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일 (토)
(홍)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성지순례ㅣ여행후기

[성지순례기]치명자산...유향검가족의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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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석 [simon] 쪽지 캡슐

2000-10-16 ㅣ No.276

치명자산...말로만 들어도 이곳이 어떤 곳인지 금새 알 수 잇엇습니다.

당시의 참수를 당하신 순교자를 위한 산....

 

치명자산 앞에서 바라보는 성지는 처음 엄숙함으로 제게 느껴졌습니다.

왜냐하면 치명자산에 오기전에 이곳은 산을 올라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자꾸 가기가 싫은 마음이 들엇거든요...

 

원래 산이라는 곳을 좋아하지 않고 발도 아프고...그리고 무엇보다 전주의

완전한 끝까지 가서 산을 올라가야 한다는 게 너무나 부담스러웟습니다.

 

왜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인지...처음에 성지순례를 출발했을때의 설레임이나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나겟다는 마음은 어디에 잇는지...내가 지금 관광이나 하러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인가...하는 마음...

 

이런 마음들이 치명자산에 오르면서 너무나 부끄럽게 느껴지더라구요...

 

치명자산에 오르기 시자하면 맨처음 예수님께서 두팔을 벌리시고 순례자들을

반기는 모습을 보게됩니다. 이 곳에서부터 조금위로 올라가면서 계단 하나하나의

높이가 조금씩 경사가 집니다.

 

어느 정도 오르면 성모님이 예수님을 안고 계시는 피에타상을 만나는데 여기서는

두가지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왼쪽은 십자가의 길이 시작됨과 동시에 엄청나게 가파른 길...

오른쪽은 전주교구 성직자묘지로 오르면서 다소 완만한 길...

 

성지관리소에서는 십자가의길로 올라서 성지가묘지의 길로 내려오는 것을 추천하

였습니다.

 

십자가의 길 제1처를 만나면서 그 위로 몇처가 보일때까지는 별 어려움이 없었어요

그런데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그 경사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따로 계단을 만든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산길로 되어 있는 그런 길도 아닌 이곳 치명자산의 돌들을

이용해서 계단을 만들었더군요...

숨이 좀 찼지만 그런대로 올라갈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십자가의 길이 끝나는 곳에서는 묘지까지 100m가 채 남지 않는데 중간중간에

쉴 벤치가 있어서 쉬엄쉬엄오르리고 했습니다.

 

산을 오르기 20분정도가 지나면 성당이 나오는데 이 런 곳에 어떻게 성당을 지었는

지 희한스러웟씁니다. 성당 내부는 정말 이쁘고 아담하게 순교성인들을 표현해서

성당을 꾸며놓았는데 월요일이라서 그런지 성당이 잠겨있어서 그저 밖에서만 볼

수 잇었습니다.

 

성당의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타고 오르면 넓은 옥상이 나오고 여기서 좀더

위로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바로 유향검가족의 묘지가 모셔져 있습니다.

한무덤에 모두 함께 모셔서 무덤이 좀 크더군요...

 

저는 숨이차서 그냥 무덤앞에서 무릎을 꿇고 앉았습니다.

그냥 이 가족의 무덤이 너무 불쌍해서 마음만 아프고 별 다른 말을 할 수가 없더군요

조금 후 숨을 고르고나서 기도를 올렸습니다. 유향검의 시복시성을 바라는 기도까지

올리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무덤의 왼편으로는 좀 더 위로 오를 수 있는 길이 잇었는데 이곳으로 올라가면

전주시내의 전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로 성모님을 닮은 ’성모바위’라는

것이 있구요... 유향검가족을 기리는 비석과 함께 마자하고 있는 ’성모바위’는 그

모습이 마치 성모님의 모습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인 것 같았습니다.

 

성모바위에서 내려와 산을 내려올때는 십자가의 길의 반대길을 이용했습니다.

산을 구비구비 감싸면서 내려오는 이 길은 바로 전주교구 성직자의 묘로 갈 수

있는 길입니다. 밑으로 거의 다 내려올때쯤 성직자의 묘가 나오는데 초대교구장

신부님부터 그 밑으로 일반 신부님까지 많은 무덤이 있었습니다.

 

순교자들의 묘지에서 느끼던 감정과는 또다르게 ...솔직함마음으로는 인생무상이

느껴지더군요...

사제의 삶도 결국 모두 이렇게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결국 우리 모두는 흙으로

와서 흙으로 간다는 것...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이렇게 흙으로 가겟지요...

나라고 천년만년 살것도 아닌데....정말 더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가

야 하겟습니다.

 

치명자산을 내려오고나서는 사실 마음이 좀 가벼워졋습니다. 아까 처음에 생각했던

그런 안일한 마음도 조금은 수그러들었구요...

이제 첫번째 고비를 맞는 것 같습니다...좀 지치는 군요....

 

하지만 우리의 순교자들의 그런 어려움과 고난에 비하면 저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자꾸 생각하며 순례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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