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자유게시판

[RE:18300]하느님의 사랑이...

스크랩 인쇄

김성은 [CANIS] 쪽지 캡슐

2001-03-05 ㅣ No.18315

자매님의 글 종종 읽고 있습니다.

읽다보면 "그래, 맞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때도 있구요...

오늘은 왠지 어머니에 대한 글이

제 마음까지 움직여 이렇게 회신을 보낼 용기를 갖게 하네요.

 

저도 어머니를 떠나 산지가 벌써 9년째라

방학 때만 찾아 뵙는 어머니의 모습을  볼 때면

가끔씩 마음이 애잔해 질때가 있답니다...

잘 해 드려야지 하면서도

막상 어머니를 마주하면

아들이라서 그럴까요..

그리 살갑게 해 드리지도 못하고,

말 한마디도 따뜻하게 전하지 못합니다..

그리고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혼자서 후회를 하곤 하지요...

내일은 꼭 말 한마디라도 해야지 하지만...

그 다음 날도 역시...

그렇게 마음 속의 말 한마디도 못하고

그냥 그렇게 지내온 지가 벌써 9년이 되어갑니다...

이러다 혹시라도 어머니께서 돌아가시면

얼마나 후회스러울까 생각을 하기도 하면서도

아직 철이 덜 든 까닭일까요?

그게 쉽지가 않네요...

 

자매님도, 아니 선생님도

성당일을 열심히 하시다 보니

본의 아니게 집안 일에 소홀히 하게 되시는군요..

아마도 모든 본당의 교사들이 그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 말 한마디로도 충분히 따스함을 전할 수 있음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사랑을

어머니라는 모습으로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신다고 하더군요.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말은 분명 사실인듯 싶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어머니를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 먹으며 커 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 한마디 않은 채...

마치도 당연히 받아야 할 사랑을 받는 것처럼...

 

언젠가 철이 들면 알게 되겠지요..

이 세상에 그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은 없었다는 것을...

그 사랑이 바로 나를 이렇게 서 있게 해 주셨다는 것을...

그 사랑이 우리 곁을 떠나기 전에

"감사하다" ,"사랑한다"는 말은 한 마디라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스러울지 모르겠습니다.

 

사순시기...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서 계셔야 할 자리에 나를 세워 주시고,

내가 서 있어야 할 그 십자가의 자리에 당신이 서 계십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게 보여 주신 사랑의 모습입니다..

바로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입니다.

나의 온갖 부족함 싸 안아 주시는

어머니들의 모습입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잠시나마 어머니를 생각하고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괜시리 쓰다보니 장황하게 길어졌네요...

주님 사랑의 사순시기를 보내시기를 빕니다..

혜화동 낙산 자락에서 베드로가 보내드렸습니다...



129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