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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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제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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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숙 [shwang] 쪽지 캡슐

2003-06-24 ㅣ No.53912

           

                 

              너는 나의 종, 너에게서 나의 영광이 빛나리라!

             

       

      안녕하세요. 벌써 우기에 접어든 장마철이 시작되었네요. 모쪼록 장마철에 건강 유의하시고 늘 주님 사랑안에서 기쁘고 복된 날들 되세요.^^ 이 장마철에 멀리 지방에서 주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시기 위해 빗사이를 마구 뚫고 달려다니시는 이 현철 마리아 가브리엘 신부님께는 이 장마비가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의 비"가 아니실까 하네요. 비록 힘드시고 고생스러우시겠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주님의 소중한 복음을 전하시는 하느님의 아름다운 우편배달부- "기쁜 소식을 전하시는 신부님의 꼬린내 나는 발향기"는 얼마나 향기롭고 복된 그리스도의 향기일련지요?

      신부님의 대자 사제 서품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대자 신부님 역시 마리아 가브리엘 신부님처럼 모든이의 가슴에 반짝☆반짝 주님의 작은별을 달아주시는 늘 훌륭하시고 귀한 주님의 "작은별☆신부님"이 되시길 기원드려요. 또, 가브리엘 신부님의 늘 진솔하시고 가슴 따뜻한 좋은 글들에 감사드리며 그 중 제가 감동적으로 읽었던 2002년 2월 16일에 신부님께서 올리신 <가브리엘 신부님의 부끄러운(?)고백> 글 게시판 가족들과 다시 한번 나누고 싶어 신부님 허락없이 올리게 됨을 신부님께서 널리 양해해 주시기를~!^^ 바래봅니다.

       

       

      [ 어느 사제의 고백 ]........이현철 마리아 가브리엘 신부님

       

      저는 수도사제이지만 어릴 때 저에게 상처(?)를 준 신부님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용서가 안되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수도원에서도 건강한 편에 속하지만 어릴 때는 워낙 몸이 허약해서(9년 사이에 7남매라?) 새벽에 미사 복사를 하다가도 빈혈로 어지러워 제의방에 가서 누워 있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이 때 제일 서러웠던 것은 신부님이 위로는 커녕, 퉁명스럽게 "집에서 고기도 안 해주나?"하고 그냥 지나쳐 버리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저의 어린 마음은 "나는 절대로 저런 신부가 안되어야지!"하고 다짐하였답니다. 그런데 그후, 40여년전에 모 교구 가톨릭 방송국까지 설립하실려고까지 열심하셨다는 아버님, 서울에서 6년간 모 성당에서 교리교사를 했던 남동생, 또 모 신학교에 합격해놓고 입학 전에 자퇴하고 나와 버린 그 밑의 남동생(29369편참조)이 단체로(?) 냉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그 냉담 원인 중에는 자신들의 부족한 신앙도 있었겠지만 활동하다가 신부님들에 대한 실망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후 주님의 자비하심으로 수도사제가 되어 그 분들을 주님 안에서 진심으로 용서하고, 또 저역시 그런 사제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역시 부족한 점이 많아 그동안 형제자매들에게 본의아니게 언행으로 상처를 많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저를 용서해주시고 저를 위해서도 기도해주십시오. 그러면 이제 얼마 전에 로마근교에서 대피정을 하면서 제가 그동안 미워했던 멕시코 신부님과 화해한 따끈한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그 신부는 지난 해 10월부터 수도회 영성코스를 같이 시작한 신부인데 저보다 로마에 늦게 왔고 나이도 10여살 더 어리지만 모든 것을 자기 위주로 해버리는 바람에 제가 도저히 대표직을 할 수가 없어  학생 대표까지 사임하는 결과까지 초래한 장본인입니다. 그러다 보니 통학할 때도 각자 따로 가고, 식사도 소화가 안될 것 같아 식탁에 따로 앉았습니다. 가장 힘이 든 것은 주님의 식탁 즉 제단에서 평화의 인사를 나눌 때였습니다. 수도원 미사에서는 워낙 신부들이 많아 다행히(?)  제단에서 서로 악수할 시간과 기회가 없는데 대피정 중에는 몇 명 안되는 신부들이라 어쩔 수 없이 제단에서 화기애매(?)한 평화의 인사를 나누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신부도 저와 같은 어려운 상황이었나 봅니다. 드디어 평화의 인사 시간이 되자 그 신부는 갑자기 신자석으로 내려가 수녀님들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척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다른 신부들은 어의가 없어했지만 저는 내심 잘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피정 마지막날, 피정 지도한 신부님이 평화의 인사를 찐하게(?) 하라고 하셔서 저도 성령께 도움을 청하고 제단에서 내려가 수녀님들과 평화의 인사를 하면서 그 신부님과 화해의 인사를 할려고 열심히 그 신부를 쫒아 다녔습니다. 그 신부는 제가 내려온 것에 대해 당황해하며 열심히 도망(?) 다녔습니다. 저는 혹시 그 신부가 저의 평화의 인사를 거절하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하면서 조금씩 그 신부에게 다가 갔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신부가 저의 화해를 거절할 줄 알았는데 아주 반갑게 저의 평화의 인사를 받아 주는 것이었습니다. 거칠은 턱수염이 난 얼굴을 저의 얼굴에 비비면서 말입니다. 좀 따가왔지만 기분이 좋았고 전에는 수련 악마(29106편 참조)처럼 생각되었던 그 신부가 이제는 수호천사처럼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그동안 지옥에서 살다가 바로 천국에 온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셨던 평화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서로 화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저의 체험을 두서없이 들려드렸습니다. 우리 함께 사도 바오로께서 주신 말씀을 새해 덕담이라 생각하고 마음에 새깁시다.<로마에서 가브리엘 통신>

       

      "여러분은 하느님께서 뽑아 주신 사람들이고 하느님의 성도들이며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백성들입니다. 그러니 따뜻한 동정심과 친절한 마음과 겸손과 온유와 인내로 마음을 새롭게 하여 서로 도와주고 피차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해야 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완전하게 합니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되기를 빕니다. (골로 3,12-15)

                늘 기쁜 나날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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