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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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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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우 [ghywoo] 쪽지 캡슐

2002-06-09 ㅣ No.2122

내가 병원에 들어온지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몇번의 취업 실패로 들어온 이곳은 나에게 정말로 중요한 곳이었다. 아무런 빽이나, 돈이 없는 나로서는 오로지 입사시험으로 직원을 채용하는 병원에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아무런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나에게 병원을 떠나, 가톨릭이라는 종교에 대한 거리감을 상당히 줄일수가 있었다.

병원에 입사하여 나는 정말로 미친듯이 일만하였다. 또 주위의 동료들도 모두가 잘해주어, 타지에서 온 나는 아무런 문제없이 병원 생활을 할 수 가 있었다.

이렇게 시간은 지나고 병원 생활에 적응을 하고, 서울 생활에 익숙해지고, 어느 정도 직장에서도 나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또 병원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도 어느 누구 못지않게 높았고, 고향으로 내려가면 병원에 대한 자랑도 하였다.

이렇게 병원에서의 생활은 아무런 문제없이 보람차고, 재미있게 생활을 하였다.

그러나 내가 응급실 근무를 할때 나도 모르게 나에는 결핵이라는 질병이 내몸에 자라잡고 있었다. 감기가 한번 걸리면 약을 먹어도 잘났지 않고 기침이 심하게 나서 검사를 해보니 오른쪽 lung에 결핵균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이것을 안 순간 나는 엄청난 충격과 좌절감에 쌓였고, 나는 치료차 휴가를 내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나는 휴가기간 동안 아주 많은 생각을 했고, 술과 담배를 약을 먹는 동안 되도록 삼가하라고 했어, 술, 담배를 끊었다. 휴가를 마치고 병원에 돌아온 나는 몇몇 사람에게만 이 사실을 알리고 쉬쉬하면서 6개월간 약을 먹었다. 그러나 약을 먹는 동안 나는 병원에 대한 원망이나 나의 직업에 대한 후회를 하지 않았다. 병원에 다니는 사람이면 누구나 걸릴 수 도 있겠지 하며 그냥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였다. 이렇게 시간은 지나고 나의 병원 생활은 예전과 다름없이 돌아갔다.

병원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는 예전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의 나는 분노와 실망감과 허탈감, 배반감에 사로잡혀 매일 매일 울고있다.

누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하루에 수십번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다시금 어금니를 강하게 깨문다. 그러나 다시 생각한다. 도대체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파업이 무엇이고, 노동운동이 무엇이고, 나는 잘 몰랐다. 그냥 막연하게 만 알고 있었고, 노조협상이 잘되면 임금이 올라가니 그냥 어영부영 노조활동에 참여하였든게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 나는 노동 투사 아니 파업투사로 변해가고있다. 하루를 자고나면 나스스로 놀란다. 이렇게 변하고 있는 나자신에 대해서, 내가 이렇게 과격해지고, 예민해지고 있구나. 누가 나를 이렇게 변하게 만들었는가. 노조인가? 아니면 의료원인가? 아니면 신부님 인가?

나는 이제 이문제의 해답을 찾으려한다.

지금 까지 내가 가졌든 병원에 대한 좋은 감정과 가톨릭에 대한 아니 신부나 수녀님에 대한 나의 생각이 변하고 있다. 내가 5년동안 가졌든 생각이 단 며칠 사이에 변화하고 있다.

실망 아니 눈물이 난다. 하루에 수십번 아니 수백번...

우리가 무엇을 또 얼마나 무리한것을 의료원에 요구했는가?

5월22일 파업 전야제때 나는 야간 근무중이였다. 나는 생각했다. night 근무가 끝날때 쯤 협상이  타결되겠지, 그러나 시간은 흘러가고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근무가 끝나고 조합원이 모인 장소로 이동했다. 어제밤의 경과 보고를 들었다. 아무런 협상이 없었다고 한다. "조합원이 모여있으면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의료원이 이야기한다." 라고한다.

