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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가 불분명 할 때 생기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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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범 [riufsc] 쪽지 캡슐

2019-07-04 ㅣ No.218236

기도시 '내 아들, 사제를 지켜다오' 성모님 메시지로 잘못 유포돼<가톨릭 다이제스트> 필자 명기 안해 논란 불러와.. 기도 내용이 나주 성모의 주장과 엇비슷

  
▲ <가톨릭 다이제스트> 2004년 9월호(통권 175호) 9쪽에는 '가슴에 새기는 하늘의 소리'라는 난에 필자명을 밝히지 않은 상태로 마치 성모님이 주신 메시지인양 오해하기 쉽게 기도시를 싣고 있다. 이 난은 현재 '마음에 새기는 하늘의 소리'라는 이름으로 짧은 글귀를 필자 없이 게재하고 있다.

 

가톨릭인터넷 굿뉴스를 비롯해 블로그와 카페 등 가톨릭계 인터넷 사이트에 수없이 게시되어 있는 '내 아들, 사제를 지켜다오'라는 기도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제들에 대한 순종과 존경을 강조하고 있는 이 기도시는 "사제들의 말을 배척하지 말고 순종하라"며 "항상 기도로써 사제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서 도와주도록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사제들을 헐뜯고 비난하지 말라"며 "사제가 잘못을 할 때에는 조용히 기도하라"고 권한다. "내가 사제들을 다스릴 것"이기 때문이다. "사제들은 예수님의 대리자"이니 함부로 대하지 말고 존경심을 가지고 사랑하라고 전한다.

대부분 가톨릭 사이트에서 이 기도시는 "성모님의 메세지 중에서"라는 단서를 달고 있으며, 출처를 '가톨릭 다이제스트'라고 밝히고 있다.

교회 안에서 성직주의를 강화하고, 사제들의 잘못에 대해 신자들은 묵인하고 다만 기도만 하도록 허락하고 있는 이 기도시를 둘러싸고, 자칫 이 기도시가 실제적인 '성모님의 메시지'로 오인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이 기도시가 '성모님의 메시지'로 오인될 소지를 제공한 것은 <가톨릭 다이제스트> 2004년 9월호(통권 175호) 9쪽에 이 기도시가 실릴 때 저자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이 시가 게재된 <가톨릭 다이제스트> 지면에는 '가슴에 새기는 하늘의 소리'라는 난(欄) 이름만 달렸다. 이 기도시가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성모님의 메시지 중에서'라는 첨언이 덧붙여졌고, 일부 게시자는 "성모님의 간청"이라는 말까지 덧붙여 유포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무심히 이 시를 읽으며 '성모님의 전언'으로 착각할 위험이 있다. 

이 기도시는 애초에 '성모님의 메시지'라는 단서가 붙지 않았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성모님의 아들, 사제는 그리스도의 대리자, 사제는 성모님의 아들'이라는 자연스러운 등식이 성립되기 때문에 '성모님의 메시지'로 오인될 소지를 다분히 안고 게재된 것이다.

  
▲ <가톨릭 다이제스트>에 실렸던 기도시 '내 아들 사제를 지켜다오'는 최근까지도 인터넷상에서 본당 홈페이지나 개인 블로그, 카페 등에 무수히 게재되고 있다. (검색 엔진 구글 검색 결과 갈무리)

 

2012년 4월 처음 이 문제를 제기한 뉴질랜드 오클랜드 성가정 성당의 김승욱 씨에 따르면, 김승욱 씨는 <가톨릭 다이제스트>(대표 윤학, 발행·편집인 박수아) 홈페이지 독자상담실 코너를 통해 4월 17일 "(이 기도가) 언제 어디서 발현한 성모님 메시지인지" 물었고, 편집실에서는 "<가톨릭 다이제스트> 편집위원 박일규 시인의 기도"라고 답변했다. 이에 김승욱 씨가 4월 18일 "많은 가톨릭 단체에서 박일규라는 시인의 글을 마치 성모님의 메시지인 것처럼 착각하여 사용하고 있음에 주목하셔서 신뢰를 받고자 하는 언론매체라면 힘드시겠지만 다음 호 <가톨릭 다이제스트>와 홈페이지에 전말을 소상히 밝히실 의무가 있다"고 사실확인 보도를 요구했다. 그러나 <가톨릭 다이제스트>에서는 어떤 응답도 없이 4월 20일 독자상담실 코너에 게재한 김승욱 씨의 글을 임의삭제해 버렸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제보했다. 

