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자유게시판

성직주의단상(15)식복사 휴대품인가?

스크랩 인쇄

최문화 [ppssm] 쪽지 캡슐

2001-11-07 ㅣ No.26129

성직주의단상(15)식복사 휴대품인가?

      (사무장은 왜 데리고 다니나? 와 같은 맥락)

 

예수회 작은 형제회 소속 K신부님은 금년 81세의 인자한 할아버지 신부님이시다.

신부님은 프랑스 신학교에서 14년간 교수로 계시다가 한국에 오셔서

만인의 벗’이란 영성목표로 수도생활을 하고 계시다.

주로 생활은 고료(번역)를 받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분에게는 사무장도 필요 없고 식복사도 필요 없다. 모두 다 손수 하시기 때문이다.

이분 수하에 있는 수사님들은 영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인지 주로 노동판에서 노동자와 함께 일하시고, 병원 같은 데서 간병사 노릇도 하고 있다 그 중 어느 분은 에이즈 환자의 간병을 하는 것도 보았다.

 

이 K신부님은 진지를 손수 해 잡수신다.

혹시 수사님들이 많이 모이는 날이면 그 많은 식구의 식사까지 도맡아서 해주신다. 그러면서도 단 한 번 짜증내는 일이 없이 항상 엄마 아빠로 존재하신다.

 

식복사!

내가 제일 처음 식복사를 알게 된 것은 어느 신설 본당에서다.

신부님 기거할 방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곳에 새 신부님이 부임하셨을 때 신부님 어머님이 오셔서 밥을 해주셨다. 성당이 제자리를 잡기까지 한 2년간 그분은 아드님을 위해 식복사 노릇을 하신 셈이다. 그런데 이 할머니께서 거동이 불편해지자 신부님은 할머니 대신 누이를 데려왔다. 그 누이 되시는 분은 지금으로 따지면 월급 200만원 짜리 회사에 다니던 분이었는데

그 좋은 직장을 버리고 오빠 신부님을 위해 오셨다.

성당에서는 형편이 어려워도 식복사 월급을 다소라도 드리려 했다.

그랬더니 신부님이 반대를 하셨다. 이 성당은 아직 식복사 둘 형편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돈 들어갈 곳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데까지 돈을 쓰느냐면서 끝내 거절하셨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신부님의 어머니와 누이 분이 너무 고마운 분들이었다.

 

식복사!

필요하다.

신부님 진지를 해드려야 하니까.

그리고 한 신부님을 오래 모시게 되면 신부님의 식성까지 알게 되니 데리고 다니는 것도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데리고 다니는 식복사에게는 두어가지 문제가 따른다.

하나는 자신을 비서실장으로 착각하는 경우요.

둘은 급료가 비싸다는 데 있다.

첫 번째 경우는 사람이 좀 모자라는데서 오는 경우겠지만 보기에 아주 좋지 않다. 미주알 고주알 참례 안 하는 데가 없다.

두 번째 경우는 데리고 다니는 식복사는 현지에서 구하는 식복사보다 급료가 비싸다는 데 문제가 있다. 재정 형편이 좋지 않은 성당에서는 부담을 느끼게 마련이다.  

 

J신부님은 40전후의 젊은 신부님이시다. 그런데 식복사를 꼭 데리고 다니신다.

주교관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가급적 파출부를 이용하라는 견해를 밝힌 적도 있건만 재정 형편도 좋지 않은 시골 성당에까지 데리고 다니신다.

이 식복사 급료가 120만원에 이른다. 상여금 포함 이것저것 따지면 월봉 150만원은 되는 셈이다. 이 정도면 웬만한 성당 사무원 월급보다 많다. 그렇다고 해서 깎을 수도 없다. 신부님이 데리고 온 사람이거니와 전임지에서 그렇게 대우를 해줬는데 어떻게 하겠는가? 울며 겨자 먹기다.

 

파출부를 쓴다면 두세 사람은 쓸 수 있는 금액이고, 현지에서 고정 식복사를 쓴다해도 이보다는 적게 들어갈 것이다. 그러면 그만큼 성당 운영에도 여유가 생길 것이다.

뿐만 아니고 사무장 데리고 다니는 데서 오는 피해도 여기엔 똑같이 따르게 마련이다.

 

이래저래 앞에서 소개한 예수회 작은 형제회 K신부님이 우러러진다.  



2,898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