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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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e:도와주세요...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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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10.57.236.*]

2007-07-18 ㅣ No.5623

찬미 예수님!!!!
 
힘 드시지요?!
저도 님과 똑 같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지나가려다가 또 주제넘은 글을 하나 쓰게 되는군요.
 
우선은 사랑이 가득한 님의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늘 함께 하고 계시는 것 같아 나름 부담감이 적습니다.
님은 아이들과 남편을 사랑하시고, 어머님은 아들과 손주들을 사랑하시니까요.
 
집에 작은 어항이 있었지요. 아이들 어릴 때.
자라 한 마리와 새끼 밴 다 큰 금붕어 하나, 어린 금붕어 두 마린가 한 마린가가 살았습니다.
첨엔 참 좋았습니다.  들여다 보면 늘 고요하고 평화로왔으니까요.
 
큰 놈의 배가 불러가면서 문제가 보였습니다. 자라가 입질을 하는 것이 목격되었거든요.
먹이를 잘 주었는데도 그랬습니다. 결국은 어느 날인가 껍질만 남아 있더군요.
그 후로는 작은 놈의 안위도 보장이 안 되었지요. 결국 어항을 없애 버렸구요.
 
제가 좀 더 현명하거나, 놈들의 문제에 관심이 있거나, 혹은 그 놈들에 대한 지식이 많았더라면 싶었습니다. 
 
우선은 아이가 님의 안에서 님의 모든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있으니 그 아이를 위해서라도 힘을 내시고
님과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맛있게 드신 다음, 제일 좋아하시는 일을 하나 하십시오.
마음의 위로를 얻고 기분이 좋아 지셨을 때 자신에 대해서 시어머님에 대해서 님의 가정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생각을 해 보세요.
 
여기서 생각해 본다는 것은 님이 어항속의 자라나 금붕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어항을 들여다 보는 제 삼의 인물이 되는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서 님의 가정의 모든 등장인물은 자라가 되기도 하고 금붕어가 되기도 하고
입맛을 다시기도 하고, 껍질만 남아 있기도 하겠지요.
그것이 인생이고 삶이니까요.
 
종이에 주욱 적어보세요. 님의 장점과 단점, 어머님의 장점과 단점, 결혼 생활의 좋은 점과 나쁜 점.
남편의 좋은 점과 나쁜 점. 남편에 대한 기대와 응답.  나는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내 가정이 어떻게 변하면 나는 우울하거나 죽고 싶지 않을까.etc.
 
님이 잘하면  다 잘 될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실현하기가 어렵군요.
독불장군이 살아남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뭔가 잘 한다는 것은 님의 뜻에 맞게 되었다는게 아니라 상대방으로 부터 좋은 평가가 나왔다는  뜻이니까요.
님이 아무리 음식을 잘 만들어도 상대방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만사 도루묵이 된다는 것
그러니 잘 해서 어머님이 꼼짝 못하고 님에게 손을 드는 것을 목표로 삼아서는 행복해 지기 어려운 것입니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세상을 다 알지는 못합니다. 다 아시는 분은 하느님이시지요.
그러나 같이 살다보면 상대방이 무얼 알고 무얼 모르는지 결국은 알게 되는데, 시간이 좀 걸립니다.
제가 남편이 하는 일을 부처님 손바닥 보듯 꿰뚫게 되는 데는 13년이 걸렸지요.
그렇다고 일거수 일투족을 다 안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일이 닥쳤을 때 예측이 좀 가능하게 된 것 뿐이지요.,
아마 다른 분들도 시간의 길고 짧음일 뿐이지 다들 같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나이 오십 넘어 알게 되었는데 사실 남편에 대해서는 좀 알게 되었을지 몰라도 저 자신에 대해서는
아직도 잘 모르고 있었더군요. 한 번도 자신한테 솔직해져  본 일이 없었던 것 같구요.
 
님이 현재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 뭔지 , 시어머님은 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어떻게 느끼고
계시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세요. 어머님은 적이 아닙니다. 원수도 아니고요.
그분은 이미 님이 가시는 길을 겨쳐온 분이시고, 종교가 다른데도 님을 그토록 사랑하는 아들의 짝으로
받아들이시는 분이시며, 며느리가 자신 모르게 별 짓을 다해도 모르는 척 하시는 분일지도 모릅니다.
 
그 분도 마주치면 뭐보듯하는 며느리와 한 집에 살면서, 독오른 거미처럼 제 주변에 거미줄을 잔뜩치고
들어앉은 며느리와 함께 밥을 먹으며, 전화 한통화 없는 아들을 기다리는 일이 괴로우실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웃는 사람이 있고 징징대는 사람이 있지요.
저도 징징대는 사람축에 들어 그렇게 살았기 땜에 잘 압니다. 
곁에 있는 사람에게 "나, 이렇게 힘들어." 하고 알아 주길 바라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징징대게 되고
결국은 그렇게 하는 일에 길이 들고 습관이 됩니다.
상대방도 그런 나를 어느 정도는 측은하게 보지만 나중에는 싫어하다가 결국 관심조차 두지 않게 됩니다.
매사 징징거리는 자식, 얼마나 애 먹입니까.
아뭇소리 없이 제 할 일 잘하고 성적도 좋은 아이, 얼마나 예쁩니까.
 
님은 신앙 생활에 관심이 많으시고 일과가 교회와 관계 있도록 사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하시는데
하느님께서는 이미 님의 가정이라는 어항을 관심있게 들여다 보고 계실 것입니다.
겉으로 들어나는 것 말고, 참된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의 뜻이 님의 가정에서 들어나길 바라시면서
 고통스러워 하는 님의 처지를 부모된 마음으로 눈물로 지켜보시겠지요.
우리가 믿고자 하는 하느님의 뜻은 누구나 입으로는 잘 알고 있는 것, 사랑일 것입니다.
법에 따라 신자 생활을 열심히 하는것도 좋은 일이겠지마는, 식구들이 사는 어항의 사랑의 밑밥이 되거나
아니면 아무 가족이라도 걱정없이 들어와 쉬고 어려운 세상을 헤쳐나갈 힘을 얻는 어항 그자체가 되는 일.
그것이 우리가 가족으로서 한 가정의 기둥이 될 수 밖에 없는 주부로서 해야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정에서라도 하인이 되지 말고 주인이 되십시오.
하인은 주인의 눈치를 보고 때론 거짓말도 하며 어떻든 겉만 번지르르하게 하루하루를 땜질하듯 살지요.
그러나, 주인은 그런 하인과 제잘났다고 떠드는 손님들과 그외 모든 일들을 보살핍니다.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살피고 하인들이 게을러지지 않게 독려하며, 설혹 잘못을 하더라도
용서하고, 먹이고 입히고, 행복까지도 줄 수 있습니다. 주인이 우는데 웃을 하인이 어디있겠습니까?
 
나이에 따라 느끼는 것도 감당해야 할 일도 마음씀씀이도 달라지는 것이니
오늘 비록 서럽고 힘들지라도 세월은 가는 것이며 시 어머님도 곧 늙으신 다는 것 잊지 마시고
부디 행복한 주인,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어항으로서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사랑을 흠뻑 누리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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