<가톨릭 다이제스트> 편집실 관계자는 7월 30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의 전화 통화에서 "'내 아들 사제를 지켜다오'라는 기도시가 박일규 시인의 것이 맞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알아보니 그 기도시는 박일규 시인의 것이 아니라고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서 "지난 4월에 독자가 문의했을 때 편집실에서 '<가톨릭다이제스트> 편집위원 박일규 시인의 기도시'라고 답변한 것은 어찌된 일이냐"는 질문에 편집실 관계자는 "누가 그렇게 대답했는지 잘 모르겠고, 당시 좋은 시가 들어와서 게재하면서, 게재 후 필자가 연락을 해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그래서 필자를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박일규 씨에게 직접 확인해 보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가톨릭 다이제스트> 편집실 관계자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슴에 새기는 하늘의 소리'란이 필자를 기재하지 않고 글귀만 올리는 코너라 할지라도, 완결된 구조로 된 기도시를 영리업체인 잡지사에 기고하면서 필자가 본인을 밝히지 않는다는 것 납득하기 어렵고, 지난 4월 김승욱 씨의 문의에 대해 <가톨릭 다이제스트> 측에서 기도시의 필자가 박일규 씨라고 답변한 것이 30일 현재 편집실의 주장과 상충되는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제보자 김승욱 씨가 <가톨릭 다이제스트> 홈페이지 독자상담실에 올린 글과 편집실의 답변
 

홈 > Support > 독자상담실
제목 : 찾아주세요
작성자 : aquino6914
작성일 : 2012-04-02
조회 : 35

각종 가톨릭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다보면 '내아들 사제를 지켜다오'라는 제목의 성모님 메시지가 많이 실려 있습니다. 출처는 '가톨릭다이제스트'로 되어 있는데,

궁금한 것은 언제 어디서 발현한 성모님의 메시지인지가 밝혀 있지 않습니다. 두루뭉술하게 아는 것 보다는 자세한 것이 좋을것 같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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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 > Support > 독자상담실
제목 : <가톨릭다이제스트> 편집실입니다
작성자 : admin
작성일 : 2012-04-17
조회 : 3

김승욱 형제님,
담당자께 확인해보니
2004년 9월호 <가톨릭다이제스트>에 게재되었던
<가톨릭다이제스트> 편집위원 박일규 시인의 기도시라고 합니다.

애정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가톨릭다이제스트>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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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 > Support > 독자상담실
제목 : 해명하실것을 요구합니다
작성자 : aquino6914
작성일 : 2012-04-18
조회 : 0

일전에 '내아들 사제를 지켜다오'란 성모님 메시지의 출처를 요구했던 김승욱입니다
귀사에서 사실관계를 밝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많은 가톨릭 단체에서 박 일규라는 시인의 글을 마치 성모님의 메시지인 것으로 착각하여
사용하고 있음에 주목하셔서 신뢰를 받고자 하는 언론매체이시라면
힘드시겠지만 다음 호 가톨릭다이제스트와 홈페이지에 전말을 소상히 밝히실 의무가 있으심을 상기하시고 그러시기를 요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직 '내 아들 사제를 지켜다오'라는 기도시의 필자에 대한 논란이 남아 있지만, 이 기도시의 내용이 나주 성모의 메시지와 유사하며, 박일규 씨가 <가톨릭 다이제스트>를 통해 나주 성모에 대한 옹호론을  편 바 있다는 사실 때문에 교회 안에서 <가톨릭 다이제스트>에 대한 의혹마저 일고 있다.    

현재 <가톨릭 다이제스트>의 자문위원이기도 한 박일규 씨는 <가톨릭 다이제스트>의 발행인 겸 편집인 박수아 씨의 아버지이며, 현재 대표인 윤학 변호사의 장인이다. 그는 미당 서정주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저서로 <그루터기와 햇순>이 있다.

<가톨릭 다이제스트>가 1999년 2월호(통권 108호)에 '눈물·피눈물·향유·성체, 교회가 외면한 성모님의 호소'라는 특집물을 게재했을 때 박일규 씨는 <가톨릭 다이제스트> 편집위원 겸 필자의 한 사람으로 나주 율리아를 옹호하는 글을 게재한 바 있다. 이 글은 1998년 1월 1일 광주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가 나주 성모에 대한 진상조사를 마치고 교도권을 발동해 나주 성모의 메시지는 사적 계시가 아니며, 여러 현상들은 신앙적 혼란을 야기시키는 표징이라며 나주 성모에 관한 책자 등의 배포와 집회의 금지를 촉구한 뒤에, "교도권(교회)이 성모님의 호소를 외면하고 있다"는 취지에서 게재된 글이었다.

