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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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신부님의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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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자 [pink45] 쪽지 캡슐

2004-06-17 ㅣ No.10474

나는 낮에 혼자 집에 있을 때 평화방송을 많이 시청하는데 신부님들 중에 웃기는 분들이 있어 폭소를 터뜨리곤 합니다. 신부님이라는 특수한 신분탓인지는 몰라도 그 유머가 조금도 속되게 들리지 않고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비도 오고 날씨도 구중중하여 우울한데 신부님의 유머로 한번 웃어보시기 바랍니다.

 

 

진천성당에 계시는 김웅렬신부님의 이야기를 할께요.

중후하고 점잖은 이 신부님은 방청객을 웃기면서도 정작 자신은 미소조차 띄지 않습니다.

이 분이 하신 말씀을 대충 옮기면 이렇습니다.

 

"개신교 신자들은 물질적 은총을 엄청 많이 받는다는데 우리 천주교신자들은 왜 물질적 은총을 그들처럼 많이 못 받을까요? 이유가 있습니다. 헌금을 낼 때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개신교신자들은 십일조를 철저히 지킨다는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이 주머니 저 주머니 뒤지다가 퍼런 배추잎이 삐져나오면 '이 놈이 왜 나오고 야단이야.' 하면서 쑤셔넣고 꾸깃꾸깃한 천 원짜리 꺼내들고 봉헌합니다. 이렇게 헌금 낼 때, 낼까? 말까? 낼까? 말까? 하니까 하느님께서도 은총을 줄까?말까? 줄까? 말까? 하시지요." (와아  웃음)

 

인천교구에 계시는 조마태오 신부님은 처음 TV에 출연했다고 하면서 인사말을 합니다.

 

"수많은 새 신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가장 보고싶은 영화를 물었는데 나자렛 예수 뭐 그럴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나에게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였습니다. 그들에게 장래의 꿈을 물었습니다. 성인사제가 되는거라고 할 것 같았지만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꿈은 주임신부가 되는거였습니다. 인사드립니다. 장래 주임신부를 꿈꾸는 조마태오 신부입니다." (웃음)

소박하면서도 재치있는 그 신부님의 유머에 방청객도 나도 참 많이 웃었습니다.

 

 

김운회 주교님 서임식 때 김추기경님이 축사를 하셨는데 명동성당에 모인 신자분들 그날 정말 많이 웃었습니다.

 

"몇 달 전부터 김신부가 주교가 될 거라는 소문이  주교관에 파다해서 물었더니 준비는 다 되어 있는데 발령이 안 난다고 합디다. (와아 웃음) 어느날 평화신문에 주교복 입고 찍은 사진이 나왔길래 준비가 다 되어있다고 하더니 어느새 주교복도 맞췄나보다 했는데 사이즈 비슷한 걸 빌려입고 찍었다하데요.( 와 웃음) 난 김주교를 참 좋아합니다. 같은 김씨거든. 전엔 주교관에 김씨가 다섯명이었는데 다 퇴진하고 나 혼자 남아 외로웠는데, 주교 중에 최씨가 다섯명이야, 산 김씨 열 명이 죽은 최씨 한 명 못 당한다는데 무려 다섯 명이나 되니 그 기세가 대단하지.(와 웃음) 그러나 그 위에 더 센 강씨 있고 그 위에 또 안씨 있습니다. (터지는 웃음)

 

이렇게 추기경님은 축사 내내 좌중을 웃기며 즐겁게 하셨습니다.

 

그 연세에 그렇게 순발력 있게 유머러스하신 걸 뵈면서 그간 좀 딱딱하게 느꼈던 선입견이 깨끗이 불식되고 따뜻함으로 다가오는 걸 경험했습니다. 유머의 위력이 그렇게 대단하다는 걸 바로 그때 실감했습니다.

어느 주교님 한 분도 축사 중에 김운회 주교님과 동기라고 하면서 신학생시절 가장행렬 할 때 김주교가 주교로 분장, 주교가마를 탔었는데 30년 준비 끝에 드디어 주교가 되었다고 해서 또 한번 웃었습니다.

 

 

목동성당 반구역장 교육에 가서 들은 이름은 알 수 없는 신부님의 유머입니다.

 

"강론을 길고 재미없게 하는 신부님과 총알택시 운전사가 죽었는데 총알택시 운전사는 천당에 가고 신부님은 연옥에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신부님이 항의했더니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너는 지루한 강론으로 신자들을 졸게 만들었지만, 총알택시 운전사는 승객으로 하여금 매 순간순간마다 기도하게 만들지 않았느냐?"(와아 웃음) 

 

목동성당에서 또 하나 ...

 

"주교회의 중 잠깐 쉬는 시간에 어느 주교가 아, 이젠 우리 신부님들도 결혼을 시켜야겠다고 하니까 모두들 참 좋은 생각이라고 찬성했습니다. 그런데 조건이 두 가지가 있어, 나이가 칠십이 넘어야 되는 것이 그 하나이고 부모님의 허락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것이 그 두 번째 조건이라고 했습니다." ( 차암 앓느니 죽지, 하라는 거야, 말라는거야.)

 

 

우리 성당 보좌신부님이 들려주신 유머 또 하나.

 

"할아버지 할머니가 길을 가다가  영감님이 마나님을 업었습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무겁지 않으세요? 물으니까 할아버지 왈, '응 무거워 죽겠어.

머리는 돌이지, 얼굴엔 철판 깔었지, 간은 부어 배 밖으로 나왔지...'

한참 가다 이번엔 마나님이 영감님을 업었습니다.  무겁지 않느냐고 물으니 할머니 왈,

'아 가벼워. 머리는 비었지, 입은 가벼워 동동 떴지, 허파엔 바람들었지...' "

 

막상막하, 멋진 복수, 참 재미있는 노부부이지요?

유머가 있는 세상은 이렇게 즐겁답니다.

 

이 글은 작년 8월달에  제가 다니고 있는 성당 게시판에 쓴 글인데  조금 줄여서 올렸습니다.

처음 이 글을  쓰던 꼭 그날처럼 지금 밖에선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네요.

어떠세요? 재미 있었나요? 아이고 팔 아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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