그러나 생각한다. 오늘 안으로는 타결되겠지….

그러나  시간은 지나 오늘까지 왔다. 하루하루 지날 때 마다 나의 충격은 커져만 가고,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분노만이 하나씩 하나씩 쌓여만 간다..

주위에서는 다른 병원의 타결소식이 계속 들려온다. 그러나 의료원으로 부터는 협상소식은 커녕 우리를 죽이겠다는 소식만이 계속 들려온다. 이제 남은 병원은 CMC와 몇몇병원 뿐이다. 답답하다.

 조합원에게는 중간 간부들의 온갖 협박과 회유가 계속 된다고 한다.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까지도. 정말로 상상할 수 도 없는 일들이 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 어제까지 같이 생활했든 동료에게 과연 이 같은 일을 할 수 있을까? 나스스로 놀란다. 그것도 신부님이 계시는 의료원에서 믿을 수 가 없다. 아니 생각할 수 도 없다. 이것이 정녕 사실인가. 과연 그 사람들의 얼굴을 웃는 모습으로 다시 볼 수 있을까. 이 상처들을 누가 모두 책임 질 수 있을까?

도대체 우리가 어쩌다가………………….. 답답하다.

 왜 우리 마음을 몰라주는 것 인가. 우리가 정말로 무리한 것을 요구했는가. 진진하게 다시 생각한다.  다른 병원에서는 파업없이 협상으로 모두 타결되었는데.

아침에 일어 날 때마다 나는 놀란다. 의료원에서 붙이는 대자보를 보고서 지금 까지 우리가 아니 내가 병원에 돈을 벌어주는 기계에 불과 했구나. 시간이 갈수록 내가 가졌든 병원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 믿음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나는 이제 이성을 잃어가고 있다.

지나가든 개가 이토록 간절하게 짖어도 나와서 관심을 가질 것 인데, 의료원 아니 신부님은 그냥 짖다가 우리보고 목이터져 죽으라 합니다.

이제 나는 목이 터져 죽을 때 까지 짖으려 합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나혼자 끝까지.

나는 얼마전에 자진해서 빨간 옷의 조끼를 입었습니다. 일명 질서유지대라고 합니다. 내가 이 옷을 입을 줄은 나 스스로도 몰랐습니다. 밤이면 나는 모두 잠든 우리 조합원의 모습을 보면서 근무를 습니다. 모두 힘들어 피곤에 지쳤어도 앞날의 두려움 때문에 잠못이루고 뒤척이는 조합원의 모습, 시간이 지날 수 록 하나둘씩 아파하는 동료들, 곳곳에서 감기 때문에 들리는 기침소리, 이렇게 맞이하는 아침에 피곤하고 초치한 모습의 동료들을 볼때마다  하늘만 쳐다봅니다. 하늘에 계신분은 이 광경을 보고 무엇이라 하시겠는가?

과연 우리의 요구와 행동이 잘못된 것 인가?  그렇다면 지금 신부님이 하시는 행동은 옳바른 선택인가?  모든 대화의 문을 닫고 우리의 이야기는 들어 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단지 이유는 하나 법을 위반해서, 그럼 우리가 이렇게 까지 올 때까지 방치한 신부님과 의료원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가. 과연 정말로 성실하고 진진한 태도로 대화와 협상을 시도하였는가? 만약에 신부님 스스로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할말이없다.

왜 우리가 이렇게 이자리에 나와 있는지, 또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지 다시 한번 신부님의 진진하고도 깊은 생각을 바랍니다.  또 과연 의료원의 행동이 우리가 법을 위반해서 이렇게 하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알지못하는 또다른 무엇인가가 있는 것인지 다시한번 생각 해본다.

이글을 쓰기전에 나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이념을 다시 한번 읽어 보았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의 곁을 떠난 것은 어떠한 말로도 변명할 수 없는 우리의 잘못이다. 과연 그 잘못이 우리들 만의 잘못인가. 의료원이나 신부님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은 것 인가. 순진하고 착한 우리들을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가? 또 이렇게 환자의 곁을 떠나 이 자리에 있게 만들었는가. 다시 한번 누군가에게 되물어 본다.

