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7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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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함으로 자신을 평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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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2-05-20 ㅣ No.225134

 

 

한 부자가 하인과 함께 여행할 때였습니다.

어느 날 흙이 묻은 신발이 다음날에도 여전히 더러워져 있자,

하인을 불러 앞으로는 신발을 닦아 놓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하인은 또 더러워질 것이라며 불평으로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어차피 닦아 봤자 또 나들이를 하면 다시 더러워질 게 아니냐는 겁니다.

 

부자는 하인의 대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일을 마치고는 저녁을 먹게 되었습니다.

부자는 식당 주인에게 1인분의 식사만 주문을 했습니다.

 

이에 하인은 몹시도 당황해하며 자기도 함께 식사를 해야 한다면서,

주인님을 모시고 다니는 동안 배가 무척 고팠다는 시늉을 해됐습니다.

 

주인은 그런 하인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차분하게 말했습니다.

"저녁은 먹어 뭣하나? 어차피 자고나면 다시 배가 고파질 텐데."

 

사실 여행 중에는 신발의 깨끗함이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인은 주인님 신발 닦는 그 일을 아주 하찮은 일로 여겼습니다.

 

그렇지만 주인은 아주 작은 그 일마저 중요하게 여겨 최선을 다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하인은 그 작은 일마저도 게으름을 피우면서 불평만을 드러냈습니다.

그렇게 그는 작은 일을 귀찮게 여기면서 성실하게 일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흔히 등산하러 다니는 사람들에게 자주 묻는 말이 있습니다.

"어차피 다시 내려올 그 산 뭐하려 그리 힘들며 올라들 가냐

 

예수님께서는 저 유명한 약은 집사의 비유를 구체적으로 예를 드시면서,

불의한 재물마저도 자선을 통해 선행을 하라며 당부하십니다(루카 16,9-12).

 

작은 일에 성실한 이는 큰일도 성실하고 작은 일에 불의한 이는 큰일도 불의하다.

너희가 불의한 재물 다루는 데에 불성실하면, 너희에게 누가 참된 것 맡기겠느냐?

또 너희가 남의 것 다루는 데에 불성실하면, 누가 너희에게 너희 몫 주겠느냐?”

 

바오로 사도도 코린토에 보낸 첫 편지에서 우리 모두를 그리스도의 시종이자

하느님 신비를 맡은 관리인으로 여긴다면서 분명히 일러줍니다(1코린 4,1-2 참조).

무릇 관리인에게 요구되는 바는 그가 성실한 사람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네 인생사도 이처럼 다 비슷할 것입니다.

어차피 다시 배고플 것이지만 식사를 맛있게 먹고,

더구나 더러워질 옷이지만 다시 깨끗하게 세탁하며,

죽을 걸 알지만 죽지 않을 것처럼 성실히 사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기 직분에 부합되게 성실함의 잣대로 자신을 평가하십시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직분에 맞게 관대함의 잣대로 남들을 평가하십시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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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불평,게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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