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자유게시판

편견없는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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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희 [dormo] 쪽지 캡슐

2002-06-09 ㅣ No.34840

가끔씩 좋은 글이나 영화를 보면서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를 느낄때가 많습니다.

 

뭐 특별난 문화족도 아니건만

나의 무지와 무딘 감각때문에

스쳐가던 일상에서 내가 감지하지 못했던 신선한 감동을

빼어난 작가의 능력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보면서

그 누구말데로 잃어버린 자아를 발견하는

기쁨과 감동을 받는 것이지요.

 

저는 그 대상이 주로 시나 영화인데

어떤 분들은 음악이나 미술일수도 있겠습니다.

죽음이란....

더 이상 모짜르트를 듣지 못한다는 것....

이렇게 단정하므로써 극진한 음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분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감상을 취미로 하다보면 자연 애착이 가는

작가가 따로 생기게 마련이지요.

그런데 문제라면

어떤 작가의 이전의 어떤 작품에 열광했을 경우

다음번의 작품이나 또 이미나온 다른 그의 작품까지도

당연히 내 마음에 들것만 같은 기대 심리나

아니면 다른 작품도 좋게 평가해줘야만 할것같은

이상한 의무감(?)이랄지 심하게는 채무 심리가 좀 생기더라

그말이지요.

 

편견이나 선입견을 배제하기 어려운것이

통상적이라 할수 있는 사람의 심리라고는 하지만

정도가 심할경우

어떤 작가의 ’어떤 작품’에 열광하기보다

오로지 ’그 작가’의 작품이기에

아무런 여과없이 이미 수순된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이번것은 그저 그랬다, 혹은 이해할수 없었다....

이런 정상적인 판단 능력을 잃어버리게 되더라구요.

작품이 아닌 만드는 작가 자체에 매료되었을 경우...

말이죠.

 

역으로

어떤 작가를 싫어한다고 할 경우...

그 사람의 꽤 괞찮은 어떠한 것에 대한 평가마저도

시컨둥하기 일쑤입니다.

아예 들여다 보려고도 하지 않을때가 많지요.

처음부터 삐딱한 시선을 거두어 보려는

일말의 노력조차 없이 그냥 무조건 싫다...라고 되지요.

 

..........................

 

게시판에서도 저는 그런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게시된 글만을 가지고

감동도하고 공감도하고 비판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기 때문에

이미 마음속에서 어떠한 장치가 작동이

되고 있는듯 합니다.

 

아~ 처음부터 그런것은 물론 아니었죠.

이곳에서 나름데로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게시물 호감도나 판별법이

머릿속에서 저도 모르게 세워져버린 것이지요.

이것은 아무 차별없이 고루 모든이를

사랑하신 주님을 따르는 굿뉴스 게시판에서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닌것을 잘알고는 있으나

 

진리로 인하여 자유로워진것이 아니라

선입견이나 편견으로 마음이 묶여진

저의 새로운 질병(!)인 것입니다.

 

어떤 이의 단지 축구 얘기를 해놓은 글을 보면서도

저 사람은 내가 전에 자기 글을 한구절 비꼰것을

품고있다가 저열하게 복수전이나 벌이는 사람이지...

 

또 다른이에 대해서는...

교회 수호나 사제 존경에 열을 올리면서

같은 형제는 무자비하게 찍는 사람이지....

 

저 사람은

닭살돋게 저런 얘기를 민망한줄도 모르고

나발을 불어대는 것좀 보라지....

 

뭐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만 했겠습니까?

 

그동안 저에 대해서 좋은 말을 해주셨던

분에 대해서는 거의 성인급으루다

엎드려 대접해 드리고픈 존경심이 생기더군요.

 

그리고

저와 비슷한 견해(?)를 가졌다 싶은 분한테는

진한 인정미를 절로 느끼게 되고 그랬습니다.

 

이만하면

질풍노도가 따로 없지 싶습니다.

내 마음에 들면 최상급의 사람이고

나를 반대하거나 뜻이 다른 사람은

한마디로 영 아닌 사람...이 되더라니까요.

 

부끄러운 고백이긴하나

저만이 품고 있을것 같진 않아

마침 남아도는 시간에 이렇게 써봅니다.

 

좋아하는 시편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마음이 깨끗한 사람을 축복하시거늘

저는 그만 미끄러져서 넘어질뻔 하였습니다.

 

미움과 분노...때문에

굿뉴스가 보기 싫다라고도 생각했지만

결국은 제가 품고 있는 그 화가

축복받지 못할 미끄러짐인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좀은 미끄러졌으나

아직 완전히 넘어진것은 아닌것이

이렇게 되돌아보면서 새김질을 할수

있는 여력은 있으니까요.

 

누가 축구 얘기를 해놓으면

아 지금 재미있는 축구 얘기하는구나...

할수 있도록

편견이나 선입견에서

자유로운 내가 되도록 해보자고

그렇게 마음을 먹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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