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자유게시판

박용진을 보며 떠올린 생각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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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요하 [jiyoha] 쪽지 캡슐

2002-09-26 ㅣ No.39288

 

                          오물을 믿는 오물 같은 사람들

 

 

 

 

 10년 전쯤의 얘기부터 하나 소개하고 넘어가겠다.

 

 당연히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젊었고 몸도 건강하고 해서 공주 처갓집엘 자주 가곤 했었다. 또 한번 공주 봉황동 처가에 갔을 때였다.

 

 주일 새벽 미사에 참례하려고 아내와 함께 공주 교동성당엘 갔다.

 성당 정문 안으로 들어가서 성모상 쪽으로 발을 옮기자니, 성모상 앞에서 이상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성당 안에서 미사 준비를 하고 계셔야 할 노(老)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때아닌 시간에 성모상에 목욕을 시켜 드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것을 노인 신자 서너 분이 물러서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신부님은 자루걸레를 들고 있었고, 수녀님 한 분은 고무 호스를, 또 한 분의 수녀님은 수건을 들고 있었다.

 

 내가 다가갔을 때는 고무 호스를 든 수녀님은 성모상 주위 시멘트 바닥에 물을 뿌리고 있었고, 수건을 든 수녀님은 성모상의 물기를 닦고 있었다. 자루걸레를 들고 있는 신부님은 일단 일을 마친 모양이었다.

 

 성모상 가까이 다가갔을 때 나는 그 때아닌 작업의 이유를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인분 냄새가 남아 있기 까닭이었다. 누군가가 성모상에 인분 투척을 한 것이 분명했다.

 

 슬픈 표정으로 서 있는 할머니 한 분께 누구 짓인지 아시느냐고 슬며시 물었더니, ’우상숭배 퇴치, 마리아 숭배 퇴치’를 외치는 청년들이 인분이 담긴 비닐 봉지를 던지고 갔다는 것이었다. 새벽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던 개신교 광신도들의 짓임이 또한 분명한 일이었다.

 

 공주 교동성당은 성모상 바로 옆에 담이 있고, 그 담 너머는 주차장으로도 이용되는 큰길이다. 담은 별로 높지도 않다. 어른이라면 키를 조금만 키워도 성모상을 정조준 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개신교 광신도들이 맘만 먹으면 성모상에 인분을 투척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한 짓도 쉽게 감행할 수가 있는 것이다.

 

 잠시 후 성당 안에 들어와 앉아 있자니 참으로 슬퍼지는 마음이었다. 예수님도 불쌍하고 성모 마리아 님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예수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님은 오늘, 한국이라는 나라의 공주 교동성당이라는 곳에서 예수님를 믿는다는 자들로부터 오물 투척을 당했다. 다른 사람들도 아닌, 그리스도교 신자라는 사람들로부터 그런 수모를 당했으니 얼마나 기가 막히고 슬프실까. 예수님 또한 날이면 날마다 당신을 믿는다고 외치는 자들로부터 당신의 어머니께서 온몸에 오물을 뒤집어쓰는 상황을 보셨으니 얼마나 슬픈 마음이실까.

 

 예수님은 하느님이 사람이 되어 세상에 오신 분이지만, 바로 사람이 되어 오신 탓으로 수많은 비운을 안고 계신 분이기도 하다. 동족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했고, 동족들의 그 배척은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분은 오늘도 이 세상 곳곳에서 갖가지 모습으로 배척을 당하고 있고 무수히 죽고 있다. 심지어는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자들로부터도 수많은 수모와 죽임을 당하고 있다.

 

 그것은 성모 마리아님도 마찬가지다. 예수님을 낳으신 ’죄’로 고난의 세월을 사셨고 마침내는 당신 아드님의 참혹한 죽음 앞에서 오열을 해야 했던 그 슬픔, 그리고 사형수의 어머니로서 감내하셔야 했던 그 고통들은 오늘까지도 갖가지 모습으로 재연되고 있다. 거기에 더하여 그리스도교 신자라는 사람들로부터 온갖 멸시와 모욕을 당하고 배척까지 당하는 슬픔을 겪고 있다.

 

 이것 또한 일종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어쩌면 인간 삶의 이런저런 아이러니들 속에 진리의 길이 있는지도 모른다. 아이러니의 난험한 숲을 잘 헤치고 나아가는 것이 바로 참 신앙의 길일지도 모른다.

 

 그날의 아침미사를 집전하시면서 신부님은 새벽에 일어난 성모상 오물 투척 사건을 신자들에게 알리고 간단히 그들의 ’회개’를 위해서 기도하자고 말했다.

