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자유게시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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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연 [communion] 쪽지 캡슐

2002-05-19 ㅣ No.33573

꼬박 하루 동안 게시판 글을 찾아 읽어봤다.

글에서 몇번 글이 어떻더라 하면 그 글을 찾아 읽고,

또 그 글은 몇번 글 때문에 쓰는 것이다 하면 또 그 글을 찾고..

그런 고된 작업 끝에 이 곳 게시판을 들끓게하는 hot issue가 무엇인지 나름대로 파악했다고 생각한다. (흐뭇!)

 

하지만 그러면서 무척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어떤 합일점을 찾으려는 발전적인 논쟁이 아니라 소모적인 비방만이 난무하는 듯해서였다.

더군다나 누구와 누구는 같은 편입네, 또 누구는 누구의 의견을 추종하네.. 등등의 말들이 나도는 것을 보니 더욱 그렇다.

모두가 각자 끼리끼리 편을 먹고 패싸움을 벌이고 있는 건가?

그렇다면 이 곳 게시판에 아는 사람들이 전혀 없는 나야말로 outsider 이겠군. (outsider님을 지칭한 것 아님).

 

사실 대충의 내용만을 파악했기 때문에..

누구와 누구가 의견을 같이 하는지, 또 누구와 누구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지..

그것까지는 도통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곳 게시판이 너무나 특정 인물들에 의해 독점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마치 세력 다툼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고.

 

한번 되짚어 생각해보자.

어떤 한 사람이 격렬하고 도전적이며 귀에 무척 거슬리는 글을 썼다. 아니면 퍼왔든지.

물론 그 글이 말도 안 되는 헛소리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새빨간 거짓말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읽기만 해도 피가 거꾸로 솟는 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지 내면에 감추어진 또 다른 ’일리’(진리라고 하지 않았다. 분명 일리라고 했다.)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글에 대해 의혹이 있다면 개인적인 메일을 통해서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아니면 다른 루트를 통해 감춰진 그 ’일리’에 대해 찾아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은 충분히 정중하고 온건한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과정 없이 말도 안돼! 라고 말하며 무조건 힐난하는 것은 결코 완성된 인격을 가진 사람들이 할 행동은 아닐 것이다.

 

그런 귀찮은 일을 왜 하냐고?? 척 봐도 말이 안 되는 의견들인데?

그렇다면.. 그렇게 되묻는 그대!

그대 인생에서 정말 거짓말 같은, 말도 안 되는 일들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시는가? 그대가 알고 있는 것들이 세상을 움직이는 진리의 전부라고 믿고 있는가?

 

난 그리 대단한 신앙을 가진 신자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의 가톨릭 신자들이 입 밖으로 꺼내는 것조차 금기로 여기는 ’신부님’들에 대해서 난 완전한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여하튼 그들도 나약한 인간이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교회를 통해 끊임없이 이어져 내려온, 사제를 통한 그리스도의 사도직 계승을 존중한다. 존중할 만한 전통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사를 비롯한 각종 성무를 집행할 때의 사제를 난 무한한 마음으로 존경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일 뿐.

나는 이 게시판에 심심치않게 올라오는 모모신부가 어땠다더라.. 하는 글을 읽을 때마다..

이런 천인공노할 일이! 하면서 액면 그대로 믿지도 않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건 사탄이 지어낸 말이다. 라고 부정하지도 않는다.

쉽게 믿을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교회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어쨌든! 가톨릭은 다른 종교들에 비하면 썩 괜찮은 종교라고 은근히 자부심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교회 조직이 지극한 선 자체인 조직은 아닐 걸. 아무래도 인간이, 그것도 모두가 죄인들이라고 하는 인간들이 모여 만든 조직이니 불합리하고 부정한 부분이 있을 거야.. 하는 의구심을 내심 가지고 있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본격적으로 나의 견해를 밝혀보겠다.

대놓고 말하자면.. 최근에 씌여진 글들 말이다.

’금구요한’ 님이 썼다는 글을 보면서.. 난 솔직히..

