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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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ㅣ여행후기

[성지순례기]백지사터.여산동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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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석 [simon] 쪽지 캡슐

2000-10-16 ㅣ No.279

백지사(白紙死) 한문만 보아도 알겠지만 이 백지사란 죄인의 얼굴에 한지를

붙이고 그 위로 물을 뿌려 점점 사람의 숨통을 조이던 처형방법입니다.

이 한지를 여러겹붙이면 결국 사람은 숨을 쉬지 못하고 질식사를 하는 것이지요..

 

어찌보면 깨끗한 처형방법같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 처형방법이 가장 잔인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조금씩...그리 급하지도 않게..

숨을 쉬지 못 하도록 하면서 온몸이 비틀리고 혀가튀어나오는 질식사...

지금도 그것을 생각하면 온몸에 소름이 쫙 오릅니다.

 

예전 단내성지의 정은(바오로)도 이 처형방법으로 순교를 하셨지요..

 

백지사터는 이 곳 여산의 죄인들을 처형하던 장소 입니다.

 

당시 형리가 형을 집행하던 동헌은 백지사터 위로 위치해있는데 그모습그대로

지금은 경로당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참 모순적입니다. 노인정의 어르신은 어릴적 양밥과 노비의 그런

세습을 느끼던 세대였을테고 그러면서 사또나 형리라는 것을 직접경험하시지는

않더라고 그렇게 반가운 사람들은 아니라고 느끼셨을 것입니다.

 

반명 동헌은 당시 사또가 형을 집행하기도 하고 업무를 보던 곳인데 ...지금으로

말하면 파출소나 경찰서정도 되겠지요... 누가 이런곳에 오기를 좋아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은 이곳이 노인들만 쉬고 있는 노인정으로 바뀌었으니 역사라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합니다.

 

동헌에서는 백지사터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도록 조금 위로 자리를 잡고 있는데

형리들은 우리의 교우들의 백지사로 숨이 막혀 온몸을 비틀거리고 꼬고

결국 그러면서 점점 죽어가는 그 모습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햇을까요...

 

여산 동헌에는 과거에 흥선대원군이 쇄국정책을 표시하는 대원군의 비석이 세워

져있습니다.이 비석에는 매국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있는데 잘 모르겠지만 나라를

생각하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매국하는 것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여산 동헌의 맞은편에는 여산초등학교가 있습니다.

당시에 이 여산초등학교안에 있는 종합학습장에는 여산의 감옥터가 자리를 잡고

있엇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곳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학교를 안내하는 비석에도 그런 부분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는 채 단순히

언제 세워진 학교라는 정도만 있더군요...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아이들의 노래소리는 청아했지만 그 반면에 아무런

흔적도 없는 학교의 모습에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여산에서는 병인박해때 많은 사람들이 처형을 당했는데 배다리라는 곳에서도

수 많은 목숨을 참수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배다리는 밑으로 썩은 물만 고인

가장 비참한 다리의 모습으로 남아 잇더군요...

 

다리나 땅이야 무슨 죄가 있겠냐만 죽을 장소를 제공한 것도 때로는 죄가

되는 듯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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