 나는 신부님으로부터 회개라는 말을 듣는 순간 뭔가 참으로 막막하면서도 절실한 느낌 때문에 속으로 아! 하는 탄성을 머금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도 느꼈고 지금도 생각하는 것이지만, 신부님의 그런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었다. 신부님은 조금도 흥분하지 않았다. 성모상 오물 투척 사건을 알리면서도 긴 얘기를 하지 않았고 그들의 행패를 비난하는 언사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들이 성모상에 오물을 던지면서 외쳤다는 ’우상숭배 퇴치, 마리아 숭배 퇴치’와 관련해서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들의 회개를 위해서 기도하자고만 했을 뿐이었다.

 

 그때도 느꼈고 지금도 생각하는 것이지만, 나는 천주교 성당 성모상에 오물을 투척한 그 사람들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참 많다. 그들은 어느 정도의 교육 수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일까? 목소리가 청년들이었다니, 혹 대학생들은 아니었을까? 그들은 그 모의를 언제 어디에서 했을까? 새벽예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면, 예배 중에 그런 결심을 했던 것일까? 혹시 목사님이 예배 중에 암시적으로 ’교사’를 한 것은 아닐까? 무엇보다도, 그들은 그런 짓을 계획하고 준비하면서 무슨 마음이었을까? 자신들의 그런 행패를 그저 ’정의’로, ’주님을 위한 일’로만 생각했을까? 정말이지 자신들의 내면에 깃들여 있는 인간의 불순한 ’악의’에 대해서는 전혀 아무런 자각을 하지 못한 것일까?

 

 나는 오늘 ’가톨릭 굿 뉴스’ 게시판에서 제멋대로 무작정 용춤을 추어대고 있는 재림교회 무당 박용진의 망나니짓을 보면서 다시금 그때 일을 떠올린다. 개신교 광신도들에 의해서 자행된 공주 교동성당 성모상 오물 투척 사건을 떠올리는 일은 내게 여전히 많은 궁금증과 흥미를 자아낸다.

 

 그들의 그런 행위를 가능케 했던 성모상을 ’우상’으로 보는 시각이나, 마리아는 결코 ’성모’가 아니라는 등의 성모 마리아에 대한 모독적인 멸시 현상 따위에 대해서는 논급을 하지 않겠다. 그것에 대한 ’가르침’은 가톨릭 교회 2천 년의 역사 속에 연면히 흐르는 신비로운 모습으로 충만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게시판에서도 정원경, 조정제, 임덕래 님을 비롯한 많은 형제 자매님들의 탁월한 말씀들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들이 다 박용진에게 무슨 소용이랴. 이단 광신의 늪에 철저히 빠져 있는 그의 눈에는 오직 그 늪에 가득한 성경 자유해석의 오물들과 왜곡의 가시덤불밖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나는 오늘 다시금 박용진과 그들 집단의 ’광신’ 속에 깃들여 있는 불순한 악의와 어리석음에 큰 흥미를 느낀다. 공주 교동성당 성모상에 오물을 투척한 그들은 그들이 준비한 오물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 그 오물을 ’정의의 칼’ 쯤으로 생각했던 것일까? 그 오물을 천주교 성모상에 뿌리면 예수님께서 좋아하시리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들은 더불어 오물도 믿은 것이 아닐까? 적어도 오물의 위력이나 활용성을.

 

 그들은 그 오물 투척으로 천주교 성당의 성모상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망상을 갖지는 않았을까? 더불어 전 세계의 모든 성모상을 없앨 수 있다는 망상을 가졌던 건 아닐까? 자신들의 오물 투척으로 천주교 성모상은 우상임이 증명될 거라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닐까? 더불어 천주교의 마리아 공경이 죄악임도 증명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아무튼 그들의 그 오물 투척으로 그들이 얻은 것은 무엇이고, 이루어진 것은 무엇일까? 다시 말해 그들에게 확인된 것은 무엇일까?

 

 오, 그들은 정녕 그들의 그런 행위를 ’선’으로 생각했던 것일까? 그들의 그런 행패 속에 실려 있는 치졸한 악의는 전혀 감지를 못한 것일까? 그런 치졸한 악의들이 인간을 얼마나 어리석게 만드는지를, 그들은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는 느끼고 있을까?     