이렇게 상처받은 우리들의 마음은 누가 치유해 줄 것인가?

아침에 일어나니 나는 다시 한번 놀란다. 오늘자 의료원의 대자보에 6월10자로 우리들을 해고한다고 한다. 손해가 100억이라 우리에게 손해배상도 청구한다고 한다. 마음이 찹찹하다. 정말로 우리가 돈버는 기계였는가?  지금 의료원은 대규모의 임시직 인력을 채용한다. 의료원에 있어서 우리의 존재가치는 아무것도 아니였는가. 과연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것 인가. 이것이 CMC가 직원들에게 가진 CMC이념인가.

오늘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어머님에게 병원에  해고되었다고 미리 전화를 들였다. 어머님은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신다. 그저 아들의 건강만을 걱정하신다. 저절로 눈시울이 붉어진다. 통화를 짧게 하고 전화를 끊었다.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말을 마음속으로 되네 인다. 그리고 다시 한번 헝클어진 나의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는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무엇인가 그대한 전율이 온 몸을 휘감는다. 머리카락이 한올한올이 쭈빚쭈빗 일어선다. 호흡이 갑자기 갚아진다. 손가락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심하게 떨린다. 다시 마음을 진정한다. 쉽지않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내가 몸 받쳐 일한 곳이 고작 나에게 아니 우리들에게 이렇게 밖에 해주지 못하는 것인가.

갑자기 끊었던 담배가 생각난다.

나의 머리속은 온갖 수많은 생각으로 뒤엉켜있다. 생각나는 데로 자판을 두드린다. 이러한 나의 마음을 신부님은 아시는가. 신부님께 보내는 글이 갑자기 나의 파업기간동안의 회고가 되고, 글이 순서없이 엉망이 된 것 같다.

독실한 신자인 조합원이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성당에 계신 신부님과 의료원에 계신 신부님은 다른 것 같다고, 누가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이 책임을 누가질 것 인가.  나는 간절히 바란다. 왜 우리가 이렇게 까지 하는지 또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기를…….

변해가고있는 나와 나의 동료들을 옛날의 그 착하고 순진한 마음을 가진 모습으로 돌려놓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신부님 당신 뿐이란 것을 알려드립니다.

나는 다시 내일 나의 동료가 있는 로비로 돌아가려 합니다.  그리고 벗어두었던 머리띳를 다시 한번 동여메고 나의 동료들과 같이 로비에서 앉아서 신부님과 의료원의 현명한 선택을 기달릴 것 입니다. 우리들은 하루속히 환자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끊겨든 다리를 다시 놓아주십시요.

저희들이 더 이상 변하지 않게 말입니다.

신부님 저희들은 하나둘씩 지쳐가고 있습니다.  다른 동료는 심한 갈등도 합니다. 이것이 지금까지 의료원이 바라고 기다렸던 순간일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은 지쳐가고 있어도 조합원 한명 한명의 눈동자는 빛나고 있으며 갈등하고 괴로워하는 동료들은 저희들이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모두가 하나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이대로 포기 할 수 없습니다.  저희들은 더 이상 물러 설 곳이 없습니다. 저희들을 벼랑 끝에 밀어 놓고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더 이상의 치유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저희에게 주지마십시오.

방금 등기 우편물을 받았습니다. 복귀와 처벌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 우편물입니다.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이렇게 밖에 할 줄 모르는 의료원에 분노가 밀려옵니다.

다시 생각합니다.

나 끝까지 동지들의 곁에 남아 신부님과 의료원의 현명하고 옳바른 선택을 기다릴 것 입니다.

2년간 끊었던 담배를 사기위해 지금 가게로 나는 향하고 있습니다.

 

 

 

 

 

 

 

 

 

 

 

 

이글을 부디 의료원 신부님이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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