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자유게시판

자기 성찰과 박미카엘님께 드리는 글

스크랩 인쇄

지현정 [annateresa] 쪽지 캡슐

2002-11-17 ㅣ No.43694

 

아침 미사에 참례하지 못한 관계로 저녁 미사에 다녀오면서 생각했습니다.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를...

 

저는 속으로 다른 어떤 목적을 가지고서 의도적으로 남을 깎아내리거나 하는

겉다르고 속다른, 순수하지 못한 그런 글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달리 해석하실 수도 있었겠지만,

저의 천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신 하느님께서는 적어도

그런 면에서 저를 오해하시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만약 그런 면이 있었다면 하느님 앞에서 고개를 들 수도 없었을 것이고

감히 그분의 이름을 부를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순수한 마음으로 쓴 글이라 하더라도 자기도 모르게 범할 수 있는 오류는

과연 어떤 것인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잘못이 있다면 깨우쳐 주십사고 주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떠오르는 것이 있더군요.

하느님은 한없는 다양성을 지니신 분인데, 그것을 알면서도

내가 배웠던 가르침과 나의 신앙관에 비추어 볼 때 아니다 싶으면

그들의 신앙을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나의 판단대로 그건 아니라고 말해 버렸던 것이,

어쩌면 하느님의 눈에는 좋아 보이지 않으실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긴다 하면서도 실제로는 모두 맡기지 못하고

내 안에 자기 자신을 꽤 많이 남겨두고 있었던  

한계에 부딪힌 인간의 모습이 바로 저였다 싶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깨우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니

박미카엘님께 감사륻 드리고 싶습니다.

신앙의 진실성을 판단하실 수 있는 분은 하느님뿐이시니

이제는 함부로 남을 판단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지요.

 

...

 

방법론적인 면에서는 여전히 박미카엘님과 저의 견해가 많이 다르고

사실은 아직도 박미카엘님이 어떤 분이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잘 알고 계실 터이니, 저는 굳이 더 알려고는 안 하겠습니다.

 

박미카엘님께서 스스로 일어나 부패한 교회를 개혁하고,

썩은 사제들과 가톨릭 재단을 단죄하고

이 나라의 노동자를 위해 사람으로서 타고난 힘을 다하는 것이

바로 진정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길이라고 확신하신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다만, 박미카엘님은 선택받은 하느님의 백성이고 신앙인이시니

결코 하느님의 눈과 귀를 무시하지 마시고, 하느님의 힘도 무시하지 마시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보다는 하느님께서 하실 수 있는 일이 더 많고 크다는 것을

언제나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마치 이 시대의 하느님은 눈 멀고 귀 먹은 하느님이라는 것처럼

자신의 목소리만 높이신다면, 결과는 그리 좋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시간이 흘러, 진정으로 님께서 하느님이 원하시는 길을 용감하게 걸어가신

이 시대의 성인이심을 제가 깨닫게 된다면

그때는 두말없이 승복하고, 님께 대한 제 오해에 대해서도 깊이 사과드릴 것입니다.

 

오히려 그렇게 된다면 제 마음도 무척 기쁠 것입니다.

지난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비뚤어진 자신의 모습을 바로잡게 되는 것은 기쁜 일이며,

이 시대의 성인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 또한 기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한때의 사소한 오해나 글다툼(?) 정도는

그 때가 오면 그저 너털웃음으로 흘려버리고 말 추억이 되겠지요.

 

지금도 저는 박미카엘님의 방법론이 옳다고 수긍할 수 없지만

모든 진실과 정의는 주님이 원하시는 때에

주님이 원하시는 방법대로 세상에 드러날 것임을 믿습니다.

 

 

 

 



437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