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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말이 이제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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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peterpan65] 쪽지 캡슐

2003-02-21 ㅣ No.48521

 

 일단, 이번 대구 지하철 참사에 희생된 모든 영령들께 삼가 깊은 조의를 표하며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먼저 저는 서울에서 사는 바로 서울을 기준으로 말씀드릴 수 밖에 없음을 밝혀 드리겠습니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한번이라도 타보신 분들은 아마도 아시리라 보는데요, 도시철도공사 노조들의 유인물들이 지하철 창문 곳곳에 붙어 있었던것을 기억하시는지요?

 

물론, 사측이나 혹은 노조라 하면 먼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시는 분들에 의해 그 스티커가 일부 찢기워져나가 흉물스럽게 창문에 붙어져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았을 겁니다.

 

그 유인물에 적혀있던 내용들을 제 기억력이 다 수용하지는 못하지만 열악한 근무환경에 의한 철도 이용객들의 안전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경고하는 내용들이었던것 만큼은 정확히 기억됩니다.

 

이번 대구 지하철 참사에 의해 연일 긴 시간을 할애해 보도되어지는 TV뉴스에 의하면 지하철 한대를 운행하는데 기관사가 단 1명밖에 되지 않는것은 안전에 문제가 된다고 분명히 지적하고 있더군요.

 

사실, 단 한명의 기관사가 수백의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지하철을 관리한다는 것은 꼭 뉴스보도가 아니더라도 위험스런 일임을 우리는 쉽게 알수 있습니다.

 

몇년 전인지는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해도 한때는 그래도 지하철 한대에 두명 이상의 근무자가 탑승을 했던것을 기억하는데요, 도시철도공사측의 임금문제라든가 적자문제를 내세워 언제부터인가 한명의 기관사만이 타고 있더군요.

 

이점도 분명히 노조에서 문제제기를 했던 사항이었구요.

 

그것도 모자라 최근엔 연장근무를 실시하여 노조측에서 파업전야까지 갔었던 일이 불과 얼마전 일이었습니다.

 

뭐, 인원을 확충하여 연장근무를 실시한다면 우리 시민들에게 나쁠것 까지야 없지만 인원보충은 하지않고 새벽연장근무를 실시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현 철도 근로자들에게 돌아가는것은 자명한 일이지요.

 

얼마전 보도에보면 그 새벽연장 운행하는 지하철에는 정작 바쁜 시민들 보다는 술에 취해 정신을 잃다시피한 취객들만의 잔치장으로 변해 있던데 처음의 취지가 다 무색할 정도였습니다.

 

이번 대구사건을 보면은 기관사가 그만 마스컨 키를 뽑고 홀로 탈출을 하여 그 무고한 많은 시민들이 닫힌 문에 갇히어 비명을 달리 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그 기관사에게 분노를 표하기전 잠시 생각해보아야 할점이 있습니다.

 

그 기관사가 설마 그 많은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죽이고자 그런짓을 저질렀겠습니까?

 

저는 아니라고 보는데요, 일단 매일 앵무새처럼 반복되어오는 근무 습관에 의한 착각이었다고 보고 싶습니다.

 

기관사들은 일단 차량운행을 마치면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여기는 마스컨 키를 꼭 챙긴다 들었습니다.

 

피곤에 젖어 졸더라도 그 키만큼은 빼먹지 않는다 들었습니다.

 

전장에 나가는 군인과 총과의 관계라고 보아도 무관하겠습니다.

 

다급해진 기관사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탈출을 시도하며 그만 마스컨 키를 뽑고 탈출을 했고 이미 아차! 하고 실수를 인정했을땐 다시 돌아갈수 없을 정도의 화마와 독성연기, 그리고 어둠이 가로막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그 어마어마한 실수를 저지른 기관사를 옹호하자는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분명히 중대과실치사 혐의인것을 피할수는 없는 일이고 응당 책임이 뒤따라야 하겠지요.

 

문제는 만일에 부기관사라도 한명 더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 아닐수 없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랬더라면 이번의 그 어마어마한 피해를 대폭 줄일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이 드는것은 아마도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리라 봅니다.

 

공사측에서도 여러 애로사항이 있었겠지요.

 

그러나 노조측이 이미 몇년전 이런 참사를 예고하고 이런 상태에선 시민 여러분들의 안전을 보장 못합니다!라는 호소를 했을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나를 생각해봅니다.

 

그저 시민의 발을 볼모로 파업이나 하는 깡패집단 정도로 보지는 않았는지...

 

혹은, 알아서 먹고 살만큼 월급 챙겨주는데 월급 더 달라고 떼 쓰는 강짜 집단으로나 보지는 않았는지...

 

우리 모두가 이번일을 계기로 한번쯤 주위를 더 돌아보아야 할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너무나 가슴아픈 사연들이 속속 들려오며 한시라도 눈시울이 마를 날이 없는 요즘인것 같습니다.

 

이번 일에 희생된 영령들의 넋도 위로하지만 남아있는 가족들의 그 가슴에 맺힌 피멍에 대해선 무어라 위로해드릴수 없음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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