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자유게시판

★ 사모곡을 부르는~ 효자 신부~』

스크랩 인쇄

최미정 [NATALIA99] 쪽지 캡슐

2004-06-01 ㅣ No.67550

 

  † 그리스도의 향기   

 

 

 

 파란 하늘...  초록의 잎들...  빨간색의 꽃

 

 눈에 비쳐진 건강한 생명들...  그것들을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지는 유월의 첫날입니다.

 

 

 잘들 지내셨죠!

 

 5월은 가정의 달이라 저 또한 집안 일로 조금 바빴네요.

 

 

 아래 글은 일전에 이 곳에도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2004년 4월21일 봉산동 성당 박용식(시몬) 주임신부님

 

 사제서품 25주년 은경축 행사때 신부님께서 기념문집으로 출판한

 

“예수님 흉내내기”수필집 중 일부인...  어머니의 기저귀로.

 

 

 한 신부님의 어머님에 대한 사랑을 읽으며...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성모성월의 향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눠봤으면 합니다.

 

 

 to.

 

 

 나의 어머니께서 췌장암으로 두 번이나 수술을 받은 후 극도로

 

 쇠약해지셔서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하실 수 없다.

 

 밥도 먹여드려야 하고 대소변도 받아 내야 한다.

 

 기저귀를 갈아드리고 대변을 보신 후에는 밑도 닦아드려야 한다.

 

 옷도 입혀드려야 하고 얼굴도 씻겨드려야 한다.

 

 

 열여섯 살에 시집오셔서 지금까지 자식을 위해 헌신하시고

 

 자식만을 위해 사시면서 무엇이든지 자식을 위해 다 해주셨지만

 

 이제는 자식을 위해 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이제는 자식들한데서 받을 차례다.

 

 

 나는 요즈음 틈만 나면 어머니게 가서 밥을, 아니 미음을 먹여드리고

 

 기저귀를 갈아드리며 얼굴을 씻어드리고 옷을 입혀드리면서

 

 전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사랑을 느끼고 있다.

 

 

 나는 어머니 기저귀를 갈아드리고 대변을 닦아 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어머니께서는 나의 대변을 몇 번이나 닦아주셨을까?

 

 내가 똥을 쌌을 때마다 밑을 닦아주셨을 텐데 몇 번쯤 될까?

 

 적어도 4~5년은 닦아주셨을 것이니 5년이면 1,825 일이고

 

 하루에 두번씩만 닦아주셨어도 3,650번이다.

 

 그렇다면 내가 어머니의 밑을 36변을 닦아드려야

 

 겨우 100분의 1을 갚는 것이다.

 

 그런데 어머니의 대변을 36번 닦아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오줌을 싸서 기저귀를 갈아주신 게 몇번이나 될까?

 

 적어도 3년 동안은 오줌을 쌌을 것이고,

 

 세 시간에 한 번씩 쌌다면 하루에 8번이고 3년이면 8,760번이다.

 

 내가 어머니 기저귀를 87번을 갈아드려야 겨우 100분의 1을 보답하는 것이다.

 

 

 어머니께서 나에게 젖을 먹여주시고 밥을 먹여주신 것이 몇 번이나 될까?

 

 적어도 3년은 먹여주셨을 것이고 3년이면 하루에 세 번씩만 쳐도 1,095번인데

 

 내가 100번을 먹여드려야 겨우 10분의 1을 갚는 것이다.

 

 그 밖에 몸을 닦아드리는 것, 옷을 입혀드리는 것,

 

 각종 시중울 들어드리는 것들도 100분의 1을 갚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제 사실 날도 얼마 남지 않았고 형제들과 교대로 간병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내 차지가 자주 돌아오지도 않는다.

 

 어머니가 나한테 베푸신 사랑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100분의 1도

 

 갚을 수 없다는 것을 숫자로 계산해 보면서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어머니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그 동안 어머니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머리로만 한 사랑이었다.

 

 추상적이고 막연한 사랑에 불과했던 것이다.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고 가끔 용돈을 드리고 가끔 맛있는 것을

 

 사다드리고 좋아하시는 옷이나 물건을 사다드리면 그것이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으로 가기 전에도 혹시 내가 미국에 있는 동안 돌아가실지도 모르니까

 

 3박 4일간의 제주도 여행을 시켜드렸고 미국까지 초대해서

 

 미국 구경을 시켜드려 거의 1년 동안 자랑할 거리를 만들어드렸을 때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했고 효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이 추상적이고 막연한 사랑일 뿐

 

 진정 마음속 깊이 심장을 움직이는 사랑에는 이르지 못했음을

 

 나는 요즈음 깨닫고 있는 중이다.

