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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성전은 누구의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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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수 [imfrancis] 쪽지 캡슐

2000-12-20 ㅣ No.15827

한통노조의 파렴치한 행동들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글이 많이 올라 왔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그저 모든 것을 이해하고, 희생하고, 기다려 주며 넘어가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는 이야기, 특히 성탄을 앞두고 있는 지금, 하느님께서도 고통받는 그들이 성당에 있는 것을 즐겨 보실 것이라는 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에 여러 가지 모순이 드러나는 만큼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의 농성이 하느님의 뜻인 정의에 어긋나며, 상호 지켜져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이 침해되고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일입니다.

본인은 그들로부터의 직접적인 폭행의 피해자로서, 본인 이외의 신자들의 피해를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으므로 아래와 같이 본인의 견해를 올립니다.

 

@ [성전은 누구의 것입니까, gisil75 - 양기실] 에 대하여.....

"우리주님 예수그리스도 께서는 가장 낮은 자리에 오셔서 가장 보잘것 없는 이들과 함께 하시다가 가장 비참하게 돌아가시고 가장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부활하시고 승천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주님을 위한 성전은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의 몫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짧은 소견으로는 그것이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크리스마스 선물인 듯 합니다... 성당 파손은 가슴 아프지만 ........아마 예수님이 지금 우리와 함께 계시다면은 예수님이라도 당신 집에 그들을 초대 하셨을 겁니다..." 라는 글이 있더군요.

 

==>  본인의 생각으로는 현재 한통노조의 조합원들은 자신들을 가장 낮다거나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말을 이해하거나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집에 폭력을 행사하라고 누군가를 초대하시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정말 성전은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의 몫이어야 합니다.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은 바로 이 추운날에도 성당으로 미사를 참례하기 위해, 그리고 기도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며,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어떤 때에도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정의롭고 정당한 사람들은 타인의 것을 존중하게 되어 있으며, 그러할 때에 비로소 자신의 것을 존중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지요.  미사참례를 방해하고 성사와 기도를 위해 성당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검문(?)을 하고, 검문에 불응하면 폭력을 당해야 하는 불손함은 누구에게서 받은 자격으로 행하는 일인가요? (한통노조 농성유감, baekny - 백남용신부)   이러한 정황을 볼 때, 타인의 기본적인 존엄성과 권리를 무참히 짓밟는 한통노조의 현재모습은 불의에 항거하는 노동자의 모습이 아니고, 자신들의 이익을 놓치지 않겠다는 그저 규모가 큰 이권집단의 모습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누가 썼던가요 ?  마치 ’조폭’ 으로 여겨진다고.....  그들의 행위는 현재 호소가 아니고 협박입니다....  

 

-----  가족들의 마음은 우선 안타까움이 앞서겠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객관적인 시각은 가족들의 마음과 같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진정 그들을 위한다면 그들의 강압적이고 무질서한 농성을 자유와 질서가 어우러진 진정한 호소와 단결의 모습으로 변화 되도록 가족들이 지적해 주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을 정당화 할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잡으러 온 대사제의 종의 귀를 잘라버렸던 제자 베드로에게 어떤 말씀을 하셨던가요??   우리는 오히려 "폭력을 정당화 하려면 당장 교회마당을 떠나라"고 단호하게 그들과의 동행을 거부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하물며 화해의 힘을 지닌 교회(신자:우리각자가 바로 교회입니다)에 대한 폭력은 그들이 대화를 포기한다는 표현이라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교회가 해석하고 수호하는 모든 그리스도교 가르침은 무엇보다도 가진 자와 못가진 자에게 정의가 당당히 요구하는 의무들에서 출발하여 그들에게 그들 상호간의 의무들을 상기시켜 줌으로서 서로 화해시키고 일치시키는 강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태 14항)

 

그러므로 모든 그리스도 신자들은 사랑 가운데서 진리대로 살면서(에페 4,15) 참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일치하여 평화를 찾아 건설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권리를 옹호함에 있어 폭력을 쓰지 않고 약자에게도 가능한 방어 수단을 택하는 사람들을 동일한 정신으로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 그 방위수단이 타인이나 타 공동체의 권리와 의무를 침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목헌장 78항)

 

본인은 그리스도인으로서 한통노조에게 지금 즉시 교회 내에서의 폭력과 위협적 행동을 중단하고 민주와 질서를 찾도록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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