 

 오늘 재림교회의 무당 박용진은 천주교의 오랜 신자인 나로서도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화체설’이라는 말을 천주교의 교리 용어로 들이밀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에 오물을 끼얹는 짓을 감행하고 있다. 그는 천주교의 성체 안에 계시는 ’말씀’의 뜻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천주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로 사용하고 있는 밀떡과 포도주가 사제의 축성을 받으면 진짜 생물적인 살과 피로 변하는지를 확인하려고 덤벼들기라도 했던 모양이다. 진짜 생물적인 살과 피로 변하는 것이 아닌데도,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라고 신자들을 속이고 있다고 비아냥거리고 으르렁거린다. 전 세계의 모든 가톨릭 신자가 ’말씀’ 안에서 살고 일치를 이루는 성체성사의 그 신비, 밀떡과 포도주로 구체화된 ’생명의 말씀’을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받아들여 예수님과 일치를 이루는 매일의 그 거룩한 기적의 신비를 천주교 신자가 아닌 그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것을 단지 생물적인 관점으로만 파악하려는 그의 태도에서 지적 수준의 유치함을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오늘 더욱 관심을 갖는 것은, 그가 천주교의 교리 ’화체설’의 오류를 지적한답시고 제시한 ’예화’가 지니고 있는 치졸한 악의와 맹점이다.

 

 천주교 신자와 결혼한, 천주교를 끝까지 거부하는 한 신부가 어느 날 기지를 발휘하여 천주교 사제를 골탕먹였다는 이야기다. ’랄프 우드로우’라는 자가 지은 <로마가톨릭주의의 정체>라는 책에서 발췌했다는 이야기인데, 남편의 요청으로 신혼 가정을 방문한 가톨릭 사제로 하여금 독약인 비산을 넣은 빵을 축성케 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가톨릭 사제가 기겁을 하고 달아났다는 내용이다.

 

 박용진과 무당 무리들은 아마도 그 이야기를 천주교를 공격하는데 있어서 아주 유효한 무기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천주교의 성체성사의 속임수를 깨부수는 데는 매우 적절한, 최고의 에피소드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하면 나도 재미있다. 설령 그런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다손 치더라도, 그들은 그 이야기 속에 깃들여 있는, 인간의 심성을 더럽히는 치졸한 ’악의’에는 전혀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가톨릭 사제가 축성하게 될 빵에 독약인 비산을 몰래 넣었다? 그것은 남을 속이려는 비열한 술책이 아닌가? 그리고 그 거짓 속에는 남을 죽일 수도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또한 남을 죽이려는, 죽이고 싶어하는 ’살의’도 내포되는 것이 아닌가?

 

 박용진이 자못 득의의 표정으로 소개한 그 예화 속의 여인이 가톨릭 사제를 상대로 행위한 그 장난 속에는 능히 살의와도 연결될 수 있는 비열하고도 치졸한 악의가 존재함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단 광신의 무당들은 그런 류의, 자신들의 행위 속에 기본적으로 내재해 있는 더러운 악의들에 대해서는 전혀 자각을 하지 못한다. 그런 악의들이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심성과 본질에 어떻게 부합할 수 있으며, 얼마나 배치되는지 따위에 대해서는 전혀 성찰을 하지 못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저 어제도 오늘도 관성화된 모략과 비방이요, 만용과 패악 뿐이다.

 

 나는 오늘 재림교회 광신도 박용진의 인터넷 게시판에서의 용춤을 보며, 그것이 10년 전쯤 공주 교동성당의 성모상에 개신교 광신도들이 인분을 투척한 일과 별로 다르지 않음을 감지한다. 그가 아무리 기를 쓰며 별스런 억지 논리와 이설들을 동원하여 말살에쇠살처럼 갖다 붙인다 해도, 그 모든 것들은 성모상에 뿌려지는 한 순간의 오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다만 기를 쓰고 천주교의 드넓은 마당 한구석에 오물을 뿌려대는 짓을 거듭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그의 그런 행위에는 치졸한 악의가 기본적으로 내재해 있다. 인간의 심성을 더럽히는 악의 말이다. 그 악의에다 그는 착한 사람인 척, 진실로 하느님을 믿는 사람인 척 속이 빤한 위장의 묘수도 부리고 있다.

 

 재림교회 무당 박용진이 진정으로 믿는 것은 그의 두 손에 쥐어져 있는 오물뿐이다. 오물을 뿌려대도록 하기 위해 그로 하여금 끊임없이 광분케 하고 용춤을 추게 만드니, 그리하여 그 오물은 그의 신앙의 실체이기도 한 셈이다. *                       

 

 

 09/26

 충남 태안 샘골에서 지요하 막시모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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