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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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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생각나요 아버지와 함께 간 창경원. 서울, 부산, 대전... 이라고 씌어있던 날으는 회전 열차 안에서 동생과 저는 지상의 아빠가 저보다 더 높게 더 크게 느껴졌더랬습니다.
사춘기 시절, 아빠에게 대들고는 쾅-하며 부서져라 내 방문을 꼭 걸어 잠궜습니다. 다음 날.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책상 위에 놓여있던 빨간 배낭은 아빠가 놓고 간 화해의 선물이었습니다.
아스팔트도 녹여버릴 것 같은 한 여름 땡볕. 학교에서 돌아오다 청색 작업복을 입고 전봇대에 매달려서 전기공사를 하고 계신 아빠를 보고도 못 본 척, 황급히 도망가던 제게 전기기사라는 아빠의 직업은 부끄럽기만 했습니다. 시원찮게 나온 학력고사 점수를 보시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나 늘 중간을 차지하던 제게, " 널 믿으니 다시 한번 고생해봐라 " 하시곤 학원증을 끊어주셨던 아빠.
이듬해 새벽안개를 헤치고 재수생 딸의 손을 잡고 시험장까지 데려다 주시면서 제 손에 쥐어주신 " 따뜻한 점심 사먹어라 " 하시던 아빠의 3천원.
그날 주머니 속에 담겨 있던 3천원은 이제껏 제가 쥐어본 돈 중에서 가장 큰 돈이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돈, 여러분께서는 갖고 계십니까? 아버지의 사랑이 빚어낸 그날의 3천원은 마음의 은행에 쌓이나 봅니다 -
라니 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