이런 견해도 있을 수 있군. 이라는 생각을 했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오호라.. 과격하긴 하지만 화끈한 것도 사실이군... 하는 생각도 했다. (심정적으로 약간 기울었다는 소리이다.)

그러면서.. 이 양반.. 무지하게 괴롭겠군.. 이라는 생각도 했다.

 

대충 크게 그 글에 대응하는 주류는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는 것 같다.

하나는 ’금구요한’님의 글은 참으로 옳기 그지 없소이다. 하면서 찬성의 기립박수를 보내는 쪽과.

다른 하나는 이런 근거 없는 글로 가톨릭 게시판을 어수선하게 만드는 것을 참을 수 없다. 하며 반대하는 쪽이다.

 

하긴.. 어떤 글을 읽으면 많은 사람들이 찬성, 혹은 반대. 이렇게 양분되기가 가장 쉬우니까..

그 사람들 각자의 견해를 옳다 그르다 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나 역시 완전 중립을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어느 면으로는 이 사람 말이 옳은 것 같고, 어떤 면에서는 저 사람 말이 타당한 것도 같아서..

원체 줏대가 없는 탓에 하루에도 열 두번씩 오락가락 한다.

 

나 역시 그렇기에..

내심 어느 한 편으로 동조하게 됨을 탓하고 싶은 생각은 절대 없다.

하지만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그 후의 일인 것 같다.

게시물들 중 이목을 끄는 글의 내용을 보자. 어떤 내용들인가..

 

그 내용들을 희화화시키고 과장시켜 표현하자면..

이런 글들 좀 볼래? 햐~~ 기차지 않냐? 너희도 좀 보고 배우라니까..

이렇게 어떤 한 주장을 맹종하는 글을 시작으로..

어디서 벼락맞을 소리를 함부로 지껄이는 거야? 개 풀 뜯어먹는 소리 하고 있네..

이러면서 대번에 쌍심지를 켜며 달려드는 글이 있다.

그러면서 공방은 시작된다.

 

너 신자 맞아? 이런 소리 함부로 지껄이는 걸 보니 신자 아닌게 분명해. 신자라면 증거 대봐. 너 어느 본당 다녀? 세례명은 뭐야?

뭐라고? 신자 맞다니까.. 그럼 너처럼 무조건 교회를 감싸안는다고 신자냐? 그게 신앙이냐? 너같은 신자들 때문에 한국 가톨릭이 이렇게 썩어가는 거야..

이런 오십보 백보이며 도토리 키재기인, 누가 더 제대로 된 신자게~~ 싸움..

허 참.. 누가 더 신실한 신자인지 그걸 어떻게 아나. 시험을 볼 수도 없고.. 이것처럼 어리석은 대결도 있나..?

 

급기야 너 개신교 신자지? 내가 보기엔.. 누구 누구 누구.. 이렇게 한 패거리야. 너희들 한번만 더 얼씬거리면 죽어..

지금 누구를 도매금으로 넘기는 거야. 내가 신자라는 증거 대줄까? 난 어디어디 사는 아무개야.

이렇게 말하면 정말 오지랖 넓은 굿뉴스인들은 그 본당에 확인전화 하느라 북새통을 벌인다.

급기야 해당 본당 사무장님이 해명의 글까지 올렸으니.. 정말 촌극 중에도 촌극 아닌가?

 

그걸로도 모자라다.

진짜 신자라면 그 시간에 성서책 한번 더 들추고, 묵상하고 피정이나 해. 너 그런 거 알기나 하냐?

이렇게 비아냥거리며 불거져 나오는 기도 타령, 성서 타령, 피정 타령...

그럼 그러는 그대는 왜 그 시간에 자판을 두드리셨단 말인가?

기분 나빴다면 용서하시라.. 그대의 입에서 나온 비난이 부메랑이 되어 그대를 자유롭지 못하게 할 수도 있음을 말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말꼬리 붙잡고 늘어지기.

저 사람은 알고 보면 누구누구래요~~하는 신원 폭로.

