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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e upon A Decemb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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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만히 살아온 날들만큼 세월을 안고 서 있는 벅찬 그리움이 내 안에서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빛나던 유년의 꿈을 담던 키 큰 플라타나스 그늘은 여전한데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있던 내 친구들은 간 곳이 없습니다.
재잘 재잘 아우성이 줄지어 서있던 운동장 한 톤으로 끊없이 이어지던 교장 선생님의 말씀이 들려 오는듯 느티나무에 휘감긴 맑은 겨울 햇살이 눈부시기만 합니다.
함께 손잡고 뛰어 다니던 즐거운 기억들 고운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기도하던 까만 눈동자들 그 빛나던 눈으로 손가락 걸던 까마득한 약속... 그 약속 때문에 ... 유난히 보고 싶었던 내 친구들.
우리의 푸른꿈이 변할수 없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렇게 홀연히 떠난 추암으로 향하던 지난 토요일의 밤 기차 촛대 바위의 일출
여섯시간의 밤 기차 여행이 우리에게 그렇게 짧게만 느껴진것은 함께 지냈던 그 시절의 향수가 몹시도 그리웠기 때문일것입니다.
내내 호호 깔깔 ... 어느 누구의 아내도 아닌... 어느 방송국의 작가도 아닌... 어느 학교의 선생님도 아닌...
우리는 그 옛날 어여쁘기만하던... 민주... 혜선 그리고 영선이였습니다.
두타산 무릉계곡을 오르면서 우린 고향의 속리산을 그리워했고 동해의 천곡 동굴을 구경하면서 우린 단양 고수동굴을 이야기 했습니다.
작은 포구...어달항. 그곳에서 고향 충청도에선 보기 힘든 싱싱한 회를 앞에두고 우리는 어느새 이 만큼 훌쩍 커버린 [우리]를 이야기 했습니다.
친구들의 해 맑기만 한 웃음과 말투 그리고 정겨운 몸짓은 그대로 인데... 그대로 인데...
어느새 세월을 안고 서 있었습니다. 동해의 그 푸른 바닷가에서 우리는...
그 푸른 바다에서 우리의 푸른꿈도 변하지 않으리라는 다짐들을 했습니다. 내 고향 청주. 그 초입의 플라타나스 처럼...
그 바닷가에서 우리는 꽃보다 아름다운 추억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이만 총총
P.S 이 음악은 제가 지난 겨울에 무척이나 사랑했던 음악입니다. 그 해 겨울은 내내 이 음악을 들으면서 마음은 늘 북쪽 러시아를 향해 있었답니다.
아름다왔던 영화 Anastasia 중 Once upon a Dec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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