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자유게시판

물이 주인을 만나니 얼굴이 붉어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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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04-02-26 ㅣ No.62363

 

 며칠 전에 읽은 책에 재미있는 내용이 있어서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한 직장인이 퇴근하는 길에 노란 장미를 사서 집으로 갔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모처럼 사온 장미에 어울리는 예쁜 화병을 시장에 가서 사왔습니다. 그랬더니 식탁보가 꽃병과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식탁에 예쁜 식탁보를 덮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10년이 넘은 의자가 쿠션도 찢어지고 다리도 금이 갔습니다. 그래서  큰마음 먹고 의자를 새로 샀습니다. 식탁보와 의자와 예쁜 꽃병은 마음에 드는데 방이 지저분한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제대로 청소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방의 이곳저곳을 치우고  나니 비로소 방이 깨끗해 졌습니다. 마치 호텔방으로 바뀐 기분이었습니다. 남편이 퇴근하고 와서 보니 방이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어찌된 일이냐고 물으니 아내가 이야기 합니다.  당신이 사온 노란 장미가 이렇게 방을 아름답게 변화시켰답니다.”

 

 물론 장미가 방을 바꾼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내를 생각하는 남편의 마음이 있었고 그런 남편의 마음을 고맙게 여기는 아내의 정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저분하고 볼품없었던 방이 머물고 싶고 깨끗한 방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회개와 자선, 기도와 희생으로 살아간다면 우리의 마음은 깨끗하고 아름답게 정화되리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우리들의 그런 삶이 내 가정과 내 이웃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공동체를 깨끗하고 아름답게 변화 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순절은  귀한 손님을 맞기 위해 집 안팎을 깨끗이 정리하듯 죽음과 부활로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 주님을 제대로 맞이하기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성화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정화되고 성화되는 모습을 잘 보여 주는 것은 요한복음 2장에 나오는 혼인잔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혼인잔치에 가셨습니다.  그 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졌습니다.  성모님의 부탁을 받으신 예수님께서 물을 포도주로 만들어서 혼인잔치를 더욱 풍성하게 하였습니다.

 

 6개의 항아리에 가득 찼던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시인 바이런은 ‘물이 주인을 만나니 얼굴이 붉어지도다.’라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감동을 주는 말입니다.    

 

 주님의 성체를 받아 모시기 위해 나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미사 때  성체를 받아 모시면서 나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가 되는지 생각해 봅니다.

 

 미워했다면 사랑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싸웠다면 용서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절망 중에서도 희망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둠 속에 있었다면 주님을 만나 구원의 빛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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