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7일 (목)
(녹)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반석 위에 지은 집과 모래 위에 지은 집

자유게시판

사제를 위한 두 편의 기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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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shell88] 쪽지 캡슐

2002-06-04 ㅣ No.34637

♤  아름다운 사제의 손

                    작자미상:이해인 편역

 

 우리가 인생의 유년기를 시작할 때

 삶의 마지막 여정을 마치는 마지막 시간에

 우리는 사제들의 손을 필요로 합니다.

 그들이 베푸는 참된 우정의 체온을

 우리는 그 손길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성세성사를 통해

 죄에 물든 우리를 천사처럼

 순결하게 만드는 손

 그 손은 다름 아닌 사제의 아름다운 손

 

 매일 매일 제단에서 바치는 미사를 통해

 어좌에 앉은 임금의 모습을 보듯

 우리는 그의 손을 보느니

 

 사제들 자신의 장점과

 위대함이 아무리 결여된다 해도

 사제의 품위는 항상 빼어나고

 항상 숭고한 선물인것을-

 

 아침의 고요 속에

 태양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낼 무렵

 영성체로 우리를

 주님과 일치시키는 깨끗한 손

 그 손은 다름 아닌 사제의 아름다운 손

 

 나약한 우리가 시시로 죄와 유혹에 빠져서

 길을 잃고 방황 할 때

 그 부끄러움, 그 잘못 단 한 번도 아니고

 거듭거듭 사해주는 거룩한 손

 그 손은 다름 아닌 사제의 아름다운 손

 

 사람들이 인생의 반려자를 구해

 결혼식을 올릴 때

 주님께 대한 사랑의 약속으로

 수도서원을 할 때

 다른 손들은 잔치를 준비하느라 분주하지만

 사랑의 약속을 하나로 묶어

 축복해주는 고마운 손

 그 손은 다름 아닌 사제의 아름다운 손

 

 그리고 마침내 그 어느날

 우리의 눈섭에 죽음의 슬픈 이슬이 맺힐 때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게 하는 손

 주님의 영원한 축복 속에

 우리의 두 눈을 감겨주는

 아름다운 사제의 손을

 우리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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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제

          Lacordaire 지음(이해인 옮김)

                        

 혼탁한 세상 가운데 살면서도

 쾌락에 눈 뜨지 않고

 모든 이의 가족이지만

 아무에게도 속해있지 않으며

 우리의 모든 아픔과 슬픔을 나누는

 우리의 모든 비밀을 꿰뚫어보는

 그리고 우리의 모든 상처를 낫게 하는 이

 

 우리의 기도를 하느님께 봉헌하고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관용, 평화

 희망의 선물을 날마다

 우리에게 전해주는 이

 

 사랑을 위해서는 불과 같은 마음을

 정결을 위해서는 동(銅)과 같은 마음을

 지니고 살아야할 이

 

 항상 가르치고

 항상 용서하고

 항상 위로하고

 항상 축복해주는

 

 오, 참으로 놀랍고 놀라운 인생이여

 

 그러나 그리스도의 사제여

 바로 이것이 그대의 삶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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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성심성월인 6월엔 특별히 사제들을 위한 기도의 날도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영문으로 된 상본에서 부족한 솜씨로나마 제가  번역한 것인데요.

수십년전 전체 교구 사제들을 위한 연수에서 제가 낭송을 한 일도 있답니다.

사제의 삶을 아주 잘 요약한 것 같지 않나요?

내용이 좋아 소개하면서 여러분도 이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사제들을 위해

(수도자들도 포함)--때로는 우리의 인간적인 허물과 약점에 실망도 하실테지만--

진정한 애정으로 함께 하시며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도 이 아름다운 봉헌의 삶이 헛되지 않도록

님 안에 깨어살도록 오늘도 노력할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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