올라온 게시물에 리플 달아서 한문단 한문단마다 마치 빨간펜 선생님처럼 자세하게 첨삭하며 꼬집고 비틀기.. 대충 이런 것들이다.

 

근데 굿뉴스인들이여..

조금만 더 생각해 보자.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글이라고 해도..

때로는 머리에 김 나도록 내 속을 뒤집어 놓는 글이라고 해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정말 개떡같은 인간 말종에다가 머리 속에는 해괴한 망상들로 가득찬 정신 나간 사람인지.. 아니면 그래도..나만큼은 가톨릭을 사랑하는 사람인지는..

그건 또 모를 일이다.

 

물론 가톨릭에 반감을 품고 있는 사이비 종교 신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밀인지 가라지인지 그걸 어찌 단편의 글만 읽고 가려낸단 말인가?

그리고 그 밀과 가라지를 가려낼 뛰어난 안목이 과연 그대에게 있단 말인가?

난 도저히 그런 안목이 내게 있는 것 같지 않아 하는 말이다.

만약.. 그대가 이 물음에.. 물론! 당근 Of course지.. 라고 말한다면..

난 그대를 가라지로 보고 싶다.

 

지금 게시판을 보자면..

주먹 다짐만 하지 않았지 난투극이 따로 없지 않은가.

나 역시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는 아닌지라..

우리 모두 사랑합시다~~ 진짜루~~

오른 뺨을 맞으면 왼뺨도 내줍시다..

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확실하지 않은 것을 가지고 장담하지는 말자는 말이다.

 

한 가지만 더 사족을 붙이겠다.

아래의 글 중엔..

’금구요한 신부님’이라고 지칭한 글이 있던데..

정말 금구요한님이 신부님이라면..

그것도 존경받고 명망있는 신부님이라면..

아마 얼굴 뜨뜻해지면서 무지 민망해질 분.. 여러 분 있을 거다.

만약 그것이 거짓말이었다면..

그 반대편이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겠지..

 

이건 농담인데..

난 요즘 게시판을 보면서 여러 가지 제도를 도입시켜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도편추방법나.. 아니면 삼진아웃제.

도편추방법은 자꾸 여러 사람 속 긁어가면서 막말하는 게시자를 후보로 뽑은 다음..

날잡아서 하루 굿뉴스인들이 투표를 하는 거다.

그래서 경중에 따라 아이디 3개월 정지같은 벌도 좀 내리고..

삼진아웃제는..

서로 인신공격을 주고받으며 리플을 다는 것이 3회가 되면.

게시판을 벗어나 오프라인으로 만나 주먹으로 해결하든지, 아니면 개인메일을 통해 막말 퍼부으면서 쌈박질하든지.. 이렇게 자력구제를 행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온세상에 기쁨을 주겠다고 출범한 굿뉴스, 그것도 자유게시판에서 이런 방법을 쓴다는 것은 너무 치졸하고 야박한 거겠지..

그냥 지금 말은 사족이었다..

웃고 넘기시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이제 글을 마칠 때쯤 되니..

가슴이 벌렁벌렁거린다. 약간은 두려운 마음이 들어서..

그러니 아무쪼록.. 내 신원을 캐서..

알고보니 communion은 누구였더라.. 하고 폭로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한다.

아무리 날나리 신자라지만.. 그래도 주일미사는 꼬박꼬박 빠지지 않는 사람이고..

그래도 30년 동안 가톨릭 신자였는데..

가톨릭에서 돌맞고 쫓겨나면 갈 데가 없다.

개종은 하기 싫으니까 말이다.

 

덧붙여 사과말씀 드리자면..

반말로 일관해서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나보다 훨씬 연장자들도 많으실 거고.. 지나가는 길에 보시는 신부님, 수녀님들도 계실텐데..

그냥 담담히 쓰려다 보니 이렇게 됐다.

 

정 내 글이 못마땅하고 아니꼽다면..

개인적으로 메일을 주길 바란다.

그렇다면 정중히 극존칭을 써가면서 내 입장을 해명함과 동시에 사과말씀도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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