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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종 교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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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성 [dooly] 쪽지 캡슐

2001-03-27 ㅣ No.18857

안녕하세요.... 저는 명동성당의 이준성(요셉) 신부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성당 종을 교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성당 종을 오스트리아에서 수입하게 되었다는 것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유감을 표명하셨네요.... 아마도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18838번의 게시물에 종 교체 비용이 12억이라고 하셨는데...  그건 어디에서 보신 것인지 궁금하군요.....

순수 종의 가격은 약 2,500만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종을 지탱하고 있는 목재 종틀이 100년이 넘어서면서 심각하게 부식되어 그것까지 교체하게 되어 총 공사비용이 약 3억원 정도가 들어갈 예정입니다....  어떻게 보면 종가격의 10배가 종틀 교체 비용이니 옛말 그대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입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문제, 왜 종을 한국에서 만들지 않고 수입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물론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우니까, 그리고 우리나라의 종 제작 기술도 세계적이니까 국내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말도 일면 타당성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필요한 종은 '성당의 종'이라는 가장 중요한 사실을 간과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에밀레 종과 같은 훌륭한 '범종'을 만들수 있는 기술이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저희가 구입한 것과 같은, 높이 1.2m 무게 1t이 되는 '성당의 종'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은 없다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국악에 쓰이는 '아쟁'을 잘 만든다고 해서 양악에 쓰이는 '바이올린'까지 잘 만든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지요... 물론 그 두가지을 다 잘한다면 굳이 외국에서 종을 수입할 필요까지는 없겠지요...  하지만 저희가 알아본 결과, 저희가 필요로 하는 규모의 종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어렵다고 하더군요....  그 결과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외국에서 약 500여년간 '성당 종'을 만들어온 오스트리아의 '그로스마이어'라는 회사의 종을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의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다시 명동성당의 종을 교체할 때가 됐을때 우리나라의 종 제작 기술이 발전하여 꼭 국산 종을 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아 봅니다.....

 

아무쪼록 '명동성당의 종'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아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명동성당의 전경을 찍은 몇장의 사진을 함께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하느님의 축복이 여러분들과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첨부파일: 명동 성당 설경 2.jpg(384K), 명동 성당 설경 5.jpg(378K), 명동 성당 종.jpg(828K), 명동 성당 전경 7.jpg(389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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