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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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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세자요한 신부 [john1004] 쪽지 캡슐

1999-08-10 ㅣ No.128

한겨레21 1999년 07월 15일 제266호

우산

 

장마철이다. 비에 젖어도 거추장스럽지 않은 가벼운 옷차림이라든가 방수가 되는 신발 등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우산일 것이다. 여자들이 우산을 잘 챙겨가지고 다니는 데 반해 남자들은 그렇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비를 맞아 상하기 쉬운 것은 여자들의 옷보다 섬세하고 고급 소재로 지어지게 마련인 남자들의 슈트이다. 그러므로 이번 장마철에는 굳이 일기예보를 귀담아듣지 않더라도 우산을 가지고 다니도록 하자.

 

우산이 처음 영국에 소개됐을 때에는 재미있는 반응들이 있었다고 한다. 마차 마부들은 우산을 자신들의 경쟁 상대로 여겨 비난했고, 신사들은 우산을 마차를 가지지 못한 사람이나 하인들이 쓰는 것으로 여겨 직접 우산을 쓰기보다는 비를 맞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신사들이 가지고 다니던 장식적인 지팡이에 견주어 우산은 비가 오지 않을 때 검소한 지팡이 구실을 하면서 비가 올 때는 비를 막아주는 실용적인 품목이었으므로 점차 보편화하기 시작했다.

 

처음 우산은 리넨에 무거운 기름이나 왁스를 입혀 인도의 지팡이를 우산살로 썼으나 뒤에 실크나 면에 고래 뼈로 살을 댄 우산으로 발전했다. 그러다 우산이 지금과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1852년 전선 기술자였던 새뮤얼 폭스가 U자 모양의 철제 살을 댄 우산을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우리나라 날씨는 유럽과 달라 우산이 갖는 의미가 그들과 같지는 않겠지만, 그렇더라도 우산은 꼭 필요한 품목이다. 게다가 지금과 같은 장마철에는 더더욱 그렇다. 좋은 품질의 우산을 하나쯤 장만해 놓으면 우산이 없어 비를 맞고 다니거나 비닐우산으로 대충 때울 때와 달리 장마철이 지루하게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요즘과 같은 때 비가 오지 않더라도 우산을 잘 말아 미리 준비해 집을 나서도록 하자. 오래 전 영국의 명문 사립학교인 ‘이튼’에서는 우산을 말아들고 다니는 게 소수의 엘리트 학생만 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하니 그런 기분으로 집을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인혜/ 타이콘 패션연구소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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