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자유게시판

★ 다시 쓰는 가을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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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정 [NATALIA99] 쪽지 캡슐

2000-09-17 ㅣ No.13954

배경 음악 : Ann Murray 『 You Needed Me 』

 

 

 

나 탈 리 아게시판입니다

 

 

안녕하세요?

 

서울 노량진 본당 주일학교 교사 나탈리아입니다.

 

오휴~~~!  가을인데 이 모진 비와 바람은 왜일까요?

 

자꾸 몸이 움츠려 들고 뜨끈한 방 구들이 생각나고,

 

그래도 나탈리아 이 사나운 날씨에 굴하지 않고

 

아이보리 색 원피스에 짙은 남색 자켓을 걸치고

 

얼굴을 토닥 토닥 만지고

 

커다란 우산 쓰고

 

깡총거리는 걸음걸이로 성당에 왔습니다.

 

그리고 우리 주일학교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선생님~~~. 예림이의 목소리는 성당 안을 울렸고

 

나는 행복해하는 얼굴로 "에림이 왔구나!"하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날이 추워서인지 아이들은 자꾸 내 품 안으로 파고 들었고

 

그들을 안으며 가슴 안에 따뜻이 흐르는 것이 있었는데,

 

그건 분명 사랑 !!!

 

’알렐루야’를 부르며 쩍쩍 벌리는 아이들의

 

입 모양이 얼마나 예쁘던지,

 

책상 위 겨우 얼굴만 빼꼼히 나오는 유치부 어린이들의

 

눈을 꼭 감고 기도드리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하느님 정말 잘 만드셨어요.

 

그리고 보세요.

 

당신이 만든 작은 아이들을.

 

넘 이쁜 우리의 아이들을.

 

 

높고 맑은 하늘에 밝은 햇빛

 

지금 가을은 그래야만 하는데 왜 계속 짙은 회색만이.

 

옷 안으로 스며드는 바람이 차니까

 

자꾸 커피만 마시고 싶었다.

 

갈색의 원피스를 입고 베낭을 메고,

 

바람난 작은 아이처럼 막 걸어다니고도 싶었다.

 

아직도 거둘지 모르는 초록의 잎들 때문일까?

 

아님 이 비와 바람 때문일까?

 

지금은 가을이 아닌 초여름의 장마 때인 것 같다.

 

근데도 나는 딱히 그리워 할이 없이

 

무엇인가를 그리워 하고 있고,

 

딱히 보고 싶은 이 없이 누군가가 자꾸만

 

보고 싶었다.

 

어른이 되고 남은 이 나이가 되어서도 끊이지 않는

 

이 주책없는 감성은 계절을 타는 병도 아닌데,

 

나는 분명 무엇인가를 앓고 있나 보다.

 

그래서일까?

 

성당을 찾은 나는 자꾸 예수님께 칭얼거리고 있었다.

 

오늘 나와 데이트 하자고.

 

십가가 위에서 너무나 편안히 매달려 계신 예수님을 보니

 

그 존재하심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었다.

 

그래, 계심만으로도 나를 기쁘게 할 이가 있구나.

 

그리고 그 사랑을 살갗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사랑하는  예수님!

 

늘 그래왔던 것처럼 여전히 기특한 눈으로만

 

바라봐주십시오.

 

’ 내 당신께 더 자라난 믿음을 드리겠습니다. ’

 

 

내 어떤 이를 좋아하여 그리워하는 것 같아도,

 

그 좋은 사람을 만나보고도 여전히 메울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힘들어 어떤 이를 만나 위로 받았다가도

 

그 큰 사람을 만나고도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늘 나를 따라다니며 나를 지켜보는예수님,

 

누구를 만나도 당신이 자꾸 생각납니다.

 

이젠 저를 훌~~  한 번쯤 떠날 수 있도록 해 주셔도

 

되지 않습니까?

 

       

내가 혹 다른 이를 당신보다 더 사랑하게 될까봐

        

        여전히 당신은 안절부절하여 자꾸 나의 일상에

 

        파고드는 겁니까?

 

        네, 이제 압니다.

 

        나를 필요로 한 당신을요.

 

        내 당신을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그런 당신의 속박이 넘 행복합니다.

 

        정말 행복도 합니다.

 

 

 연중 24주일 복음 말씀

 

   ▣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을 것이다.

 

† 마르코 복음 8장 27절 - 35절.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필립보의 가이사리아 지방에

 

있는 마을들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

 

가시는 도중에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

 

하고 물으셨다.

 

"세례자 요한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예언자 중의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고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예수께서 다시 물으시자 베드로가 나서서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자기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하지 말라고

 

단단히 당부하셨다.

 

그 때에 비로소 예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고 원로들과 대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버림을 받아 그들의 손에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시게

 

될 것임을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셨다.

 

예수께서는 이 말씀을 명백하게 하셨던 것이다.

 

이 말씀을 듣고 베드로는 예수를 붙들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펄쩍 뛰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신

 

다음 베드로에게 "사탄아, 물러가라.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시며 꾸짖으셨다.

 

예수께서 군중과 제자들을 한자리에 불러 놓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제 목숨을 살리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릴 것이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우리의 스승이시며 주님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마음과 생각으로만 믿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분의 수난과 자기 봉헌, 크신 사랑을 체험하고 나눌 때에야

 

비로소 그분의 참다운 제자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깊이 인식하여, 믿음과 행동이

 

일치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복음 말씀을 통해 행복한 한 주일 보내세요!

 

            - 2000년 9월 17일 주일날 아침에 -

 

         +^.^+  예수님의 연인(?) 나탈리아 가.

 

 P.S: " 당신의 사랑하는 제자를 사탄이라 했습니다.

 

        저는 저의 무엇을 내어 놓아야만

 

        온전히 당신께 믿음을 드릴 수 있겠습니까?

 

        한 주일동안 이를 묵상해 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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