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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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마티아 사도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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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4-05-14 ㅣ No.172410

[성 마티아 사도 축일] 요한 15,9-17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가톨릭 교회의 열 세번째 사도인 마티아 사도를 기념하는 축일인 오늘의 제1독서는 베드로를 중심으로 한 초기 교회 공동체가 유다 이스카리옷의 배신과 이탈로 생긴 ‘빈 자리’를 채우는 내용입니다. 그 빈 자리를 왜 채워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베드로는 이렇게 설명하지요. “주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지내시는 동안 줄곧 우리와 동행한 이들 가운데에서... 한 사람이 우리와 함께 예수님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사도 1,21.22ㄴ) 그저 자리가 하나 비어서 허전하니 채우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제자로써 그분의 부활을 증거하고 구원의 복음을 선포해야 할 소명에 더욱 충실하기 위해, 공동체를 재정비하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겁니다. 또한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에게도 열 네 번째, 열 다섯번 째 사도의 자리가 언제든 열려 있으니 함께 하자고 초대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새로운 사도를 선출하는 그 일이 자기들의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더 잘 따르기 위한 것이었기에, 그들은 그 선출 과정을 자기들 뜻에 따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지 않고 주님께서 친히 자기들과 함께 하시며 이끌어 주시기를 청합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님께서 사람의 손을 통해 당신 뜻을 이루실 수 있도록, 그분께 먼저 기도한 후 제비를 뽑는 방식을 택한 겁니다. 그랬기에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마티아 사도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었습니다. 내 능력으로 쟁취하거나 내가 원해서 선택한 것이 아니기에, 주님께서 먼저 당신 마음에 품으시고 뽑으신 것이기에, 마티아 성인은 자신이 사도가 되었음을 자랑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여러 모로 부족한 자신을 사도라는 거룩한 직무에 불러주셨음에 감사하며, 하느님의 구원계획이 자신을 통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뿐이었지요. 그리고 주님께서는 그런 마티아 사도와 늘 함께 하시면서 그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시고 그가 선포하는 복음을 놀라운 표징으로 확증해 주셨을 겁니다.

 

하느님께서 미리 닦아 놓으신 구원의 길을 주님과 함께 걷는 사도로 산다는 것은 그저 수동적으로 주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아무 것도 모르는 채 그저 당신께서 시키시는대로 하는 무기력한 ‘종’으로 부르신 것이 아니라, 당신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과 섭리를 헤아리고 수용하며, 기꺼이 그리고 기쁘게 따르는 ‘친구’이자 ‘동료’로 부르셨지요. 모세가 하느님과 친구처럼 얼굴을 마주한 채 마음을 터놓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듯이, 우리도 주님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누며 사랑으로 깊은 친교를 맺기를 바라신 겁니다. 그렇게 우리와 진정한 친구가 되기를 바라시는 이유는 세상 사람들이 그렇듯 우리를 통해 당신 이익을 챙기시려는게 아닙니다. 당신이 믿고 사랑하는 우리가 당신께 대한 믿음을 통해 신앙과 삶의 참된 열매를 맺고 누리게 하시기 위해 기꺼이 당신 옆자리를 내어주시는 것이지요. 그러니 “서로 사랑하여라”라는 그분의 초대에 순명으로 응답해야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도 마티아 사도처럼 주님의 소중한 친구가 되어 기쁘게 살 수 있을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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