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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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청년들의맨발십자가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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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복 [bboggu] 쪽지 캡슐

2002-07-19 ㅣ No.36313

 

                         찬미예수님!

 

 

 

"신부님세요? 여기 좀 들어가도 될까요? 저희들은 개신교 신자들입니다.

 

지난번에 목사님께서 이곳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고 좋다고

 

말씀하셔서 저희 교회 청년회원들이 함께 기도하러 왔습니다".

 

 

 

그날 밤은 차가운 바람이 부는 날이었다.

 

멀리서 불빛을 깜박이며 십자가의 길을 바치는 사람등이 있어서 ’우리 신자들이

 

이밤중에 십자가의 길을 하고 있구나. 참 열심이구나. 사순절이라고 이렇게 춥고

 

캄캄한데서 기도들을 바치고 있으니....’ 생각하면서 경당 앞의 가로등을 밝혀놓고는

 

경당 안에서 성체조배를 하고 있는데 한 자매가 와서 개신교 신자라면서 좀 들어가도

 

되느냐고 말을 건넨 것이다.

 

 

 

"들어오셔도 됩니다".   

 

 

 

"신부님, 저희들 발이 좀 더러운데요. 맨발로 십자가의 길을 바쳤거든요".

 

 

 

"그냥 들어와도 됩니다".

 

 

 

밖을 내다 보니 10여명의 청년들이 발바닥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는 양말들을 신더니

 

추운지 몸을 떨면서 안으로 들어온다.

 

 

 

제대 앞 성체가 모셔져 있는 성모님 앞에 10여분 이상 말없이 앉아 기도하더니

 

돌아가려는지 자리에서 일어서길래 잠시 내 사무실에 데리고 들어갔다.

 

 

 

나는 그들에게 이곳 성모성지에 기도하러 와서 고맙다고 했다. 그들은

 

 

 

"신부님,저희가 미리 전화 드리고 오면 전등불 켜 주실 수 있으세요?" 한다.

 

 

 

"그럼요, 켜드리지요"

 

고맙다고 하는 그들에게벽에 걸려있는 커다란 과달루페 성모님 상본을 가리키며

 

성모님 발현에 대하여 얘기 해주었다.

 

 

 

밖으로 나와 신발을 신는 그들에게 "맨발로 기도해서 추웠지요?" 했더니

 

’괜찮았다’고 했다.

 

 

 

"여러분들이 맨발로 기도한 것처럼 성모님이 발현하신 곳에 가면 수 많은 순례자들이

 

맨발로 기도합니다". 했더니  "천주교 신자들도 그렇게 기도해요?" 그들은

 

의외라는듯 나를 쳐다본다.

 

 

 

나는 그들에게 ’연민의 예수님’ 상본을 한 장씩 나누어주고 다음에 또 오라고 인사했다.

 

그들이 가고 난 다음 성체 앞에 앉아 말씀드린다.

 

 

 

"개신교 신자들이 쌀쌀하고 차가운 날씨에 맨발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고 돌아갔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우리 천주교 젊은이들이 한밤중에 맨발로

 

기도하는 모습은 아직 제가 보지못했습니다.

 

제 마음이 서운하기도 하고 예수님앞에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다음날 밤 캄캄한 십자가의 길에서 후랫쉬 불빛과 함께 ’어머니께 청하오니......라는

 

노래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어머니께 청하오니...라고 노래한다면 천주교 신자들임에 틀림이 없다는 생각을 하니

 

기뻤다. 비록 맨발도 아니고, 젊은이들도 아니었지만.....

 

                남양성지월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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