이 추구하는 ’실체적 진실’의 토대가 얼마나 앙상한가는 님의 글로 부터

여실히 드러납니다. 님이 사제들을 비판하는 글을 우선 의심하는 이유가 님의 개인적 체험

때문이라면 저는 그 반대되는 수 없이 많은 사례들을 제공해 드릴 수 있습니다.

 

또 님께서는 제가 언급한 그 섬과 관련해서 나중에 그 섬 신자 몇 사람들을 만났고 그 신부님을

만났더니 그때 올라온 글을 믿지 않은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만난 신자들은 어떻게 된 겁니까?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까요? 무엇때문에?

님이 만났다는 그들은 사실을 말한다고 어떻게 확신하십니까? 사실 저는 님이 만난 이들이

어떤 사람들인지까지 대충 짐작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그 글의 의도는 악의적이었으나,

그 악의를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많은 구실을 그 신부님께서

제공한 것이 사실이었다고....(이것은 누가 잘했다 못했다 하는 것은 아닙니다..모두의 잘못이겠지요...) 객관적 진실의 편일 뿐이라고 하시면서 그토록 쉽게 어느 한편의 주장만을 받아 들이는 님의

모습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겠습니까?

 

자,  이제 마지막으로....

왜 제가 익명의 그늘에 숨어 있는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겁장이기 때문이지요...이것이 이유의 전부입니다.

그러니, 그  그늘에 숨어서 님을 괴롭힐 일은 없으니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 인간을 비겁하게 하는 현실이 교회 한 구석에는 존재하고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님이 ’객관적 사실’의 편에 서시겠다지만,

제가 약자들의 편에 서는 것은 바로 이런 비겁함을 부끄러워 하기 때문입니다.

님과는 다르게 저는 ’우선적으로’ 약자를 택합니다. 설령 그들의 진실이 10%일지라도...

 

이것은 동정도 아니고 값싼 감상주의도 아닙니다.

다만 제가 믿는 교회는 ’진실게임’을 하는 곳이 아니라 ’약자의 아픔과 눈물’이

가장 귀하게 여겨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3. 맺는 말.

 

이미말씀 드렷듯이, 저는 비겁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남들처럼 전청구를 못박아라! 최문화를 못박아라!

이렇게 외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피에 대한 책임을 제 자손에게 지우는 어리석음을 저지를 수 없기에

이렇게 욕을 먹어가면서도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사제들을 사랑하는 만큼 당신의 형제를 돌아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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