  
▲ <가톨릭 다이제스트>는 윤학 변호사가 대표를 맡고 있고, 부인인 박수아 씨가 발행인 겸 편집인으로 있으며, 현재 6만 명 이상의 정기구독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일규 씨는 '제3빠스카의 최후의 만찬!'이라는 글에서 "내 마음에 메아리치는 천상 어머니의 말씀"이라는 부제로 나주 성모의 메시지로 알려진 구절을 장황하게 인용하며 "제1빠스카를 모세를 통하여 야훼 하느님이 이끄셨고, 제2빠스카는 예수님이 이끄셨듯이, 이제 이 죄악 세상에서 다시 오시는 주님께서 함께 하실 새 하늘과 새 땅으로 건너뛰는 제3빠스카는 피조물로서 하늘의 존재가 되시고 원시복음(창세기 3:15)이 가리키는 옛 하와의 후예이신 거룩하신 동정녀 성모 마리아께서 이끌고 계심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성모님의 눈물이 있고, 피눈물이 있고, 당신을 쥐어짜 주시는 향기와 기름이 있고, 한 권의 책이 된 말씀이 있는" 나주가 바로 "하느님의 장막이며 원죄 없이 잉태하신 거룩하신 동정녀 성모 마리아의 거처"임을 주장했다. 결국 그는 "하느님께서 성모님을 선택하셨듯이 성모님이 나주를, 또 율리아를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물으며 "선택은 하느님이, 주님이, 성모님이, 당신 뜻에 따라 하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에둘러 교도권의 판단을 비판하고 있다.

필자는 '내 아들 사제를 지켜다오'라는 기도시에서 발언 주체를 성모님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성모님의 메시지 중에서'라는 표현은 틀린 말이 아니다. 이 기도시의 내용은 마리아 사제운동의 창립자인 곱비신부가 '내적 담화' 형식으로 받은 성모님의 말씀을 담았다는 <성모님께서 지극히 사랑하시는 아들 사제들에게>의 주장과 유사하며, 이 주장은 '나주 성모의 메시지'에도 일부 반영되어 있다. 

특히 이 기도시에는 나주의 윤 율리아가 받았다는 '성모님 메시지'에서 드러나는 사제 중심주의와 '마리아의 공동구속주론'이 짙게 배어 있다.

율리아는 1995년 5월 9일자 '성모님이 주신 메시지'에서 "극히 사랑하여 불림 받은 나의 아들딸들아! 은총의 중재자이며 공동구속자인 이 어머니가 내가 택한 작은 영혼을 통해 너희를 변화시켜줄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너희의 거처로 삼아라. 오늘 천상의 어머니인 나의 성심에 너희의 작은 마음을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내 아들 사제를 지켜다오'라는 기도시에서도 "사제들을 헐뜯고 비난하지 말아라. 사제가 잘못을 할 때에는 조용히 기도하라"면서 "내가 사제들을 다스릴 것"이라고 말한다. 사제들에 대한 주권을 성모 마리아가 쥐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은 사제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일이다. 사제들을 존경하여라. 사제들은 예수님의 대리자이시다. 함부로 대하지 말아라. 그리고 존경심을 가지고 사랑하여라"고 기도시를 마무리하고 있는데, 이는 나주 율리아가 '성모 성심의 승리를 위해서 사제들의 역할이 얼마나 필수적인가'를 강조하고 평신도들에게 사제를 위한 희생을 감수하라고 요청한 것과 겹쳐진다.

"사제들을 위하여 너희들이 희생 제물이 되어라. 내가 도와 주고 있다. 그러니 끝까지 보호하여라. 그들은 내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아들들이기 때문이다." (1985년 8월 11일, 나주 성모 메시지)

"신자들은 교황과 추기경, 주교, 모든 사제들에게 순명하기 바란다. 그들은 나의 가장 사랑하는 아들들이며, 죄로 더러워진 무수한 영혼들의 죄를 사해 주기 위하여 내 아들 예수의 능력을 받은 자들이다. 그래서 내 아들 예수도 그들에게 순종하여 하늘에서부터 세상에 내려온다." (1987년 6월 29일, 나주 성모 메시지)

  
▲ <가톨릭 다이제스트> 1999년 2월호에서 박일규 자문위원은 기고문을 통해 나주 성모의 메시지를 옹호하고 있다. 이달 특집 '교회가 외면한 성모님의 호소'에는 윤학 변호사, 교사 이진엽 씨, <월간조선> 우종창 기자, <Mary's Touch By Mail> 출판사를 경영하는 이상민 씨, 박일규 자문위원 등이 참여했다.  

 

전 광주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의 공지에 이어 지난 2008년 최창무 대주교는 <‘나주 윤율리아와 그 관련 현상들’에 대한 광주대교구장 교령>을 발표해 "'나주 윤율리아와 그 관련 현상들을 신봉하는 이들'이 더 이상 가톨릭교회와 일치 화합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임의적인 '경당'과 '성모 동산'에서 본인이 금지한 성사집행과 준성사 의식을 주관하거나 참여하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는 자동처벌의 파문제재에 해당된다"고 선언한 바 있다.

또한 2012년 7월 6일에는 광주대교구 김희중 대주교가 '나주 현상에 관한 지침'을 다시 공지한 데 이어, 7월 16일 주교회의(의장 강우일 주교)가 광주대교구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발표하며 "현재 나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잘못된 성모신심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가진다"고 밝혔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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