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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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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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선 [cskim74] 쪽지 캡슐

2002-03-25 ㅣ No.5938

 

  과월절을 엿새 앞두고 예수님께서 베다니아에 있는 라자로의 집에서 열린 만찬모임에 참석하셨을 때, 마리아는 매우 값진 나르드 향유를 그 분의 발에 붓고 자기의 머리털로 닦아드렸습니다.  이때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가 "향유를 내다 팔면 삼백 데나리온은 충분히 받을 수 있고 그 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을 터인데 무슨 짓이냐?"고 비난했지요.  사도들의 돈주머니를 맡아 가지고 늘 꺼내 썼던 유다가 이런 말을 한 것은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가 도둑이어서 이런 말을 한 것"이라고 성서는 전합니다.  유다는 거짓말을 한 셈입니다.

 

  저희 본당 사제께서 강론 시간에 들려주셨던 이야기가 생각나서 ’따뜻한 이야기’ 가족 여러분과 나누고자 여기 글을 띄웁니다.  어느 신학교에서 이런 일이 있었답니다.  오후 수업이 없었던 두 학생은 친구사이 인데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오후에 테니스를 치기로  약속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식당문을 나서며  K가 "테니스장에 사람이 있는지 잠시 들러보고 기숙사로 올라가 옷을 갈아입자."고 제안하였더니, P는 "무얼 들렀다 가느냐? 그냥 올라 가서 옷 갈아입고 바로 나오면 되지."하고 대답하였답니다.  K는 "사람이 있으면 어차피 기다려야 하니까, 잠시 들러 보고 가는게 좋지 않겠니?" 라고 하니 "이 시간에 누가 운동하겠어. 누가 있다고 해도 기다렸다 하면 되지 뭐."  "식후에 소화도 시킬 겸 들러서 가면 더 좋겠다." "우리 나이에 소화가 걱정되니?" 하면서 서로 자기 주장을 되풀이 했답니다.

 

  이렇게 사소한 일에 의견이 일치를 보지 못하여 한동안 서로 자기 주장을 그럴듯한 논리로 고집하며 언쟁을 하였답니다.  성소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이라 다툼은 오래 가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속내는 이러 했답니다.  K는 운동장을 들러가면서 식후에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싶어서 그렇게 얘기했고,  P는 화장실 가는 것이 급했기에 진실은 숨겨둔 체  그렇게 말을 했던 것입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참으로 부끄럽고 죄스러운 이런 모습은 요즈음 같은 어지러운 세상의 삶 속에는 허다하리라고 봅니다.  두 사람이 각기 진실과 거짓의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면 ①진실-진실, ②진실-거짓, ③거짓-진실, ④거짓-거짓의 관계가 있을 수 있지요.  4분지 3은 진실한 관계가 아니니 세속의 삶이 그토록 어렵고 고통스러운 게 아닐까요?  금번 부활절을 맞으며  우리만이라도 진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를 조용히 다짐해 봅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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