 

 

 어머니의 기저귀를 갈아드리는 등 어머니께서 나에게 하신

 

 똑같은 방법으로 어머니께 해드림으로써 어머니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아직도 멀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진정으로 어머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더 일찍 사랑했어야 하는 건데 너무 늦은 것이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고백록」에서"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라고

 

 너무 늦게 하느님을 사랑하게 된 것을 후회했다.

 

 나도 늦게야 어머니를 사랑했지만 이제부터라도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라도 마음껏 온 정성을 다해서 어머니를 사랑할 것이다.

 

 

 내가 요즈음 들어 어머니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 것은 어머니가 나를

 

 이제 와서 전보다 더 사랑해서도 아니고 기도를 더 많이 해서도 아니다.

 

 내가 어머니께 밥을 먹여드리고 기저귀를 갈아드리면서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고부터 어머니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 것이다.

 

 

 내가 어머니를 사랑하기 전에는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지 못했지만

 

 내가 어머니를 사랑하니까 어머니의 사랑이 깨달아 진 것이다.

 

 내가 어머니의 기저귀를 갈아드리고 밥을 먹여드리는 사랑을

 

 실천할 기회가 없었더라면 영영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지 못할 뻔했다.

 

 만일 어머니께서 건강한 몸으로 사시다가 갑자기 돌아가셨더라면

 

 나는 어머니를 돌보고 사랑할 기회가 없었을 것이고 그러면...

 

 끝내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지 못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의 오묘하신 섭리로 어머니께서는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셨고 자식들 보살핌을 받게 되셨던 것이다.

 

 어머니에게 먹여드리고 입혀드리고 씻겨드리고 대소변을 받아드리고

 

 발을 닦아드리게 되어 이 모든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나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깨달으면서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묵상했다.

 

 하느님은 우리를 한없이     사랑하신다.

 

 

 이사야 49,15절에서는 어미가 자식을 잊을지언정 하느님은 우리를

 

 잊지 않는다고 표현함으로써 하느님은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보다

 

 우리를 더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그리고...  그 사랑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시기 위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하시고 당신의 살과 피를...

 

 양식으로 주셨다.

 

 

 어머니의 사랑보다 더 크신 하느님의 사랑을 어떻게 깨닫을 수 있는가?

 

 머리나 이론으로서가 아니라 마음으로 깨닫는 길은 무엇일까?

 

 

 하느님을 사랑해야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을 수 있다.

 

 내가 어머니의 사랑을 깨달은 다음에 어머니를 사랑하게 된 것이 아니라

 

 어머니를 사랑하고 나서, 아니 어머니를 사랑하면서부터 비로소

 

 어머니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신앙생활의 목적은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고 체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고는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을 수 없음을

 

 나는 알게 되었다.           

 

 

 어머니의 사랑을 추상적으로 그리고 이론적으로는 알아도

 

 어머니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전에는 깨닫지 못했듯이

 

 하느님의 사랑도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고는 깨달을 수 없음을

 

 나는 새삼스럽게 배운 것이다.

 

 

 우리도 하느님을 사랑하면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깨닫게 될 것이다.

 

 하느님을 구체적으로 사랑하면 당신 살과 피를 주신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고 체험하게 될 것이다.

 

 

 to.

 

 

 사랑하여 사랑하고 사랑한다.

 

 차고 넘쳐 두 손으로도 다 받아낼 수 없는 하느님의 사랑을

 

 곁에 계신 부모님의 손길에서 느껴봅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은총 받으시길

 

 또한 바래봅니다.

 

 

          -   2004년  6월  1일   유월의 첫날에   -

 

    ...  환하게 뻗쳐오른 햇살에 그저 눈이 부셔  나탈리아 올림.

 

 

 P.S: " 저도 할머니의 기저귀를 갈아드린 적이 있습니다.

 

        사랑은 정말 행하며 더욱 커지는 것 같더군요.

 

 

        우리 동네 초라한 행색의 할머니는 늘 손자를 업고

 

        아침 저녁 늦은 밤까지도...  고 녀석을 얼르며 다니십니다.

 

        표정은 굳어 쭈글쭈글 늙으신 모습이지만~

 

        시력도 흐려져 눈빛도 약해진 모습이지만~

 

        손주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느껴집니다.

 

        멀리서도 그 모습만 뵈어도...  그 사랑이 얼마나 강한지

 

        정말 덥게도 전해집니다."

 

       

 



651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