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일)
(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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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58.77.187.*]

2007-01-28 ㅣ No.4883

+ 찬미 예수님...

 

자매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인터넷 상으로 나마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한때 제가 했던 고민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듯하여 로그인하게 되었어요.

 

저 역시 무교인 집안에서 자랐지요.

아빠는 아주 어렵게 자수성가하셔서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재산과 사회적인 지위를 가지신 분이시죠.

맨손으로 시작해서 그만큼 이루신 분이시니,, 철저한 자기 확신과 자기 관리..그것들에서 비롯된 불같은 성격...

이 정도만 해도 짐작하시겠죠..?^^

게다가 개신교와 천주교의 구분도 없으신 분이신데,,  주변에서 믿는다고 자기 입으로 떠벌리면서 겉과 속이 다른,, 어떻게 믿는다는 사람들이 저럴수가 있지...?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셔서 저는 영세받는 것도 집에 안알리고 받았습니다.

 

교리공부 하면서,, 참 갈등이 많았지요.

이해하실지 모르겠지만,, 전 당시에 아무리 좋은 거여도 부모님을 속이고 있다는 죄책감이 무척 컸거든요.

게다가 성경 좀 읽어보겠다는 나름 기특한 생각으로 혼자서 성경을 읽는데,, 이런 구절이 있더라구요.

나보다 자기 부모를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적합하지 않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당시에는 그 구절이 너무 무섭더라구요.

이젠 부모님이랑 뭔가 너무 달라지는 것 같은,,,, 그것도 부모님이 싫어하는 걸 뻔히 알면서 굳이 부모를 속이고 있다는 죄책감에 영세를 안받을 생각까지 했었죠..

교리 선생님과 참 많은 상담을 했고,, 결국 영세를 받았죠.

아주 행복한 마음으로요.. 영세 전날 목욕탕가서 때도 밀었답니다.^^

 

근데,,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 분께서는 우리들 각자에게,, 가장 알맞은 때에 가장 알맞은 방법으로 부르신다고요...

지금 교제하시는 분과 결혼을 하시든지 아니면 다른 분과 결혼을 하시든지... 배우자 되실 분에게 신앙을 강요하지 마세요.

세상 아무리 좋은 것도 강요보다는 본인이 느껴서 취하게 되는게 좋은 거잖아요.

대신 자매님께서 신앙생활 열심히 하시고,, 신앙인다운 모습으로 살아가시면 하느님께서 가장 알맞은 때에

가장 알맞은 방법으로 배우자를 부르실거예요..

저를 부르신 것처럼요.

전 저희 아버지의 딸답게 철처한 무신론자였지요.

처녀가 어떻게 애를 갖어? 그것부터 못믿겠는데 어떻게 예수를 믿냐..?

이런 말을 지금은 제 대모인 친구에게 서슴없이 했었어요.

 

근데,, 그 친구 알게된지 10년째 되는 작년에,,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럴수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버스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내려야할 정류장에서 못내리고,,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렸는데

정류장 바로 앞에 성당이 있었고,, 전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게도 홀린듯이 성당으로 들어가 교리반 등록을 했어요.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저도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저를 부르시더라구요.

 

그리고 돌아보니 하느님은 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까지 다 알아서 채워주시더라구요.

제가 영세를 받아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면서 신앙이 있는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을 참 많이 부러워했는데,, 돌아보니 하느님은 저를 믿음이 없는 가정에 태어나게 하신 대신 참 많은 신앙의 조력자들을 주셨더라구요.

지금은 대모인 제 절친한 친구,, 너무나 많은 기도와 상담을 해주신 교리 선생님... 찰고 때 이런 고민들은 말씀드렸더니,, 딱 한마디로 안개와도 같은 복잡한 마음을 사라지게 해주신 보좌신부님...

 

영세 받던날,, 전 너무 행복했지만,, 내심 가장 가까운 부모님의 축하를 못받는게 서운했거든요.

근데 그것도 하느님께서 채워주시더라구요.

제 대모인 친구의 부모님이 오셨거든요. 딸 친구가 영세받는다고 직접가서 축하하기 말처럼 쉽지 않아요.

게다가 영세식에 와달라고 초대도 안한 선후배들까지 다 와서,, 제가 그날 가장 많은 꽃다발을 받았지요.^^

하느님은 다 알고 계니니까,, 알아서 해주실 거예요.

 

영시식후 식사할 때 친구 어머님께서 그러시더라구요.

니가 니네 가정의 밀알이다.. 니가 뽑힌거다...

밀알이 되기엔 아직 한참 모자란 저지만,,

불교신자이신 저희 부모님도 가장 적당한 때 적당한 방법으로 불러주시리라 믿고 있어요.

무신론자였던 저를 불러주신 것 처럼 말이지요..

자매님께도 분명 그러실 거예요.

 

배우자 되실 분이 자매님께서 성당 나가시는 건 인정하시겠다고 하셨다니 거기부터 시작하시면 되겠네요.

대신 생활로 보여줘야 하니,, 자매님께서 할 일이 더 많아지시겠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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